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식(치과의사)
cellulose는 식물의 세포막을 형성하는 주요 부분이다. 쉽게 설명하면 콩나물을 꽉 눌렀을 때 물기가 빠지고 남는 줄거리가 cellulose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cellulose는 glucose라는 탄수화물의 일종이지만 사람은 이것을 소화시키지 못한다. 그러나 음식과 함께 먹었을 때 포만감을 주며 장의 연동운동을 원활히 하는 작용을 해서 배설 효과를 돕는다.
그런데 인류는 문명이 발달하고 생활이 풍족해짐에 따라 쌀만 하더라도 현미에 함유된 이 섬유소를 ‘도정’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다 깎아버리고 먹기에 부드러운 전분만을 골라내는 기술을 발달시켰다. 결과는 필요 이상의 많은 영양분을 급히 섭취하게 만들었고 그 부작용으로 비만을 위시한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되고 있다.
요즈음 성인병의 첫째라고 할만한 당뇨병을 예로 들어보면, 당뇨병에는 소변에 당이 섞여 나오는 Diabetes mellitus와 소변이 아무 맛이 없는Dibetes insipidus 이렇게 두 종류가 있는데 우리가 흔히 말하는 당뇨병이라 함은 당이 나오는 Dibetes mellitus를 지칭한다.
이것은 어릴 적부터 유전인자에 의하여 인슐린 생성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 생기기 시작하는 성인병으로서의 당뇨병은 부적절한 생활습관, 특히 식생활과 적은 운동량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먹는 음식물은 미량 원소를 제외하면 대체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이렇게 세 가지로 대별되는데 전분은 탄수화물에 속한다.
“난 밥 이외에 설탕같은 단 것은 입에 대지도 않는데 당이 높다”는 환자분을 자주 보게 되는데 음식으로 먹은 전분이 소화에 의해 분해되면 Glucose라는 설탕이 된다. 당뇨병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이 blood glucose level이다.
체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글루코스는 꼭 필요한 것이지만 폭포처럼 한꺼번에 쏟아붓지 않고 저수지처럼 필요한 만큼씩 서서히 공급받을 수 있다면 가장 바람직한데, 여기에 대한 대안이 cellulose이다. 이 cellulose는 영양가는 없지만 그 기능은 우리 몸 속에서 발생될 수 있는 여러가지 질병을 예방하는데, 직 간접적으로 영향력이 크다.
당뇨병 치료에 기여함은 말할 것도 없고, 비만인 사람에게는 포만감을 줄 수 있어서 적은 영양가를 섭취하면서도 배가 부르니 자연히 살이 빠질테고,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요즘 유행하는 Atkins 다이어트로 단백질의 과다 섭취 내지는 편식을 초래하는 것에 비해 균형진 식사를 마음껏 할 수 있으면서 살을 뺄 수 있는 cellulose 다이어트야 말로 일석이조가 아닌 일석다조의 훌륭한 식사요법이다) 장의 운동을 원활히 하게 하니 장의 막힘이 없어져 변비와 숙변의 문제가 해결되고, 또한 당뇨병과 숙변에서 올 수 있는 병들이 하나 둘이 아닌 점까지 감안하면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말은 이런 경우가 아니겠나 싶다.
그럼 어디서 이런 좋은 약(?)을 구할 수 있는가? 모든 식물성이 그 소재가 된다. 예를 들면 현미밥이나 잡곡밥, 통밀빵, 여러가지 푸른잎 채소와 콩나물 등등이다.
사람들은 비싸고 구하기 힘들어야 좋은 약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찾아보면 바로 곁에 값싸고 좋은 것이 얼마든지 있다. 이 cellulose가 바로 그 명약이고 모든 식물이 그 명약의 대상이니 지천에 깔려있는 셈이다. 그러나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넣어야 짜다. 아무리 싸고 흔해도 이용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당근즙을 짜고 남은 찌꺼기는 cellulose의 훌륭한 소재이니 버리지 말고 머핀이나 팬케익을 만들 때 넣는 것도 한 응용방법이다. 또한 싸고 사시사철 구입이 가능한 콩나물 역시 아주 훌륭한 소재이나 잔치집엘 가보면 손님들로부터 소위 왕따를 당해서 맨 마지막까지 수북히 쌓여있는게 콩나물이다. 잔치집에 초대되었을 때 산해진미가 많아서 평상시보다 과식을 하
게 되는데 나는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 이 콩나물을 많이 먹어둔다. 그러면 다소 과식을 했더라도 다음날 속이 편하다.
남들 다 갈비며 생선전과 같은 소위 맛있고 비싼 음식만 수북히 담아 먹는데 값싼 콩나물을 먹다니 밑지는 장사 같지만 다음날이 편하다면 이게 내겐 남는 장사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