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창흠(편집위원)
세상에는 두 종류의 장애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신체적인 장애요 다른 하나는 마음의 장애이다. 장애는 다 같은 장애인데 보는 각도에 따라 아름다운 인생을, 불행한 인생을 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육체가 온전함에도 불구하고 정신적으로는 불우한 사람들이 있다. 그런가하면 팔다리가 없는데도 매일 활짝 웃으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므로 행복한 인생을 사는데 신체적 장애 따위는 관계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헬렌 캘러는 앞 못보는 시각장애인과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인 가운데 누가 더 불쌍하냐는 물음에 “시력을 잃어 시각장애인이 되었거나 청력을 잃어 청각장애인이 된 사람이 불쌍한 것이 아니라, 육안을 가지고도 비전이 없는 비장애인이 불쌍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장애는 불편하다. 하지만, 불행하지는 않다”고 했다.이는 신체적으로 온전하다고 꼭 행복한 것이라 할 수 없고 신체적 장애를 갖고 있다고 꼭 불행한 것만은 아니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이 아닌가 싶다.
기자는 장애인들을 비인간적으로 차별하지 않는다. 장애인들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도 아니며 불쌍하게 여기거나 기피하지도 않는다. 그러면서도 아직까지 장애인들을 대하는데 있어서는 자연스럽지 못한 ‘마음의 장애’를 앓고 있음을 고백한다.
가까운 벗 가운데 장애인들과 함께 사는 친구가 있다. 아내와 자녀들 그리고 장애인들과 한 집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다. 취재나 개인적인 일로 가끔 그 집에 들른다. 그 때마다 어김없이 장애인들이 아주 반갑게 맞이해 준다. 하지만, 기자는 그들의 반가움에 주뼛주뼛하기 일쑤다.
마음과 생각은 그렇지 않은데 어색하게 그들을 대하니 스스로도 미안함을 느낄 정도다. 그들을 기피하는 것도 아니면서 자연스럽지 못한 행동에 늘 후회하곤 한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스스로 ‘마음의 장애’를 알면서도 쉬이 고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왜 그럴까? 이유를 찾아보지만 답을 얻지 못함에 오히려 그들을 찾는 발걸음이 뜸해질 뿐이다.
친구에게 내 ‘마음의 장애’를 고백하면, 그는 “신체적 장애인들도 건강한 사람들과 똑같은 인격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장애인들을 불쌍하게만 여기어 자선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볼 때는 참으로 안타깝다”며 기자와 더불어 한인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시각을 싸잡아 꾸중하곤 한다.
장애인에 대한 ‘마음의 장애’를 앓고 있지만, 길거리에서 갖가지 장애를 지닌 이들을 볼 때마다 마음 한 구석이 아려온다. 그들을 가만히 보면 선천적인 경우도 있지만 각종 사고로 인한 후천적인 장애를 입게 된 이들도 적지 않다. 사지가 멀쩡했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불구가 되어 마음대로 걸어다닐 수 없게된다면 그의 마음상태는 그 상황을 경험하지 않고서
는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아마 처음에는 절망의 나락으로 한없이 추락할 것이고 차라리 세상을 등지고 싶을지도 모른다. 바로 이런 때에 가족과 주위 사람들의 지극한 보살핌과 격려 그리고 사랑이 절실히 필요할 것이다. 그러면 차츰차츰 삶의 의욕도 되찾고 제2의 인생을 개척해 나가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게다. 이처럼 신체 건강한 사람들도 어느 한 순간의 실수로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갈 수 있으며 세상은 이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앞 못보는 시각장애자들에게 빛이 되어주는 존재를 맹인 인도견이라 한다.
길에서 혹은 전철에서 시각장애인 옆에 꼭 붙어 함께 걷는 인도견은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보행을 돕기 위해 훈련된 개다. 시각장애인의 길 안내를 해주고, 위험을 대신 감지하여 안전하게 외출할 수 있도록 돕는 인도견은 이들에게 있어 단지 눈을 대신하는 존재가 아니라 새로운 삶을 선사해 주는 정말 소중한 존재라 한다.
4월은 장애인의 달이다.시각장애인에게는 인도견이 빛이 되어 주듯이 우리에게도 장애인들에게 새로운 삶을 선사해 주는 정말 소중한 존재로서의 역할이 필요할 때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