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어느 해보다도 어려움이 많았던 한 해가 지나가고 갑신년 새해가 왔다.
지난 해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과 고국인 한국, 그리고 세계의 정세가 혼미와 불안을 겪었고 경제의 침체로 인해 우리의 생활 여건이 큰 위협을 받았다. 그러나 이제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 한 줄기의 빛이 보이듯이 새해가 되면서 국제정세와 미국경제가 안정과 회복의 국면으로 접어
들고 있다. 갑신년 새해는 희망의 새해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지난해 미국은 참으로 어려운 시련을 이겨냈다. 9.11 이후 아프간 전쟁을 끝내자마자 곧 이어진 이라크전쟁으로 인해 미국은 국제적 논쟁에 휘말려 사상 최악의 고립상태에 직면했다.
그러나 유엔과 유럽동맹국의 반대 속에서 수행한 이라크 전쟁을 속전속결의 승전으로 이끌어 세계 초강국의 위력을 지켜냈다. 미국은 종전 후에도 계속된 이라크 저항세력의 테러행위로 곤경에 빠졌으나 사담 후세인을 체포함으로써 또 한 번의 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게 되었다. 그리하여 우리는 걱정과 우려를 가졌던 대테러전쟁에 희망과 기대를 걸 수 있게 되었
다.
지난 해에는 한반도의 전쟁 위험이 최고조에 달하기도 했다. 북한의 핵문제를 둘러싼 북미관계의 악화로 인해 이라크 다음은 북한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오기도 했다. 때맞춰 미군 철수를 주장한 한국내 반미세력의 과격한 활동으로 한반도의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었다. 이에 따라 미국에 사는 한인들의 입지에 타격이 예상되자 한인사회에서는 반미 반대, 이라크 참전 미군 지지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그러나 노대통령의 방미 이후 한미관계가 개선되면서 반미운동의 기세가 한 풀 수그러졌고 북한이 6자회담을 수용하면서 북핵문제로 인한 전쟁 위험은 일단 회피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난 해 우리의 가장 큰 관심사는 무엇보다도 경제문제였다. 미국의 경제가 3년간 계속하여 심한 불황을 겪으면서 한국을 포함한 세계의 경제가 부진을 면치 못했다. 따라서 미국에 사는 한인들의 생업도 큰 타격을 받았다.
이민 초창기 이후 성장 발전을 계속해 온 한인 경제가 더 이상 발전은 고사하고 현상유지 마저 어려운 지경에까지 이르렀다.그러나 지난 해 하반기부터 미국 경제에 밝은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증시가 되살아나기 시작했고 각종 경제지표의 개선 현상이 나타났다. 이어 연말 매상도 호조를 보였다. 정부당국과 업계, 경제 전문가들이 새해에는 고용이 늘고 소비 심리가 되살아나 미국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일치된 견해를 내놓고 있다. 그렇게 되면 한인 경제도 활력을 되찾고 새로운 도약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한인사회는 지난해 미주 이민 100주년을 성대하게 기념했다. 이제 새해는 또다른 이민 100주년을 시작하는 해이다. 이 새로운 100주년의 시작은 한인사회에서 본격적인 세대 교체기에 해당한다. 이민사회의 발전에 밑거름이 되었던 1세들이 서서히 물러나면서 1.5세와 2세들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고 특히 주류사회의 각계에 활발한 진출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동안 1세들이 심혈을 기울여 온 자녀 교육의 성과가 나타나 많은 한인 1.5세와 2세들이 미국의 정계, 관계, 법조계, 언론계와 투자, 금융, 보험 등 비즈니스계에서 성공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이제 이들의 사회적 진출과 성공을 촉진시키고 이들을 한인이라는 공통분모 속에 통합시키는 노력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지난 해 한인사회에서 커뮤니티 센터와 노인 복지회관의 설립을 추진하고 한인사회 바로 알리기 운동을 편 것은 참으로 시의적절하고 다행한 일이었다. 이런 일이 우리 한인사회의 구심점을 강화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한인 1세 시대가 2세 시대로 교체되기 전에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새해에는 이 사업들에 대해 더욱 박차를 가해 좋은 결실을 맺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지난 해 잠정 유지된 재외동포법이 새해에는 확고히 존속될 수 있도록 온갖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새해에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와 한국의 총선거가 실시된다. 미국의 대선에서 부시대통령의 재선 여부는 테러와의 전쟁과 한반도 정세 변화에 주요한 변수가 되고 한국 총선은 정치적
혼란의 수습 방향을 제시하는 중대한 관건이 될 것이다.
우리는 두 나라의 선거를 통해 정치안정과 경제발전이 이루어지기를 고대한다. 또 미국 선거에서 우리는 소수민족으로서 정치적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해야 할 것이다.
새해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의 환경이 지난 해 보다 개선되어 우리의 생활도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어려웠던 지난해의 기억을 떨쳐버리고 갑신년 새해 아침 떠오르는 태양처럼 밝은 희망으로 새해를 맞이하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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