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기관인 국제종교 자유 위원회는 27일 UCLA에서 북한의 종교자유와 인권에 관한 청문회를 가졌다. 워싱턴 DC 밖에서는 처음 열린 이날 행사에는 수전 숄티 디펜스 포럼 회장 등 여러 명이 증인으로 참석, 증언했다. 이들 증언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최악의 인권 침해국
수전 숄티/디펜스 포럼 회장
탈북자들의 증언을 종합해 보면 북한은 인권과 자유는 찾아볼 수 없는 끔찍한 탄압과 악의 땅이다. 특히 기독교인들에 대한 처우는 최악이다.
미국인들은 9·11 이후 다른 나라 사람들이 미국인들을 얼마나 증오한다는 것을 놀랐다. 모든 전체주의 정권은 똑같다. 그들은 자유와 민주주의, 사상의 자유를 미워한다. 테러와의 전쟁은 바로 이런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전쟁이다.
북한 사람들은 중국 정부로부터도 수난을 당하고 있다. 중국은 탈북자를 신고하는 사람에게 돈을 주고 이들을 돕는 사람들을 감옥에 잡아넣고 있다. 탈북 여성의 50%는 인신 매매단에 팔려가고 있으며 북한 사람들에 의해 팔려 가는 여성까지 합치면 이 숫자는 70~90%까지 늘어날 것이다.
탈북자들을 돕던 김동식 목사는 어디론가 납치돼 행방불명이며 일본인 타카유키 노구치는 아직도 공안 당국에 체포돼 있다. 탈북자들은 중국에게는 범법자일지 모르지만 우리들에게는 자유를 찾아 희생을 감내한 난민이며 영웅이다.
미국 또한 탈북자들을 돕는데 인색하다. 2002년 5월 선양의 미 영사관에 들어온 탈북자들이 미국 행을 고집하자 담당 영사는 유엔 난민 관계자를 만나게 해준다고 데리고 나와 한국 정부에 넘겨 버렸다. 미국으로 보내 달라며 샹하이 영국 영사관에 들어온 4명 의 10대 탈북자도 역시 한국으로 넘겨졌다.
작년 연방 의회에서는 김정일 정권에 대한 원조 중단을 요구하는 북한 민주화 법안과 북한 인권을 규탄하는 결의안, 탈북자 임시 수용안, 대북 방송 연장안 등이 상정됐다. 이들을 종합해 샘 브라운백 연방 상원은 북한 자유법안을 제안했다.
내가 보기에는 김정일은 세계 최악의 독재자다. 그의 죄질을 사담 후세인보다 나쁘다. 북한 인권은 미국 외교 정책의 일부가 돼야 한다. 대량살상 무기 개발과 인권은 떼어놓을 수 없는 문제다. 우리는 또 중국에 압력을 가해 탈북자 송환을 중단시키지 않는 한 2008년 올림픽 개최지를 변경할 수 있음을 알리고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는 경제 지원을 중단해야 하며 정치범 수용소 철폐와 식량 지원을 연계해야 한다. 모든 탈북자에게 피난처를 보장하고 대북 방송을 늘려야 한다고 본다.
투명성 없는 식량 지원
로저 윈터/국제 개발국 인도지원 부책임자
미국은 1995년 이후 7억 달러에 상당하는 200만 톤의 식량을 북한에 지원해왔다. 세계 식량 프로그램(WFP)을 통해 북한에 들어간 식량의 절반 이상이 미국이 제공한 것이다. 북한 핵 문제가 해결되고 있지 않은 지금도 미국은 식량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식량을 지원하고 있다 해서 북한 식량 지원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북한 당국은 지원 단체가 식량이 부족한 지역을 찾아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 지 감시하는 것을 극도로 제한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강제 수용소를 통해 주민을 통제하고 있다. 강철환이 쓴 ‘평양의 수족관’과 이순옥이 쓴 ‘꼬리 없는 동물의 눈’은 이런 수용소의 실상을 극명히 묘사하고 있다.
북한은 충성도에 따라 식량을 분배해왔다. 그 때문에 조금이라도 밉게 보이면 감봉을 각오해야 한다. 그러나 이 체제는 무너졌다. 북한 당국은 2001년 주민 각자가 식량 문제를 해결하라고 발표했다. 오직 당 간부와 평양 주민, 군부만이 식량 배급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는 1995년부터 북한에 식량을 지원해 왔다. 그 결과는 두 가지다. 하나는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식량을 나눠주려는 우리 노력을 계속 방해해 왔다. UNICEF 보고서는 2002년 11월 현재 북한에 기근은 사라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평양 인근은 식량 사정이 많이 개선됐으나 타지역을 그렇지 못하다. 타 지역 식량 배급을 북한 당국이 ‘군사적 이유’를 내세워 막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이유는 이를 허용할 경우 정보 통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북한 당국은 ‘정보 오염’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은 식량을 받으면서도 감사를 표시하기는커녕 악의 화신으로 묘사하는 데 급급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미국은 식량 봉투에 ‘미국민의 선물’이라는 레이블을 붙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3,000만 개의 이 봉투가 북한 전역에 돌아다니고 있다. 북한 당국이 볼 때는 이 하나 하나가 정보 오염이다. 탈북자들은 북한 정부가 이것은 한국전 때 미국이 입힌 피해에 대한 배상이라고 선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식량 지원 단체들은 북한 당국의 횡포에 반발, 철수했으나 북한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북한에 식량 지원 감시 확대를 요구해왔다. 북한은 아직 이에 응하고 있지 않지만 우리는 이를 위한 노력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다.
<민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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