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조상들은 미국을 처음에 화기국(花旗國)이라고 부르다가 1882년 한미조약에는 미국이라고 칭하였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미국이라는 국호는 亞美利加(america)라는 글자에서 왔다는 말이 있지만, 옆나라 일본은 미국 보기를 쌀이 많이 나는 나라라 하여 米國(미국) 베이고꾸라 부른다. 아마도 캘리포니아 지방을 보고 부른 국호 같다.
우리는 조국을 떠나 제 2의 조국인 이 땅에 와서 살면서 말과 문화가 다른 이민생활, 특히 우리 노인들의 어려움을 극복하며 아메리카니즘은 아니지만 아름답고 광활한 국토와 사회의 크고 작은 미덕 속에 모든 것을 아름답게 보며 송구영신하며 온고지신으로 삶을 생각해 본다.
미국의 봄은 온갖 꽃으로 휩싸여 아름답고, 그 꽃이 지면 무성한 숲을 이루며 공기를 맑게 한다. 그리고 가을에 그 아름다운 단풍들, 불타는 듯한 이곳 뉴잉글랜드의 단풍은 더욱 유명하다. 요사이는 눈이 많이 와서 힘든 일이 많지만 눈 덮힌 풍경은 또한 아름답다.
이 사계절이 모두 아름다운 미국에 내가 어찌 와서 살고 있나? 이 아파트 앞 공원에는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27명의 전몰용사비가 있다. 이런 아름다운 영웅들의 기념비는 미국 도처에 있는데 5만여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고 한다. 주객이 전도된 일이고 감사할 따름이다.
3년 전 1월 1일에는 신년 미사에 참례하고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차가 고장나서 서고 말았다. 저녁 7시 컴컴한 밤에 마누라와 함께 떨고 있는데 어떤 백인 늙은 부부가 차를 세우고 빨리 타란다. 그리고 집이 아무리 멀어도 태워다 주겠다고 했다. 30여분을 달려서 집에 도착하여 성명과 전화번호를 물었더니 필요 없다는 것이다. “내가 돕고 싶어서 한 일이니 내가
더 기쁘다”며 쏜살같이 차를 전진시켰다.
신문에 보면 많은 돈을 기부하는 사람들, 또는 적은 돈이나마 정성껏 내는 사람들이 있고, 서로 아는 사람이 만나면 포옹 인사를 다정하게 하는 사람들이나 모르는 사이라도 지나다 얼굴을 마주볼 때 생긋 웃는 사람들은 돈 쓰지 않고 기쁨을 선사하는 사람들이다. 모두 사회를 아름답게 하는 단면들이다.
나는 미국 노인회에 9년간을 매일같이 가는데 배우는 것도 많고 매우 즐겁다. 그룹별로 라인댄스, 엑서사이즈, 수영, 기타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하지만 한국노인들은 이를 기피한다. 이유는 영어를 못해서 안 간다고 한다. 우리 지방에는 뉴잉글랜드 한인노인회와 한인노인대학이 있는데 노인대학은 비록 두달에 한번씩 열리지만 매우 유익하여 입이 있으되 말을 나눌 친구가 없는 고독함과 외로움의 어려움을 극복하며 여생을 이어가는 노인들에게 무료함을 씻고 좀 더 건강하고 교양과 지혜를 배워 행복하게 살려는 장래의 꿈을 가지게 한다.
이 노인대학의 특징은 교실이 이 지방의 많은 교회로 순회하며 강의를 받고 그 때마다 푸짐한 식사와 간식을 제공받아 매우 즐거운 시간을 가진다. 그리고 강사는 각 대학의 한인교수님을 비롯하여 여러 박사님들, 그리고 고명하신 분들로 정규 대학을 방불케 하는 수준 높은 수강을 한다.
이리하여 학생 100여명 중에 23명의 4년 졸업생을 배출했고, 수업중 실습으로 *센서스 2000 계몽 *정부 선거 계몽 *9.11 테러 희생자 돕기 모금활동 *페루 난민돕기 *이민 100주년 185법안 촉구 서신보내기 *한국전쟁 전몰 기념탑 건립모금 *한국학교 돕기 등 이러한 일들은 우리 사회의 모범이고 우리들 자신의 기쁨이기 때문에 계속될 것이다.
뉴잉글랜드노인회는 금년에 13살이 되었는데 2004년의 제 4대 새 회장을 선출해야 할 때가 다가왔다. 2년 전에 20명의 이사가 처음으로 회장을 투표로 선출했는데 민주적인 선거의 취지는 좋았지만 똑같은 친구 후보 세 사람 중에 누구에게 표를 줘야 하나? 참으로 고민이 아닐 수가 없었다.
이런 일로 친목이 깨지고 불화의 씨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이번에는 이것을 지양하고 적당한 어떤 분을 추대하며 양보하는 미덕을 우리 사회에 보여야 할 것이다.
현명한 회장은 우리 회원들이 만들면 된다. 일찌기 에머슨은 “좋은 생각은 좋은 사람을 만든다”라고 했으니 우리 모두 좋은 생각으로 좋은 회장을 만들고, 도산선생은 정의돈수 정신을 기르라 했으니 즉 우리 민족은 서로 사랑하고 정을 두텁게 하여 훈훈한 정이 흐르는 참 삶의 맛이 나는 밝은 사회를 이루며 투생(偸生)이 아닌 성공적인 가령(加令)을 쌓아야 할 것이다.
강경신(뉴잉글랜드 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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