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 어른 만큼 비만아도 많은 미국에서 성인들사이에 요즘 한창 유행인 ‘저탄수화물식’을 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을 터. 그러나 소아과 전문의와 영양학자들은 아이들에게 소위 ‘로카브(low-carb) 다이어트’를 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소아비만으로 다양한 건강 문제가 발생하므로 아이들에게 정제설탕과 전분이 많은 쿠키나 칩, 베이글 같은 식품을 절제시키는 것은 누구나 바람직하다고 동의하지만 빵, 감자, 밥과 과일 같은 음식의 섭취까지 제한했다 자칫 한창 자랄 때 필요한 중요한 영양소 결핍이 초래될까 염려스럽다는 것이다. ‘나에게 좋은 것이면 내 아이들에게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저탄수화물식을 장려하는 부모들이 자칫 그로인해 야기될 결과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저탄수화물 식품업계의 영업 자문을 하는 회사 베일런 그룹의 최근 조사에 의하면 현재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고 있는 미국 성인은 590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그중 1700만명 정도는 고단백, 고지방식을 하는 ‘앳킨스 다이어트’ 같은 특정 프로그램을 택하고 있는데 그런 다이어트를 하는 어린이의 숫자는 전혀 파악되어 있지 않다. 아이들 다이어트까지 의사나 영양사와 상담하는 사람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의료 전문가들은 부모나 또래들의 영향을 받는 아이들이 많음을 알고 있다. 다이어트 식품 전문점 관계자들도 아이들이 학교 자판기에서 소다나 칩등을 사먹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셰이크나 스낵바를 사들이는 부모들이 많다고 말한다.
탄수화물은 인체가 에너지로 사용하는 설탕분자. 대부분의 저탄수화물 식이요법은 정제된 전분과 설탕을 과다 섭취할 경우 에너지로 사용되지 않고 남는 당분이 지방으로 체내에 저장되어 비만, 당뇨, 심장병을 일으킬 위험성이 있다는 가정 아래 단백질 섭취를 늘이고, 탄수화물은 과일, 야채및 전곡류등 보다 천천히 분해되고 섬유질도 많은 종류를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영양전문가들은 아이들에게 설탕이 듬뿍 들어있는 소다를 마시지 못하게 하고 전분 섭취를 줄일 것은 지지하지만 아이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스파게티나 매시드 포테이토 같은 것을 장기간 못먹게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의사들은 성장에 필수적인 영양분을 제공하는 탄수화물을 전혀 섭취하지 않는 것은 건강에 나쁘다고 지적한다.
뉴욕의 베스 이스라엘 메디컬 센터 정형외과 과장 로버트 가틀린 박사에 의하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정해진 양의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이 늘 공급되어야 한다는데, 첫 2주동안 과일, 빵, 파스타, 곡물, 전분이 많은 야채, 견과류, 씨앗류, 콩및 대부분의 낙농제품 섭취를 금지시켜 인체로 하여금 저장된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케하는 앳킨스 다이어트를 하게 되면 뇌에 포도당이 부족해 사고가 둔해지고 비타민과 미네랄, 칼슘과 섬유소도 결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의학계는 초기에 앳킨스 방식에 반대했으나 이후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면서 단백질과 지방 섭취를 늘이면 콜레스테롤및 기타 혈관을 막는 물질을 감소시키고 체중도 줄일 수 있다는 연구들이 계속 나오면서 이 프로그램을 채택하는 의사들이 늘고 있다. 사실 고탄수화물과 인슐린이 얼마나 인체에 나쁜지가 속속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는 형편이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면 체중감소가 빨라진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지만 그에 관한 장기적인 연구는 없는 형편이다. 그래서 아이들도 어른이나 마찬가지로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를 끝내자마자 다시 체중이 불어나게 될 것을 염려하는 의사들은 탄수화물 섭취를 절제하는 한편, 평생 갈 식습관을 바로 들이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말하고 있다. 즉 보통 아이들이 하루에 섭취하는 식품중 탄수화물이 많은 것이 12종 정도 되므로 그중 정제당과 전분이 많은 한 두가지를 사과나 곡식의 껍질을 벗기지 않고 통째로 갈아 만든 빵으로 대치할 여지는 충분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탄수화물 섭취를 억지로 막지 말고, 어느날 피자를 많이 먹었다면 다음날은 샐러드를 먹고 탄수화물은 멀리하는등 융통성있게 대처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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