접시위 푸짐한 맛‘웰빙’
요리, 월등하진 않아도 독특함에 어느새 푸~욱
파리 온 듯한 낭만적 분위기 스타들 발길 잦아
옥수수 살사와 곁들인 크렙 케이크
물에 데친 연어를 얹은 샐러드
해물 페뚜치니
대하 구이와 함께 하는 앤젤 헤어파스타
새우를 곁들인 가재미 요리
햇볕이 인색한 유럽 대륙에선 구름 사이로 잠깐 비추는 태양빛에도 감격에 몸을 떨게 된다. 파리의 사이드워크 카페는 옆 사람과 닿을 만큼이나 테이블을 다닥다닥 붙여놓았지만 이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내게 이토록 소중한 태양빛, 삶의 환희를 가져다주는 햇살을 다른 이들과 공유한다는 데 누가 반기를 들겠는가.
선셋 블러버드를 쭉 타고 라시에네가를 넘어가다 보면 파리의 사이드워크 카페들처럼 의자를 다닥다닥 붙여 놓은 패티오가 눈길을 끄는 레스토랑들이 줄을 잇고 있다. 양옆으로 들어서 있는 유러피안 디자이너들의 부티크, 이곳에서 샤핑을 마치고 길을 나선 커다란 선글라스의 금발 미인들은 선셋 블러버드의 풍경을 파리 생 제르망 데프레처럼 화려하게 변화시킨다.
레스토랑 끌라푸띠(Clafoutis)가 자리한 곳은 바로 이 선셋 블러버드 선상. 노란색 차양이 그늘을 드리운 패티오에서는 카푸치노 한 잔을 마시며 길거리를 내다보는 아가씨, 천천히 와인을 음미하는 노신사, 부지런히 프렌치 프라이를 입으로 가져가는 젊은이 등 다양한 고객층을 볼 수 있다. 달빛 비치는 저녁 시간에도 따뜻하게 실내를 덥혀주는 패티오에는 데이트 중인 연인들, 정겨운 친구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배우 앤소니 홉킨스, 케빈 스페이시, 가수 스팅은 끌라푸띠의 오랜 단골들.
15년 전 끌라푸띠를 오픈한 파리지앙 에릭 드 마르게리는 실내 곳곳에 자신의 향기를 더하며 단장을 계속했다. 오즈의 마법사에서 도로시가 타고 다녔던 풍선 모양의 조명 기구도 그의 작품. 타일 모자이크로 꾸민 벽면과 거울 장식, 젠 가든의 영향을 받은 워터 월 등 인테리어에는 아티스트의 센스가 넘친다.
다른 레스토랑에 비해 맛이 월등하게 뛰어난 곳은 아니지만 몇 개의 메뉴는 추천할 만하다. 크랩 케이크(Crab Cakes)는 함께 곁들인 옥수수 살사가 화사한 색깔에 더해 씹는 즐거움까지 더해준다. 화이트 와인과 크림 소스로 조리한 홍합(Moussels Pullette), 매콤한 맛의 아히 튜나 타르타르(Ahi Tuna Tartar)도 입맛 돋워주는 전채들.
신선한 야채로 준비한 샐러드들은 메인 디시를 대신할 수 있을 만큼 양도 푸짐하고 위에 토핑한 다양한 소재들로 영양의 균형을 꾀했다.
물에 넣었다 빼낸 연어를 곁들인 샐러드(Clod Poached Salmon Salad)는 담백하고, 파이 모양의 계란 요리 끼쉬(Quiche)를 얹은 샐러드는 시금치와 버섯, 햄, 베이컨과 섞인 맛의 조화가 훌륭하다. 참치와 올리브, 토마토, 계란, 감자를 산처럼 높이 쌓아 올린 니스 샐러드(Plateau Nicois)는 접시 위에 실현한 웰빙(Well Being)이다.
파스타도 여러 종류 되는데 한인들 좋아하는 해물 페투치니(fettucini Al Frutti di Mare)는 그리 권할 만한 맛이 못 된다.
왕새우 그릴과 함께 내오는 앤젤 헤어 파스타(Grilled Scampi with Angel Hair)는 튀김옷을 살짝 발라 구운 왕새우 맛이 아주 좋고 토마토 송송 썰어 넣은 파스타도 괜찮다. 가장 권할 만한 메인 디시는 낭뜨 스타일로 요리한 가재미 구이(Sole Beurre Nantais). 버터를 듬뿍 넣어 풍부한 향이 있고 함께 곁들인 꼬마 새우와 버섯, 감자 역시 버터에 볶아 맛깔스럽다.
필레 미뇽(Grilled Filet Mignon)은 주피터 열매와 브랜디 소스를 써 독특한 맛이며 함께 내오는 시금치 요리가 짭짤한 나물 맛이라 친숙하다.
Tips
▲종류: 이태리와 프랑스 요리를 주로 꾸민 컨티넨탈 레스토랑. ▲오픈 시간: 주7일 오전 8시-오후 11시30분. 금요일과 토요일은 새벽 1시까지. ▲가격: 아침은 2-12달러, 런치 샌드위치는 10-13달러, 전채는 5-14달러, 메인 디시는 11-22달러. 디저트는 5-7달러. ▲주차: 건물 뒤편 무료 주차장. ▲주소: 8630 W. Sunset Blvd. Los Angeles, CA 90069. 한인타운에서 Sunset Bl.를 타고 서쪽으로 가다가 La Cienega를 지나 Alta Roma Rd.와 Hancock Ave. 사이에 있다. ▲전화: (310) 659-5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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