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마음 알아서 커피 끓이고 불 끄고 …
말만하면 벽이 듣고 컴퓨터에 기록
변기에 당뇨등 건강 체크장치도
셀폰·리모콘으로 원하는 것 척척
노인들 자녀도움 없이 독립생활
시간 맞춰 커피가 끓여지고 문이 저절로 잠기며 전등도 스스로 켜지는 집. 영화 속에서나 나올 것 같은 이런 집은 이미 가능하다. 조지아 텍, MIT, 플로리다 대학, 로체스터 대학 등 미 전국 유명 대학들은 앞다퉈 셀폰이나 리모콘으로 모든 것이 자동적으로 작동되는 미래형 주택설계와 실험에 착수했다. 이미 5,000스퀘어피트에 실험용 주택을 지어놓고 무선 도구들을 이용, 집이 얼마나 인간의 마음과 습관 등을 잘 파악해 집주인의 마음대로 움직여주는가를 검증하고 있다. 인텔리전트한 미래형 주택, 어디까지 와 있을까?
메디케어와 메디칼로 의료혜택을 받고 매달 정부로부터 소셜 시큐리티 명목으로 생활비를 타 쓰는 노인들은 연방정부야말로 가장 큰 효자라고 칭찬하다. 그러나 앞으로는 집이 가장 큰 효자 노릇을 할 날이 다가오고 있다.
다 커버린 자식들은 제 둥지에 틀어박혀 부모 건사할 시간적 마음적 여유가 없지만 무선 장치로 자동 설계된 집만은 집 주인인 노인의 행동반경을 체크하고 벽이 노인의 말을 기억해 뒀다가 컴퓨터에 옮겨 적고 변기가 집 주인의 소변을 분석해 건강상태를 알려주며 시간 맞춰 커피도 끓여주고 목욕물도 욕조에 채워주기 때문이다.
지금 각 대학들이 앞다퉈 미래형 주택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유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나이가 들어감으로써 집을 자동화하면 자손이나 건사해 줄 사람들에게 기대지 않고 좀더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구상에서이다. 다시 말해 수요가 있는 만큼 자동화된 집을 만들 수만 있다면 시장성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빨래를 세탁기에 집어넣으면서 세제가 다 떨어졌다는 것을 알아챘으면 요즘 같으면 머리 속 컴퓨터에 입력(?)시켜 놓거나 이게 불안한 건망증 심한 덜렁이들은 얼른 부엌으로 달려가 그로서리 샤핑 목록 쪽지에 ‘빨래용 세제’라고 써넣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실험중인 자동화된 집에서는 그 자리에서 말만하면 된다. “기억해. 세제 사야돼”라고 말하면 집안 벽의 마이크로폰이 이 말을 듣고 곧장 컴퓨터에 신호를 보내 해야 할 일 리스트에 올려놓는다.
그러나 기술의 진보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어떻게 하면 은퇴하는 베이비부머들이 좀더 독립적으로 편하게 남의 도움 없이 여생을 살아갈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텔리전트한 집
집만큼 집 주인의 생활습관과 패턴을 잘 알고 있는 것은 없다. 만약 집이 지능만 갖췄다면. 그런데 컴퓨터라는 인간이 만든 지능이 집에 장착됨으로써 집은 집주인을 더 잘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식이다. 상오 6시45분이면 자동적으로 집안 히터가 켜진다. 알람시계가 울리면 침실 조명이 켜지고 부엌의 커피머신이 작동한다. 주인이 욕실에 들어서면 자동적으로 비디오 스크린에 그 날의 아침 뉴스가 뜨고 샤워가 저절로 틀어진다. 면도를 하는 동안 욕실 바닥을 통해 집주인의 몸무게가 적정선에서 2파운드를 초과했음을 알리고 이는 그대로 부엌으로 전달되어 그 날 아침 메뉴판에 영향을 미친다.
아침식사 후 집을 나서면 문은 저절로 잠가진다. 집에 있는 냉장고는 주인이 없는 동안에도 쉬지 않고 냉장고 안에 우유와 치즈가 떨어졌다는 것을 그로서리 마켓 배달부에 알린다.
주인이 퇴근하면 식품은 배달이 되어 있고 욕조에는 따뜻한 물이 틀어진다.
이 프로젝트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www.ranger . uta. edu / smarthome 게인즈빌에 위치한 플로리다 대학의 연구팀들은 셀폰을 이용한 주택을 실험중이다.
지금은 실험실 내의 아파트에서 실험중이지만 진짜 집은 오는 6월에 완성된다. 이 집은 누가 와서 벨을 누르면 벨소리가 나던지 혹은 셀폰이 진동을 한다.
셀폰을 열면 화면에 방문자의 얼굴이 나타나고 바깥이 어두워서 방문자가 잘 안보이면 셀폰의 번호를 눌러 외등을 켠다. 방문자를 확인하고 셀폰의 다른 번호를 누르면 현관문이 열린다. 이 프로젝트는 이미 3년 전에 시작, 거의 마감단계에 와있다.
■벽이 듣기도 하고 보기도 한다.
벽에 센서와 모니터, 비디오 카메라가 부착되어 있어 집주인의 활동수위를 측정한다. 예를 들면 멀리 있는 자녀가 홀로 사는 어머니의 집에 이런 장치를 해놓고 자신의 집에서 어머니의 안부를 체크할 수 있다. 멀리 떨어져서도 어머니 집안 실내온도와 날씨, 방과 방을 오가면서 활동하는 활동수위를 체크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어머니가 덜 움직이면 전화를 걸어 무슨 일인지 알아볼 수 있다. 이런 장치로 집안에서 혼자 살다가 쓰러진 노인들을 발견한 사례가 여럿 있다.
■부엌 일 카메라가 기록
캐비닛 밑에 카메라가 부착되어 있어 반죽에 계란을 넣었는지, 밀가루를 몇 컵이나 넣었는지 기록해 놓는다. 반죽하다가 전화가 오거나 아이가 숙제 봐달라고 불러서 갔다오면 다음 순서가 무엇인지 잊어버리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 침실도 건강을 체크해준다.
침대에 누워 자는 동안 침대 밑에 설치된 모니터가 집주인의 심장박동 수를 체크, 실험실에 보내면 된다. 의사에게 가는 횟수를 줄여주기 위함이다.
■화장실이 진료실(?)
변기가 소변을 분석해서 고혈압, 당뇨, 기타 질병을 알아내 준다. 이미 일본에서는 2,000달러짜리 이런 변기가 시중에 나와 있다. 욕실 캐비닛 약장은 약병의 바코드를 읽어 약의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해 준다.
■뜰 일은 로봇이 한다.
잔디는 로봇이 깎고 스프링클러는 인터넷으로 작동한다. 요즘처럼 자동으로 셋업해 놓으면 비가 와도 스프링클러가 작동되는 폐단을 피할 수 있다.
<정석창 객원기자> sokchangpl@cox.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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