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매니아가 아니더라도 차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11월은 즐거운 달이다. 매년 이맘때면 2004년 모델출시가 완료되기 때문이다. 올해도 한국과 미국, 일본, 유럽 자동차 메이커들이 세계최대의 미국 자동차 시장을 놓고 새로운 모델들을 경쟁적으로 내놨다. 올 가을 새로 출시된 모델만 150여종.
전통적으로 기본가격이 3만달러를 넘어야 ‘럭서리카’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2만5,000달러 이하의 차량들도 럭서리카 못잖은 성능과 기본 옵션을 갖추고 있다. 2만-2만5,000달러대의 2004년 모델 대부분이 가죽 시트, 크루즈 콘트롤, CD 플레이어, 선루프 등 몇 년전만 해도 3만달러이상 차량에서만 볼 수 있었던 고급 옵션들을 제공하고 있다. 실용적이면서도 준 럭서리카의 성능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국차의 중형차 진출도 눈에 띈다. 현대의 XG350에 이어 기아가 12월중 내놓을 아만티는 3만달러가 훨씬 넘는 럭서리카에서만 찾을 수 있는 각종 고급 옵션을 갖춰 미 시장에서의 약진이 기대된다. 자동차 전문지 ‘로드 & 트랙’지이 최근 발간한 2004년 모델 바이어스 가이드에서 2만5,000달러 미만 7개 모델을 소개한다.
▲기아 아만티
기아가 도요타 아발론과 닛산 멕시마 크라이슬러 콘코드 등 중대형 차종과 경쟁하기위해 야심적으로 내놓은 아만티는 차 크기는 현대 XGL350과 비슷하다. 그러나 외형은 유러피안 스타일을 추구해 앞모양은 머세데스 벤츠나 재규어와 비슷하는등 중후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현대 소나타와 같은 195마력 3,500cc 엔진을 탑재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가격대에 비해 가죽, 선루프, 앞좌석 이중 온도조절, 6개 CD 체인저 등 3만달러가 넘는 고급 세단에서만 볼수 있는 옵션이 모두 포함돼 있다. 안전도에서도 안티 락 브레이크 시스템(ABS)과 커튼·사이드 에어백 등을 갖추고 있다. 또 현대와 함께 업계에서 최장인 10년/10만마일 워런티를 제공한다. ‘로드 & 트랙’ 지도 가격 경쟁력과 품질 면에서 좋은 평가를 내렸다. ‘옥에 티’라면 무게에 비해 엔진 힘이 달린다는 점. 경쟁모델 엔진이 같은 3,500cc에서 200마력이 훨씬 넘는 것에 비하면 효율성에서 약간 뒤떨어진다. 5단 자동 트랜스미션. 기본가격 2만4,900달러.
▲미쓰비시 갤런트
미Tm비시의 주력 세단인 갤런트가 2004년 모델부터 외관이 완전히 바뀌었다. 경쟁모델인 혼다 어코드와 닛산 맥시마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갤런트 2004년 모델은 날렵하고 스포티한 외관으로 중·장년층보다는 30-40대를 겨냥했다. 모두 4가지 모델이 있으며 2,400cc 160마력의 4기통 엔진을 탑재한 DE와 ES 모델은 각각 기본 가격이 1만8,000달러와 2만달러. 주력 모델은 기본 가격이 2만1,000달러부터 시작하는 LS. 3,800cc 230마력의 6기통 엔진에서 나오는 강력한 파워와 가죽시트, 선루프, 네비게이션 시스템 등은 모두 기본 사양. 더욱 강력하고 스포티한 모델을 원한다면 기본 가격이 2만5,700달러에서 시작되는 GTS 모델도 있다. 16인치 타이어가 있는 LS 모델에 비해 17인치 타이어를 갖추고 있는 등 편리함보다는 성능에 중점을 뒀다. 성능은 월등하지만 스타일이 독특해 어필이 한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즈키 베로나
2004년 모델부터 미국에서 판매가 시작되는 스즈키 베로나는 말 그대로 다국적 자동차다.
스즈키 브랜드로 판매되지만 한국의 GM대우차에서 생산됐으며 이태리 업체인 ‘이탤디자인’에서 디자인했다.
외관은 군더기 없이 부드럽고 깔끔한 느낌을 준다. 가장 낮은 급의 S 모델 기본가격은 1만6,499달러, LX 모델 1만7,799달러, EX 모델 1만9,499달러 등 2만달러 이하의 저렴한 가격이지만 차 길이는 187.8인치로 캠리에 비해 불과 0.4인치가 짧다. 휠베이스도 106.3인치로 캠리에 비해 0.8인치가 짧다. 엔진도 4기통이 아닌 2,500cc 155마력의 6기통 엔진으로 이 가격대에서 찾아볼수 없는 6기통 엔진과 많은 옵션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새 모델이라는 점에서 고장율 등은 미지수.
▲닛산 알티마
지난해 시판 초기 돌풍을 일으켰던 제3세대 알티마의 3년째 이어지는 모델로 큰 변화는 없지만 아직도 가격과 성능, 크기면에서 동급 차종중 ‘베스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고객이 20-30대 남성으로 스포츠 세단에 걸맞은 강력한 인상의 헤드라이트 그릴과 날렵한 바디라인이 눈길을 끈다. 차 크기가 매년 커져 2004년 모델은 차 길이가 191.5인치로 닛산 라인업 중 ‘형’ 격인 맥시마(193.5인치)와 큰 차이가 없다. 5명이 편하게 앉을 수 있는 넓은 실내 공간과 15.6 큐빅피트의 대형 트렁크도 강점으로 패밀리 세단으로도 안성맞춤.
기본 엔진은 2,500cc 175마력의 4기통 엔진으로 로컬이나 고속도로를 주행하는데 전혀 부담이 되지 않는다. 4기통 모델의 기본 가격은 옵션에 따라 2.5모델이 1만6,850달러, 2.5S 모델 1만8,700달러, 4단 자동 트랜스미션을 갖춘 2.5SL 모델은 2만3,200달러.
2004년 3.5SE 모델에 장착된 3,500cc 6기통 엔진은 245마력의 파워를 갖춰 2만5,000달러이하 모델 중 가장 힘이 좋다. 기본가격이 2만2,750달러에 불과하지만 17인치 타이어와 미끄럼방지 기능(Traction Control), 선루프, ABS가 기본. 그러나 성능에 비해 인테리어 소재는 뒤떨어진다는 지적.
▲도요타 코롤라
사람과 짐을 실어 나르는 실용적인 목적만 따진다면 코롤라가 가장 적합한 모델 중 하나일 것 같다. 도요타 차종 중 미국은 물론 세계에서 최다 판매 세단이라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66년 처음 시판된 이후(미국은 68년부터) 현재까지 142개 국가에서 2,500만대가 팔려나갔다. 2003년 시판된 9세대 2004년형 코롤라의 외관은 이전 모델과 큰 변화가 없다. 경쟁모델인 닛산 알티마가 지난 몇 년간 커지고 강력해진 것과 대조적으로 크기나 엔진 모두 매년 큰 차이가 없다. 엔진은 1,800cc 130마력의 4기통 엔진으로 전륜 구동방식이며 4단 자동 트랜스미션은 옵션. 기본 가격은 CE 모델이 1만3,570달러, 앞과 뒤 스포일러를 단 S 모델은 1만4,615달러, 크루즈 콘트롤과 가죽시트가 기본인 LE 모델이 1만4,780달러. 연비는 시내 32mpg/고속도로 40mpg.
▲폭스바겐 제타
저렴한 가격에 좋은 성능, 유러피안 스타일링으로 미국인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2004년 모델도 이 같은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너무 크지 않아 시내에서 운전하기에 편하지만 6피트 키의 남자 4명이 편안하게 앉을 수 있고 차에 비해 넓은 트렁크(13 큐빅피트)를 갖고 있다. 모델이 7가지나 된다. 기본 엔진은 2,000cc 115마력의 4기통 엔진으로 기술적인 면에서 구형이고 힘이 너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신 배기량은 1,800cc에 불과하지만 터보엔진으로 180마력을 내는 4기통 엔진을 권하고 있다. 더욱 강력한 힘을 원한다면 2,800cc에서 200마력을 내는 6기통 엔진도 있다. 마지막으로 1,900cc 100마력의 4기통 터보디젤 엔진도 옵션이다. 개스 비용 지출을 아끼고 싶다면 터보 디젤엔진에 5단 수동 트랜스미션을 달면 고속도로 마일리지가 갤런당 50마일이나 돼 한번 개스탱크를 채우면 LA에서 라스베가스를 왕복하고도 남는 무려 700마일을 주행할 수 있다.
기본가격은 115마력 엔진을 장착한 GL 모델과 GLS 모델이 각각 1만7,430달러와 1만9,460달러, 100마력의 터보 디젤 엔진을 단 GL TDi 모델과 GLS TDi 모델이 각각 1만8,670달러와 2만480달러다. 180마력의 터보 엔진을 장착한 GL 1.8T는 1만8,910달러, GLS 1.8T는 2만940달러, GLI는 2만3,210달러. 흠이라고 한다면 인테리어는 전통적인 유러피안 스타일로 심플한 편. ‘요란한’ 디지털 방식 계기를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어울리지 않을지 모른다.
▲마즈다 6
심각한 경영위기를 맞아 포드 자동차가 인수한 일본의 마즈다 자동차는 로터리 엔진을 개발했고 RX-7과 미아타 등 독특한 모델로 꾸준한 단골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포드사의 자금지원으로 경영안정을 되찾은 마즈다가 시장 확장을 위해 야심적으로 내놓은 신차가 바로 6모델이다. 마즈다는 6를 내놓으며 현대와 기아처럼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많은 옵션과 성능좋은 자동차를 판매한다는 전략을 내세운 것 같다. 6은 강력한 엔진과 날렵한 스타일을 제공하지만 독일 BMW 3시리즈의 절반 가격이면 구입할 수 있다. 2,300cc 160마력의 4기통 엔진을 장착한 6i 모델은 기본 가격이 1만8,750달러이다. 연비도 갤런당 도시 25마일/고속도로 32마일로 엔진크기에 비해 높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한층 스포티한 6s 모델은 3,000cc 220마력의 6기통 엔진을 장착하고 있지만 기본 가격이 2만1,345달러에 불과하다. 또 CD, 에어콘디션, 크루즈 콘트롤 등이 기본이며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 패키지를 선택하면 17인치 타이어와 스포일러가 있다. 앞좌석은 안락한 편이지만 뒷좌석은 다소 협소하다는 지적.
<조환동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