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에 감미로운 키스맛 와인을
매년 2월 14일이 다가오면 이유없이 설레인다. 초컬릿이며 장미다발을 받아들고 양볼이 빨갛게 달아오르도록 수줍게 흥분했던 옛 추억을 떠올려보기도 하고, 새벽녘 이른 시각에 좌우를 살피며 누군가의 메일박스 속에 초컬릿 한 봉다리와 카드를 넣고는 종종걸음으로 기숙사 자기 방으로 돌아가던 대학 선배의 모습도 떠오른다. 초컬릿과 장미가 밸런타인스 데이를 맞아 사랑의 마음을 전하는 도구로 자리잡은지 오래지만, 와인이야말로 밸런타인스 데이에 빠져서는 안 될 중요한 품목이다. 좋은 와인 한 잔은 용기 없는 자들이 사랑을 고백할 분위기를 조성해주고, 사랑과 기쁨의 감정을 증폭시켜주기 때문이다.
밸런타인스 데이 좋은 와인
디저트 먹은 후 ‘소테른’부드럽고 달콤
저녁 식사 하면서 ‘부르고뉴’과일향 매혹적
식사 전엔 ‘로제 샴페인’빛깔 곱고 풍만
밸런타인스 데이를 맞아 연인과 마시기에 가장 좋은 와인은 무엇일까?
많은 와인 전문가들과 소믈리에, 와인 칼럼니스트들이 추천하는 밸런타인스 데이 용 와인 중에는 샤토 디켕(Chateau d’Yquem)의 소테른이 빠지지 않는다. 그 이유로는 훌륭한 식사를 마칠 때 마침표를 찍는 마지막 코스가 디저트이니만큼,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해주는 디저트 와인이야말로 연인들의 사랑의 무드를 한껏 고조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릿 저널에 칼럼을 기고하는 부부 칼럼니스트 도로시 게이터와 존 브레처는 ‘인생은 한번밖에 살지 못하기 때문에 소테른을 마셔야 하는 이유가 있다.’고 했다. 치즈 케익 크림 브룰레 등의 디저트와 잘 어울리는 소테른은 달콤한 맛과 풍부한 과일 향, 그리고 찐득하게 느껴지는 풍만함과 부드러움, 황금빛 색깔 등이 모두 잘 어울려서 감미로운 키스를 연상시킨다. 소테른에 있어서 왕중 왕으로 꼽히는 샤토 디켕이야말로 그 무엇보다 밸런타인스 데이를 맞아 특별한 사람과 함께 하는 저녁 식사의 대미를 장식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와인일 것이다.
그렇지만 저녁 식사가 너무 훌륭했을 때, 디저트까지 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디저트를 먹을 배를 남겨두지 못할 수도 있고, 완벽한 저녁 식사를 망칠까 두려워 디저트를 과감히 포기할 때도 있다. 그래서 나는 개인적으로 밸런타인스 데이에 가장 적합한 와인으로는 프랑스 부르고뉴의 적포도주라고 생각한다.
부르고뉴의 좋은 적포도주는 가장 부드럽게 느껴지는 와인 중 하나이면서, 온갖 향기가 그 어떤 향수보다 더 매혹적으로 느껴지는 와인이다. 특히 부르고뉴의 적포도주에서는 향기로운 과일향 외에도 흙내음, 버섯, 사향, 땀냄새 등을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더 원초적이고 자극적으로 느껴질 수 있고, 때문에 많은 와인 전문가들과 소믈리에들 사이에서 가장 로맨틱한 와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너무 진하지 않은 고운 빛깔도 매혹적이고, 많은 종류의 음식과 잘 어울리는 부르고뉴산 적포도주는 밸런타인스 데이 저녁 식사에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으로 추천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사비니-레-본(Savigny-les-Beaune), 주브레-샹베르탱(Gevrey-Chambertin), 샹볼-무시니(Chambolle-Musigny) 등의 부르고뉴산 적포도주들은 주변의 와인샵이나 마켓에서 병당 25~40달러의 가격에 충분히 좋은 품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1년에 한번 있는 특별한 날인만큼 평소에 잘 마시지 않는 특별한 와인을 준비하는 것도 좋을 듯 싶다. 개인적으로는 핑크빛 로제(rose) 와인을 평소에 잘 마시지 않는 편인데, 연한 핑크빛, 혹은 복숭아빛의 로제야말로 밸런타인스 데이의 핑크빛 무드와 가장 잘 어울리는 빛깔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로제 와인은 스파클링 와인과 스틸(still) 와인으로 나뉘는데, 두 종류 모두 고혹적이고 아름다운 연한 핑크빛, 혹은 연한 복숭아빛 색이다. 프랑스의 루아르, 프로방스, 론 지방을 비롯해 스페인, 이탈리아, 미국에서도 아름다운 빛깔의 로제 와인이 생산된다. 로제 스틸 와인이 너무 가볍고 찡하다고 생각될 경우, 로제 샴페인을 식전에 마시고 식사 장소로 가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윕 크림을 입안에 가득 머금은 듯한 풍만하고 부드러운 맛의 로제 샴페인을 마시면서 연한 핑크빛의 아름다운 빛깔마저 눈으로 즐긴다면 로맨틱한 저녁을 맞을 마음의 준비가 따로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로제 샴페인은 다른 샴페인보다 가격이 약간 더 비싼데, 미국에서 생산되는 글로리아 페레(Gloria Ferrer) 브루 로제나 로데레 에스테잇(Roederer Estate) 브루 로제는 코스트 플러스와 브리스톨 팜 등의 마켓에서 병당 35달러 미만의 가격에 구할 수 있고, 프랑스의 로랑-페리에(Laurent-Perrier) 브루 로제는 와인 전문점이나 인터넷을 통해서 50달러 미만의 가격에 구할 수 있다.
<최선명 객원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