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십자가(十字架)’는 기독교 핵심사상 중 하나를 말해 준다. 십자가(十字架)는 하느님(하나님)의 구속(救贖), 대속(代贖)사상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십자가는 로마 시대 최악의 형벌 중 하나로 죄인을 사형시킨 형틀이다. 십(十)자 형 형틀도 있고 나무 하나로만 된 형틀도 있다. 예수가 못 박힌 십자가는 십자형으로 가톨릭 교회에서는 예수의 못 박혀 있는 십
자가를 사용한다. 개신교(Protestant)에서는 예수가 부활한 증표로 십자가만 사용한다.
미국의 영화배우이자 감독 겸 제작자인 멜 깁슨이 만든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다룬 영화「The Passion of the Christ(그리스도의 수난)」이 지난 25일, 재의 수요일을 기점으로 미 전국 영화관에서 개봉돼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예수가 빌라도 총독 앞에서 재판을 받은 후 골고다 산상의 십자가 사형을 받기까지의 12시간에 걸친 예수의 수난을 그린 것이다.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유대인들이 예수를 혹독하게 죽이게 원인제공한 자들이라 묘사된 것이 유대인들의 반감을 사고 있는데 있다.
반대로, 개신교와 가톨릭에서는 이 영화를 환영하고 있다. 많은 교회들이 단체로 예약하고 수십, 수백 명이 함께 영화를 보러가고 있다. 이유는, 예수의 고난 당함을 영상을 통해 보고 신앙심을 북돋아 줄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들어있다는 것이다. 그 내용은 바로 기독교(개신교와 천주교 포함) 핵심사상 중 하나인 ‘십자가신학’에 근거하고 있다. 십자가신학은 다른 말로 절제와 경건의 신학, 고난과 대속(代贖)의 신학이라고 부를 수도 있다.
인간은 크게 두 가지를 추구하는 부류로 나뉠 수 있다. 하나는 쾌락주의(快樂主義)자요 또 하나는 금욕주의(禁慾主義)자다. 고난의 십자가신학은 금욕주의에 뿌리를 둔다. 예수가 고난 당하기 시작해 십자가에 달려 죽은 후 부활하기 전까지의 사순절(四旬節), 즉 40일 동안은 신자들은 고기도 먹지 않고 사치를 금하는 등 금욕의 절기를 지키게 된다.
비단 기독교인들은 이 사순절에만 금욕하는 것은 아니다. 예수의 고난에 동참하며 예수처럼 십자가를 지며 산다는 의미에서 검약 청순함에 바탕을 두고 살아간다. 이것이 표면적 삶의 형태로 나타난 것이 청교도 정신이자, 기독교인의 근검 절약 생활이다.
기독교신학 사상 중 십자가신학이 핵심 중 하나를 이루는 것은 십자가 없는 부활은 상상할 수 없고 예수가 십자가에 달려 죽음으로 모든 사람의 죄가 구속됐다는 사상이다.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로마 군인들의 채찍을 맞으며 골고다를 향해 가는 모습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악의 고통을 나타내 준다. 또 예수가 십자가 형틀에서 죄인의 모습으로 로마 군인들과 유대인들의 조롱 속에 벌거벗고 죽어 가는 모습도 인간 최악의 수치스러운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
세상엔 형벌의 종류도 많다. 하지만 십자가 형벌은 고래 이래로 인간이 만들어 놓은 형벌 중 가장 악독한 형벌 중 하나에 속한다. 이 형벌이 얼마나 무섭고 수치스러운 것인지를 실감하는 방법이 있다. 나 자신을, 십자가를 지고 십자가 형틀에 박혀져야 할 산상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고 상상해 보는 것이다. 십자가만 지고 가는 것이 아니다.
십자가를 지고 가는 길목에 늘어서 있는 군중들의 야유와 모욕도 상상해 본다. 그리고 십자가에 달려 양손과 발에 큰 대못이 박히고 창에 찔려 서서히 죽어 가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예수는 로마 군인이 찌른 창에 의해 피를 많이 흘려 십자가에 달려 그 날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실제의 십자가 형벌은 그날 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이틀 사흘까지 죄인의 목숨이 붙어 고통의 극대화를 이루게 하는 목적도 포함돼 있다. 독수리가 날아와 살아있는 죄인의 눈알도 파먹는 일이 있을 수 있다. 끔찍하고 수치스럽고 고통스러운 일이다.
자신이 달려 십자가에 사흘씩 죽어가고 있다고 ‘상상해 보면’ 세상 모든 어려움이 이 보다 더 한 일은 없을 것이기에, 많은 참음과 살아갈 용기를 부여받을 수 있는 계기(현재의 삶이 아무리 힘들더라도)가 상상을 통해 부여 될 수도 있다. 예수의 고난 당한 이야기의 영상을 통해 사람들은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기독교 핵심사상 중 하나인 예수의 십자가는 부활을 통해 그리스도를 낳게 했다.
그리스도는 하느님(하나님)과 동등이요 독생자이자 성령이다. 기독교의 삼위일체(三位一體)중 한 위(位)가 예수 그리스도다. 한 편의 영화가 세상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기대된다.
김명욱 종교전문기자.목회학 박사
myong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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