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세계 최대의 단일국가로 다민족을 통합하고 있는 중국은 그 고대사 연구에 있어서 크게 장성 이북과 이남으로 구분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아시아대륙의 역사는 북방족과 남방족의 싸움으로 봄이 오고 가을이 왔던 것이다.
진시황이 오죽하면 세계최대의 토목공사인 만리장성을 수축했겠는가? 본인의 논지는 지금은 역사속으로 사라진듯한 장성 북방에 건재했던 강대한 족속, 기마민족의 역사가 다시 씌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의 중국사와 세계사의 문제는 장성 이남의 한(漢)족 중심의 역사만 중화의 역사로 인정받고 장성 이북에 당연히 실존했던 고대 기마유목(騎馬遊牧)민족에 대한 연구가 미진하다는 점이다.
그렇게 된 몇 가지 이유를 들면 첫째로 북방 기마민족은 자연환경으로 인해 목축과 사냥을 주업으로 하는 유목민족으로 늘 이동하는 생활을 했기 때문에 문화의 층이 깊지 않아서 문자가 없었고 정착해서 농경생활을 하는 남방 한족처럼 문명을 계승 발전시키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고대사회에서 북방 기마민족은 용맹한 전투력을 갖춘 실존하는 힘으로 존재했고 실제 강대한 조직을 갖춘 이동식 국가로서 남방 한족 농경사회와 서방 로마와 고대 기독교국가를 침탈하고 위협했다.
그 기마민족의 유목국가는 왕권과 제사장 권한을 동시에 갖는 군장(단군 Tanggul)이 통치했으며 하늘을 숭배하는 제천신앙을 갖고 가는 곳마다 높은 산에 하늘제단을 쌓았다. 그들은 동일한 하늘숭배사상을 중심으로 동일한 문화권을 형성 계승해 갔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오늘날 역사연구의 공백은 엄연한 만리장성의 존재를 보면서도 중화보다 더 막강했던 독자적인 유목문화를 이루고 유라시아를 통일했던 북방 기마민족에 대한 연구 부족이다.
두번째 큰 이유는, 사실 남방 한족과 북방 기마민족과 진시황 이전부터 현대사에 이르기까지 수천년의 싸움에서 절반 이상을, 아니 거의 일방적으로 북방 기마민족이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계승발전되어 두터운 문화를 이룬 남방문화권에 흡수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전쟁에는 이기고 문화에는 정복되고 만 것이다. 그것이 중화문명의 힘이다. 로마가 그
리스를 정복했으나 그리스 문화에 통합된 것과 같은 이치이다.
진나라 이후 한나라 때는 북방 기마민족의 추수철 공습은 전국토를 망라하는 연례행사였다. 단 한번 무제 때에만 맹장 곽거병의 활약으로 승리를 기록할 뿐이다.중세의 원나라, 근대의 청나라는 북방 기마민족이 중화를 통치한 역사이다. 수나라 때는 동북방은 고구려가 통치했으며 최근 역사연구에 의하면 당태종 이세민의 가계 역시 북방 기마민족이었다고 한다. 당대에 북방 기마민족은 발해를 세웠고 송나라 때는 금과 요가 요동에 기마민족의 국가를 세웠다.
그러고 보면 중국의 역사 중에 한족(漢族)이 중화를 통치한 때는 진, 한, 명, 송 때로 국한되며 중국사 전체의 절반 이상을 북방 기마민족의 황실이 대륙에 통일왕국을 세우고 통치했던 것이다. 다시 말해서 오늘날 남북을 망라하는 통일 중국은 중화족이 아닌 북방 기마민족의 손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중화문명에 흡수되고 말았지만 중국 최후의 왕조인 청나라의 황실문화와 제천의식을 보더라도 통치계급은 북방 기마민족의 종교문화를 그대로 계승해 왔음을 알 수 있다.고대 아시아 북방의 유목 기마민족은 유라시아 지역을 통일했던 거대한 단일 종교문화권으로 신정(神政)국가를 이루었으며 씨족별로 나뉘어 각각 동과 서로 진출했다.
중화를 공략한 기마족이 흉(Hung)노라고 불렀고, 동쪽으로 진출해서 반도에 정착한 족속이 오늘날 고조선과 고구려를 계승한 한(Han)민족이고, 히말라야를 넘어 서쪽으로 진출한 기마족이 고대 로마를 멸망시킨 훈(Hun)족이다. 그들은 터어키를 거쳐 유럽의 동북으로 진출하여 헝(Hung)가리 족과 핀란드의 핀(Fhin)족을 이룬다. 중세기에 중국의 원(元)왕조를 이룬 기마민족의 일과 몽고족은 파미르고원 남쪽으로 진출해서 인도의 무굴왕조를 열었다.
-‘H’이니셜이 이들의 공통점이다. 이니셜의 공통성은 고대문화 전승 연구의 중요한 단서이다. 이들을 오늘날 언어인류학적으로는 우랄-알타이어족이라 분류한다.금번의 고구려 역사 논쟁을 계기로 아전인수격의 역사관이 아닌 국경을 초월한 거시적 역사관을 갖고 북방 유라시아를 지배했던 찬란했던 고대 기마민족 ‘H’- 곧 우리 한민족의 뿌리와 그 문화와 영역을 더욱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정리해야 할 때이다.
정재현(목사)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