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과 모임과 떠들썩함이 있는 파티의 계절. 연말은 가족, 친지모임뿐만 아니라 그동안 소원했던 동창, 교회, 동네 이웃 사촌들, 직장 동료, 같은 업계에 종사하는 협회 모임 등 각종 파티가 줄지어 벌어지는 시즌이다.
파티를 주최하기도 하지만 초대손님으로 가야하는 경우도 있는데 인종이 다른 경우는 물론이지만 같은 한인끼리라도 이민 연조나 사는 지역에 따라 ‘문화코드’가 달라 가끔은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최상의 매너인지 궁금할 때가 있다.
최근 LA타임스 매거진이 연말 파티시 고객이 취해야 할 매너를 중점으로 다뤘다.
파티도 사업의 연장선일까?
그렇게 생각하면 너무 딱딱하고 스트레스 가중되는 일이겠지만 파티도 자신을 표현하는 한 수단인 만큼 사업의 연장선이요, 만약 직장 동료간의 모임이라면 역시 직장 내 처세의 한 방편이다. 너무 긴장할 필요는 없지만 적정선에서 매너를 지키고 눈에 튀지 않게 행동해야 하는 원인이 여기에 있다.
최근 소개되고 있는 ‘21세기식 매너’나 ‘남가주식 매너’는 우리가 여태까지 들어왔던 전통 에티켓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딱딱하지 않고 여유가 있으며 ‘주인은 세팅만 하고 손님이 스스로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식으로 파티 주최측보다 손님이 각자 엔터테인먼트의 주최가 되어야 하며 먹고 마시는 것보다는 즐거운 분위기가 더 강조되고 있다.
초대 손님이 지켜야 하는 일반적이 매너는 다음과 같다.
1. 초대받지 않은 손님을 동행하지 않는다.
2. 술 취한 채로 파티에 나타나지 않는다.
3. 주최측에 만취고객이나 내가 누구누구와 친분이 있다는 식으로 신분상승을 꾀하려는 자아결핍자는 초대하지 말도록 종용한다. 파티 분위기 망치기 십상이므로.
3. 국을 엎지르지 않는다.
4. 유리컵이나 접시 깨기를 한번 이상 하지 않는다.
5. 선물로 들어와 자신도 무엇인지를 모르는 정체불명의 포도주를 가져가지 않는다.
6. 전 애인이나 전처 혹은 전 남편의 예기를 꺼내 상대를 상처 주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7. 자발적으로 떠난다.
8. 세 번 이상 도와줘야 한다면 상대방 의향을 물어본 다음 도와준다.
9. 캐비어 같은 음식은 다른 고객도 먹어보고 싶어한다는 것을 염두에 둔다.
10. 시선을 받기 위해 혹은 자신이 중심에 서는 물건을 가져가지 않는다.
■초대장
초대장을 받는다는 것은 주최측으로부터 ‘받아들여졌다’는 암묵적 표시이고 이에 응한다는 것은 무언의 사교를 허락하는 것이다. 언제까지 연락해 달라는 RSVP가 있는데도 연락하지 않고 파티에 슬그머니 나타나면 정확하지 않거나 믿을 수 없는 인물로 각인되기 쉽다.
초대장에 적힌 날짜대로 정확히 참석 여부를 연락해 줘야 주최측에서 사람 수를 계산해서 시장을 보고 다른 사람으로 대신 채우기도 한다.
■복장
가장 좋은 매너는 분위기에 어울리는 복장이다. 지정해 주는 좌석에 앉아야 하는 파티라면 코트와 타이까지 갖추는 정장이어야 하고 ‘캐주얼 엘레간트’나 ‘드레시 캐주얼’이면 청바지나 티셔츠는 안 된다. 감이 잡히지 않는다면 주최측에 전화로 문의해 보는 것이 좋으나 지나친 것보다는 모자라는 것이 이 경우에도 낫다.
■도착
바쁜 현대사회인만큼 초대손님 모두가 정시에 도착하기를 바라는 호스트는 ‘간이 큰 사람’이다. 음료, 전체요리, 디너로 이어지는 파티의 경우 20분 후까지 도착하는 것은 용납이 된다. LA식 칵테일 파티의 경우는 1시간 정도까지도 여유가 있다. 일설에 따르면 어린이를 대동하는 부부가 가장 시간이 정확하고 중년들이 그 다음으로 도착하며 아이 없는 부부들은 좀 느긋하게 도착하고 가장 늦게 오는 그룹이 싱글들이다.
■무엇을 가져가야 하나.
혼자만 무엇을 가져가는 것은 좋지 않다. 그러나 혼자만 아무 것도 안 가지고 가는 것은 더 나쁘다. 여주인에게 주는 선물은 파티 분위기가 나거나 디너 후 같이 먹을 수 있는 것들, 혹은 여주인 혼자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이 좋다. 와인이나 꽃은 언제나 인기다. 꽃은 여주인이 다시 손질할 필요가 없는 상태로 가져가는 것이 예의. 이사갈 때나 짐 쌀 때 사용하는 테이프, 전구 등은 실용적이지만 파티선물로는 왠지 좀 썰렁하다.
■대화와 이름 부르기.
직업이나 나이부터 물어보는 것은 실례다. 날씨나 사는 지역, 출신지역 혹은 파티 주최측과의 관계 등을 물어보는 것으로 시작하면 무난하다. 이름은 소개했더라도 잊어버리기가 쉽다. 둘이 마주치게 되면 자기 소개부터 다시 하는 것이 상대방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 예전에 수없이 만났는데도 이름이 생각나지 않으면 친구나 주최측에게 모르게 슬쩍 물어본 다음 접근해서 대화를 시작한다.
■좌석
부부끼리 배열해서 앉히는 것은 한물간 기법이다. 신혼커플이 아니면 자유롭게 섞이도록 배치하거나 골라서 않도록 조정한다. 유머감각이 있거나 핸섬하거나 가인이 있으면 자연 그쪽으로 사람들이 몰리겠지만 그렇다고 남녀가 뭉쳐 따로 떨어져 앉거나 대화하는 것은 꼴불견이다. 나이 든 사람 옆에 앉는 것은 존경의 표시라 권할 만하다.
■다 먹어야 하나?
염소요리, 고래고기 요리 등 식성에 맞지 않는 요리라고 해도 몇 젓가락 시식해 보는 것이 예의이다. 비위에 맞지 않으면 물론 다 먹지 않고 남겨도 된다. 그러나 시식조차 해보지 않는 것은 좋은 매너가 아니다.
■설거지
유럽식 매너로는 손님이 있는 데서 주최측이 설거지를 하는 것은 무례한 것이다. 그러나 미국식은 주최측 주부가 모르는 사이에 고객들이 접시를 세척기에 넣어놓으면 싫어할 주부가 없다. 부엌이 파티의 중심이 된 만큼 서로 도우면서 뒷정리를 하는 것도 좋다. 그러나 그 집 주부의 의향을 물어본 후에 분위기를 봐가며 고무장갑을 끼도록.
■작별인사
식사 후 1시간 정도는 머물러야 한다. 먼저 자리를 떠야할 경우 사람이 많으면 주최측에만 알리고 조용히 자리를 뜬다. 작은 모임엔 일일이 인사를 하고. 문간에서 감사의 표시를 한 다음 집에 가서 e-메일이나 카드로 다시 감사장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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