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스키 시즌. 모처럼 마음 먹고 스키장을 찾으면 리프트 타려고 줄서서 기다리는 시간이 슬로프를 내려오는 시간보다 길고, 설원을 가로지르는 상쾌함은 커녕 요리 조리 사람 피하느라 신경 쓰다보면 슬그머니 짜증이 난다. 그런 번잡을 피해 호젓하게 스키를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프라이빗 골프 클럽처럼 회원제로 운영되는 스키 클럽에 가입해 볼 일이다.
스키 클럽들은 여러가지가 있다. 연간 회비도 일반 스키장의 시즌 패스 값보다 더 싼 곳도 있고, 최소한 300만달러 이상의 자산소유를 증명하고 25만달러를 디파짓해야 가입할 수 있는 곳도 있다. 1937년에 생긴 매사추세츠주 ‘마운트 그레이락 스키 클럽’의 경우 회비는 가족당 120달러에 불과하다. 대신 회원들은 산의 순찰및 리프트 작동, 랏지를 난방하는 나무 스토브의 불도 때야 한다. 그런가하면 신식 리프트와 인공눈 제조기까지 갖춘 뉴욕주 서부 ‘홀리몬트 스키 에어리어’의 연간 회비는 가족당 1200달러다.
반면2000년에 생긴 몬태나의 ‘옐로스톤 클럽’의 경우, 산 전체를 회원에게만 개방하며, 인근 보즈먼의 비행장에는 회원이 타고온 개인 비행기를 위한 격납고까지 갖추고 있다. 회원 가입을 신청하는 사람에게 최소한 300만달러 이상의 자산 증명및 25만달러의 예치금을 요구하며 연간 회비는 가족당 1만6000달러. 이밖에 회원은 1만3400에이커에 달하는 클럽내에 집이나 건축할 부지까지 구입해야 한다. 해마다 400인치의 눈이 내리며, 8개 리프트중 6개가 고속 4인승으로 시간당 5000명 이상의 스키어를 실어나를 수 있는 능력를 갖춘 이 클럽에는 크리스마스 때처럼 가장 바쁜 시즌에도 고작 300명이 모인다.
회원제 스키장은 작지만 눈에 띄는 틈새시장이라고 마이클 베리 전국스키장협회 회장은 말한다. 스키 클럽은 어떤 해에는 조금 많이 생겼다 경기가 나빠지면 없어졌다 합니다. 자본이 많이 드는데다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는데 모든 비용을 회비로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죠
컨트리 클럽과 마찬가지로 스키 클럽들은 대부분 가입비와 연회비를 받고 있다. 회원들은 식사및 음료비도 부담한다. 일부 클럽들은 리프트 티킷을 비회원들에게도 판매하지만 옐로스톤 클럽 같은 곳은 그렇지 않다. 회원제 스키클럽중 가장 유서깊은 것은 매사추세츠주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의 옆구리에 자리잡은 ‘마운트 그레이락’ 스키 클럽이다. 2개의 줄로 리프트를 끌어 올리는데 그중 하나는 폐차장에서 구해온 구형 8기통 포드 트럭의 힘을 빌린다. 랏지에 가면 카피, 홍차, 코코아등 음료는 자율관리제로 판매하며 음식은 회원들이 싸가지고 와서 나눠 먹는다. 부부의 연간 회비가 3달러였던1950년대에는 회원이 2000명에 대기자 명단까지 있었지만 현재 회원수는 150명 정도다.
이처럼 작은 클럽에서 시설의 유지및 개선은 회원들의 협동작업으로 이루어진다. 버몬트주의 ‘윌리스턴 스키 클럽’은 해마다 가을에 회원들이 전지가위를 들고 와서 채프먼힐 스키장 인근의 나무들을 다듬는다. 올 겨울에는 밤에도 스키를 타려고 투광조명을 설치하고 있다. 연간 회비는 30달러.
회원수가 가장 많은 프라이빗 스키클럽인 뉴욕주 엘리캇빌의 홀리몬트는 올해로 40년째 한해도 쉬지 않고 운영되어 왔다. 1964년에 스키를 좋아하는13개 가족이 시작했지만 현재는 1300 가족으로 늘었고 그중 반은 캐나다에서 온다.
미국의 호화 스키장들인 버몬트주 ‘스트래튼 마운틴’, 콜로라도의 ‘아스펜 마운틴’ ‘비버 크릭 리조트’ ‘베일 마운틴’에는 최근 조금 다른 종류의 클럽들이 생겼다. 일반 대중들에게 모두 공개된 산 꼭대기에 프라이빗 클럽 하우스가 생긴 것. 연방 산림국에서 리스한 땅이기 때문에 스키장은 비회원도 이용하지만 산꼭대기 개인 땅에 지은 식당과 랏지는 회원들만 이용할 수 있는데 가입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아스펜 마운틴 클럽의 경우 가입비 8만달러, 연간 회비 2500달러를 내면 해발 1만1500피트 높이의 아스펜 마운틴 꼭대기 프라이빗 캐빈에서 점심을 먹는 특권을 누린다. 보너스로 평생 스키 패스 2장과 산 아래 라커 하나가 주어지는 이 클럽에는 영화배우 단 존슨, 로버트 와그너, 질 세인트 존등이 가입해 있다.
작년 2월에 문을 연 ‘스트래튼 마운틴 클럽’의 경우 회원들은 지하 차고에 차를 세우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와서 간단한 아침식사를 먹은 다음 라커마다 밤마다 자동 점화되는 스키 부츠 히터가 설치되어 있는 라커 룸으로 간다. 스키를 다 타면 치즈 퐁듀와 재즈 4중주를 즐길 수 있다. 썰매타기, 스노모빌, 스키 레슨 같은 것도 알선해주며 따로 돈을 지불하면 스키 리프트를 먼저 탈 수 있는 패스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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