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요리 맛·모양 내는데‘짱’
비타민· 영양 풍부 소화·이뇨작용 효과
향 독특 …수프· 소스· 샐러드· 튀김등 쓰여
잎의 주름 유무와 뿌리 비대한 것등 3종류
서양 요리를 주문했을 때 접시에 오글오글한 모양의 파란 풀이 함께 장식되어 나오면, 이걸 먹어야할지 아니면 모양과 색을 예쁘게 하는 관상용인지 잘 모를 때가 있었다. 이 파란 풀이 바로 파슬리인데, 이태리 요리를 비롯해서 여러 서양 요리에는 뺄 수 없는 채소로서, 맛을 내기도 하고 모양을 내는데 쓰이기도 한다.
파슬리는 지중해 동쪽, 남부 유럽이 원산지로 알려져 있으며, 그 뒤 북쪽 지방으로 전파되어 중세기에는 수도원에서 많이 재배했다. 현재 주 생산지로는 미국, 서독, 벨기에, 헝가리, 캐나다, 프랑스 등이 꼽히며, 잎면에 주름이 있어서 잎이 오글오글해 보이는 품종과, 주름이 없어서 잎이 넓어보이고 고수(cilantro)와 비슷해 보이는 품종, 그리고 뿌리가 당근과 같이 비대하여 뿌리를 먹는 품종, 이렇게 세가지가 주 품종으로 꼽힌다.
잎에 주름이 간 품종을 보통 파슬리라고 부르며, 잎에 주름이 없는 품종은 이탤리언 파슬리라고 부르고, 뿌리가 비대한 파슬리를 근용 파슬리, 혹은 함부르크 파슬리라고 부른다.
파슬리는 매우 튼튼한 2년생 식물로, 화분에 심어서 집에서 재배하기 적합한 허브이다. 물이 잘 빠지고 습기가 있는 흙에서 반 응달에 두면 잘 자라고, 항상 싱싱한 잎을 얻기 위해서는 1년에 3회 파종하는게 좋다.
다 크면 키가 25~30cm 에 이르며, 봄에 파종한 것은 다음 해 여름이 되어서 꽃, 종자를 맺고 사멸한다.
잎이 오글오글한 종류의 파슬리만 37가지 다른 품종이 있다고 하는데, 다른 종류와 비교하여 가장 옛날부터 재배되었다고 한다. 이탤리언 파슬리는 야생적인 강한 향이 있어서 이태리 요리에 잘 쓰인다. 함부르크 파슬리는 희고 비대한 뿌리를 식용으로 사용하는데, 네덜란드에서는 옛날부터 재배되었고, 영국에는 1727년에 종자가 들어갔다고 한다. 독일에서는 지금도 수프용의 녹색 채소로 팔리고 있다.
파슬리는 그리스 신화에도 등장을 하는데, 영웅 알케모라스의 피에서 난 풀이기 때문에 죽음의 전조라고 했고, 또 호머는 전차를 끄는 말에 이 허브를 주어 힘을 내도록 하였다고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지금은 오직 요리에만 쓰이는 파슬리가 고대 그리스에서는 요리에는 전혀 사용되지 않고, 싸움의 승자에게 관으로 주어졌으며, 묘에는 꽃다발로 장식했고, 정원에 파슬리와 루를 심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고대 로마에서는 가장 많이 이용되었던 허브 중 하나이며, 영국에는 16세기 중반 무렵 전해져서 약용과 요리용으로 허브 가든에 즐겨 심었다고 한다.
<최선명 객원기자>
■ 용도
파슬리에는 포기 전체에 키니네의 대용품으로 사용하는 아피올이 들어 있어 독특한 향기가 나므로 요리, 수프, 소스, 샐러드, 튀김에 쓴다. 파슬리는 가지를 그대로 쓰기도 하고 기름에 튀겨서 쓰기도 하는데, 아피올이라고 하는 에센스 오일이 독특한 향과 풍미를 빚어내고 요리의 맛을 끌어낸다. 단, 말리면 색이 누렇게 변하기 때문에 신선한 상태로 많이 사용하고, 잎은 뜯어서 샐러드에 사용하기도 한다.
대체로 달지 않은 서양 요리라면 어떤 것에도 파슬리를 넣을 수 있으며, 잎을 다진 것은 ‘피느 젤브’의 기본 재료가 되고, 줄기는 월계수 잎, 타임과 함께 부케 가르니에 사용된다. 동시에 파슬리 소스를 비롯하여 모든 소스, 파슬리 버터, 파슬리 스터핑 등 조리의 기본 재료로도 쓰이며, 유럽의 요리사는 소금을 넣는 것과 같은 감각으로 잘게 썬 파슬리를 본능적으로 쓴다고 한다. 파슬리는 잘게 썰되 장시간 열을 가하면 향이 사라지므로 조리를 마무리할 때 넣는 것이 중요하다.
■영양분
파슬리 잎에는 비타민 A, B, C가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영양도 뛰어나다. 특히 몸에 저장해 둘 수 없는 비타민C가 풍부해서 매일 먹으면 좋다. 또한 철분을 비롯하여 칼슘, 마그네슘 등의 미네랄도 풍부하며, 소화기관과 간장의 작용을 높이고 이뇨작용이 뛰어난 것으로도 잘 알려져있다. 참고로 파슬리 허브차는 옛날에는 류마티스 약으로 쓰였다고 한다.
파슬리를 보관할 때는 컵에 물을 반쯤 담고 파슬리를 꽂은 후 랩으로 가볍게 덮어서 냉장고에 보관하는 게 좋다. 이 때 물을 자주 갈아주면 잎이 마르지 않고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다. 대량으로 구입했을 때는 씻어서 물기를 완전히 뺀 후 잘게 썰어서 비닐 봉지에 넣어서 냉동실에 보관하였다가 사용하기 전 봉지째 손으로 비벼주면 금새 다진 파슬리처럼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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