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만한 직업 어디가면 있나
고실업률 시대라고 하지만 시대가 요청하는 기술만 가지고 있다면 또 기꺼이 이사할 의사만 있다면 아직도 기회는 많다.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미 경제는 21만개의 직업 창출에 그쳐 목이 빠져라 취직통지서가 날아들기를 기다리는 구직자들을 실망시켰다. 지난 3년간 미국에서는 2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으며 작년에만도 50만개가 슬그머니 자리를 감췄다. 그러나 버지니아주의 루던카운티 같은 곳은 요즘 전쟁 및 테러특수로 방위산업이 붐을 일으키며 고용주들이 직원 채용에 목이 말라 있고 2004년 2월까지 지난 1년간 의료산업계는 6만개의 일자리를 창출시키는 등 몇몇 분야, 특정 지역은 일손을 기다리고 있다. 먹고 살만한 직업, 어디가면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실업수당 신청 대열이 길어지고 졸업 후 직장 잡기가 쉽지 않은 요즘이지만 특정 직업시장은 광대하게 열려 있다.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어 갖은 정성을 쏟는 베이비부머 때문에 의료산업이 엄청나게 수요가 모자라는 상태이며 누구나 돈은 필요하기 때문에 금융산업도 일손을 찾고 있다. 만약 이런 분야에서도 직장을 못 찾는다면 자리를 옮겨보는 것도 괜찮다. 모든 것 두고 떠나기가 두렵고 긴장되겠지만 네바다의 클락카운티 같은 곳은 발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일자리가 풍부하다.
닷컴회사에서 일하다가 일손을 놓은 상태라면 요즘 몸값 올리는 시점이다. e-베이, 야후, 아마존 닷컴들에서 다시 대거 컴퓨터 귀재들을 모시고 있다.
대형사들 올 평균 20% 인력보충
증권업계
증권가 호황을 뜻하는 황소마켓(bull market)은 아직 거리가 멀지만 불황을 뜻하는 곰시장(bear market)에서는 벗어났기 때문에 월스트릿도 다시 넥타이족을 모시고 있다. 2000년에 인터넷 시장 거품이 터지면서 합병과 통합을 거듭함과 동시에 대규모 감원선풍이 일었으나 이제는 ‘큰 연단’ 끝에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평균 대형 증권회사마다 약 20% 정도의 인력 보충이 있을 전망이다.
부동산
사상 최대호황, 작년 12% 일자리 늘어
주식시장에 회오리바람이 불고 파고가 요동을 쳐도 끄덕 없이 미국 경제를 이나마 버티게 해준 젖줄이다. 닷컴회사, 증권회사 또는 여러 분야에서 직업을 잃은 사람들이 제2의 커리어를 쌓아가게 해줄 수 있었던 분야도 바로 이 부동산 업계이다.
2003년은 미 역사상 주택이 가장 많이 팔린 해이며 브로커나 에이전트만도 2만4000명이 늘어났고 건축설계, 측량, 감리등 엔지니어링 서비스만도 지난 1년간 6,900건의 고용창출을 이뤄내 작년 한해만도 12% 일자리가 늘었다. 건축 자재상과 정원부품 센터에서도 더불어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다.
의료분야
테크니션·물리치료사등 무궁무진
활동적인 베이비부머들은 건강에도 지대하게 관심이 많다. 조금만 이상이 있어도 의사 진료실과 병원을 찾기 일쑤다.
울트라 사운드 테크니션에서부터 물리치료사까지 의료분야는 배고픈 하마처럼 구직자들을 찾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의사 진료실에서는 4만5,000명을 취직시켰으며 외래환자 센터에서는 9,000명을 고용했고 병원에서는 5만8,600명을 채용했다.
인터넷
온라인 상거래 늘어 귀재 모시기 경쟁
2000년 붕괴해버린 웹사들이 다시 거미줄을 치며 뻗어나가고 있다.
e-베이 같은 대형 실리콘 밸리 회사들이 다시 현관문을 열고 신규사원들의 출근을 환영하고 있다. 야후는 지난 1년간 제품관리에서부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까지 800명의 신규직원을 채용했는데도 올해는 그보다 많으면 많았지 적지는 않을 숫자만큼 더 새 인력이 필요하다.
인터넷 광고 증가와 온라인 상거래 증가로 시애틀의 아마존 닷컴사와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의 구글사 등도 지금 구인 광고를 내보내고 있으며 e-베이는 지난 10주간 250명을 신규 채용했는데 올해 말까지 1000명 이상을 더 필요로 하고 있다.
은퇴연령 교직원 많아 공급 부족현상
교 육
교직과 교육연관 직업은 여전히 제2의 커리어를 원하는 구직자들에게 등불이 될 수 있다. 학생은 늘어만 가는데 은퇴연령 줄에 걸린 교사들이 많아서 계속 충원이 필요한 분야이다.
특히 수학. 과학, 특수교육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모자라 일자리 찾기가 쉬운 분야이며 도심과 시골지역이 교사부족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요즘 주마다 교육예산을 삭감해 일부 교직원들은 레이오프를 걱정하고 있지만 조지아 로렌스빌의 교육구는 이번 가을 1,000명의 교직원 충원을 기대하고 있다.
OC 등 붐타운 고용창출 매우 활발
지역별 구직현황
사람이 모이면 집 값이 오르고 병원도 늘어나야 하며 학교와 식당도 더 세워야하므로 사람 사는데 필요한 모든 직장이 늘게 마련이다. 직장을 찾으려면 이런 붐타운을 찾아서 떠날 필요도 있다. 남가주에서는 리버사이드, 샌버나디노, 오렌지카운티가 이에 속한다. 매달 수천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나는 역동적인 곳이다.
라스베가스는 지난 10년간 가장 발빠르게 성장한 미국내 몇 대 도시에 포함된다. 2003년 50만개 일자리가 미국에서 사라졌지만 라스베가스가 있는 네바다주 클락카운티에서는 2만6,500개의 일자리가 같은 기간 내에 생겼다. 향후 5년간 매년 20%씩 고용이 늘어날 전망이니 과히 폭발적이라 할 수 있다. 비단 식당이나 카지노 등의 저임금 일자리뿐만 아니라 병원, 약국, 리서치회사 등에서 고급 인력도 많이 필요로 하고 있다.
워싱턴 DC에서 30분 거리인 버지니아의 루던카운티는 작은 방위산업체의 하청업체들이 몰려있는 지역. 요즘 이 동네는 테러로 인한 국방비 증액과 이라크 전쟁 특수를 톡톡히 누리며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정석창 객원기자> sokchangpl@cox.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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