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우율 ‘구스 매뉴팩처링’ 사장은 “독자 브랜드 개발만이 의류업체의 살 길”이라고 강조한다. <김영수 기자>
모든 제품 사장직접 챙겨 퀄리티 컨트롤
독자 브랜드 ‘AG’‘빅스타’내놔 히트
노스트롬등 고급백화점에 판매망 탄탄
미국내에 공장가동 ‘made in USA’ 고수
“완벽주의 고집 최고 청바지 만들었죠”
진 전문 제조업체 ‘구스 매뉴팩처링’은 한인 의류업계서 가장 성공한 업체 중 하나. 78년 봉제업체로 설립돼 갭, J크루, 애버크롬비&피치 등 주류 체인에 납품해오다 2001년과 지난해 11월 독자브랜드 ‘AG’(Adriano Goldschmied)와 ‘빅 스타’를 각각 출시, 올해 연매출액 9,000만 달러를 바라보는 의류기업으로 성장했다. 75년 이민 온 구우율 사장은 78년 부모와 함께 ‘구스 매뉴팩처링’을 시작, 지금은 아들 새뮤얼(25)씨가 동참하면서 3대째 의류사업을 하고 있다. “단계대로 밟아왔을 뿐, 성공이란 표현은 아직 이르다”며 인터뷰를 고사하던 구 사장은 “더도 덜도 아니고 있는 그대로만 말하겠다”는 전제로 운영원칙, 회사를 키워온 과정, 앞으로의 목표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제품에 대한 결벽적 완벽주의
구 사장은 지금의 궤도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로 ‘완벽성과 정직함’을 꼽는다. 더 구체적으로는 “제품의 질과 신속한 딜리버리”다. 퀄리티 컨트롤을 엄격히 하고 구 사장이 봐서 조금이라도 물건이 부족하게 나왔다 싶으면 사전에 거래처에 알리고 물건을 댄다. 공장이 국내(사우스 게이트)에 있다는 장점을 십분 활용, 배달은 주문접수 후 48시간 내에 완료한다. 그렇게 쌓인 크레딧이 이제는 매출액과 비교되지 않는, 최대의 자산이라고 한다.
제품에 관한 한 결벽스러울 정도의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그의 운영원칙은 함께 공장을 둘러보는 동안 확인됐다. 모든 제품이 그의 손을 거친다. 대충 돌아보는 것 같지만 디자인룸과 염색연구실, 스튜디오 등에서 마주치는 물건들을 꼼꼼히 살핀다. 새 디자인이 잘 됐으면 칭찬을 아끼지 않지만 어딘가 성에 차지 않으면 그냥 넘어가질 않는다. “공장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사장님이 아신다”고 그의 비서 재넷 김씨는 전한다.
30만스퀘어피트에 달하는 공장은 AG 출범 이후 공사가 끊이지 않는다. 지금도 웨어하우스를 확장하고 선반을 늘리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구 사장은 “벌수록 재투자해야한다”고 설명했다.
■‘메이드 인 USA’의 힘
의류업체들의 생산공장이 남미나 중국, 동남아시아, 인도 등지로 빠지는 상황에서 구스 매뉴팩처링은 사우스게이트에 공장을 두고 ‘Made in USA’를 고집한다.
구 사장은 “48시간 내 쉬핑과 퀄리티 컨트롤이 가능하다는 점이 메이드 인 유에스에이의 최대 강점”이라고 강조한다. 이 업체도 멕시코에 제2 공장을 두고 있지만 일단 국외로 벗어나면 신속한 쉬핑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일례로 반영구적인 진의 상징이었던 리바이스는 요즘 월마트에서 팔리고 있다”며 “결정을 잘못 내려 질이 떨어졌고, 회사 이미지도 잇달아 추락했다”고 지적한다.
올 연말을 기점으로 쿼타 폐지를 앞둔 상황에서 한인 주력업종인 의류업계가 어떻게 가야할 지에 대한 그의 생각은 분명했다. “프라이빗 레이블이 아닌, 브랜드로 가야한다”는 것이다. 구스 매뉴팩처링도 AG 출시 전에는 과거 갭, 애버크롬비&피치 등 프라이빗 레이블 체제였다. 오히려 그 때는 연 매출이 1억5,000만 달러로 지금보다 많았다.
안정적인 거래처를 포기하면서까지 모험을 감행한 것은 프라이빗 레이블의 한계 때문이었다. 그는 “회사 성패의 키를 주문하는 곳에서 쥐면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결론은 독자 브랜드
당시 구스 매뉴팩처링이 독자브랜드 AG를 출범한 것은 일종의 도박이었다. 안정된 대형 거래처를 끊고 불확실한 것에 ‘올인’했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면 AG는 100% 독자 개발 브랜드는 아니다. 이탈리아의 유명 진 디자이너 아드리아노 골드슈미드(Adriano Goldschmied)의 이름을 딴 AG를 라이선싱했다. 구 사장은 미국 시장에 맞게 제품을 개발, 2001년 8월 시판을 시작했다. 소매가가 최소 125달러, 가죽은 300달러 이상 가는 고급 진은 소비자의 큰 호응을 얻으며 첫 해 860만달러, 이듬해 2,360만달러의 매출을 가져다 주었다. AG는 니만 마커스, 노스트롬 등 고급 백화점을 중심으로 탄탄한 판매망을 갖고 있다. 리사 클라인, 프레드 시갈 등 진 전문 스토어에 납품되고 있으며 한국, 일본 등에도 수출된다.
AG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자 구스 매뉴팩처링은 지난해 11월 또 다른 라이선싱 브랜드 ‘빅 스타’(소매가 82달러)를 출시했다. AG로 쌓은 크레딧과 판매망 덕분에 순조롭게 출발, 올해 단일 브랜드만 2,000만달러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구스 매뉴팩처링에도 시련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멕시코 공장을 합쳐 1,750명에 달했던 직원을 AG로 바꾸면서 1,200명 가까이 내보냈다. 구 사장은 “단 한 사람도 회사를 소송하지 않은 건 그만큼 크레딧이 있다는 증거”라며 “20년 이상 일하는 직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목표
“라이센싱 아닌 완전 독자상표 올가을에 출시”
■베스트 컴퍼니, 베스트 진
구스 매뉴팩처링은 올 가을 라이선싱이 아닌, 완전한 독자 브랜드 출시를 목표하고 있다. 구 사장이 믿는 대안은 ‘메이드 인 USA의 독자브랜드’이기 때문이다. 그의 최종목표는 ‘베스트 컴퍼니, 베스트 진’이다. 매출 목표를 묻자 “베스트 컴퍼니란 매출액 등 숫자개념보다 모두가 일하고 싶어하는 회사이고, 베스트 진은 그 가격대에서 최고로 꼽히는 물건”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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