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우리의 주방에서 올리브오일이 ‘안방마님’ 노릇을 하고 있다.
음식이 국제화되고 퓨전 요리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한인들 사이에서도 빠른 속도로 대중화된 것. 게다가 건강에 좋은 오일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주부들이 요리할 때 한국 전통의 참기름이나 들기름보다 오히려 올리브오일을 더 자주 사용하는 모습도 보인다.
사실 올리브오일은 나쁜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고 좋은 콜레스테롤은 증대시키며 눈을 밝게 하고 순환기 질환에 좋은 오일이다. 그러나 요리의 종류나 용도와 관계없이 올리브오일을 남용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올리브오일은 종류가 다양하고 용도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
올리브 오일에는 엑스트라 버진, 버진, 퓨어, 라이트의 4종류가 있는데 최상급 올리브 오일인 엑스트라 버진 오일은 맛과 향이 강해 한국음식에는 잘 어울리지 않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에 좋다니까 엑스트라 버진 오일을 무조건 사다 쓰는 사람들이 많은데 한국음식에는 엑스트라 버진보다 오히려 버진 올리브 오일이 더 낫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올리브 오일은 발연점이 높지 않으므로 전을 부칠 때나 튀김 요리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물론 이탈리아에서는 튀김요리에도 올리브 오일을 사용하지만 한식의 새우튀김이나 야채튀김처럼 딮 프라이(deep fry)가 아니라 팬 프라이(pan fry) 정도이므로 가능한 것이다.
또한 올리브오일을 튀겨 먹으면 트랜스 지방산이 생기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상승시키기 때문에 포화지방산을 섭취하는 것보다 오히려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처음 집에서 올리브 오일을 즐기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작은 보울에 소량씩 담아놓고 버터 대신 빵을 찍어 먹는 것이다. 또한 발사믹 식초와 섞어 홈메이드 샐러드 드레싱을 만들어 먹어도 좋고, 고기나 생선 구울 때 발라주면 육질이 부드러워진다.
알아두면 좋은 올리브오일의 기본을 정리했다.
<정숙희 기자>
감람나무의 열매를 짜내서 만든 올리브오일은 서양요리에서 가장 기본적인 재료다.
서양음식, 특히 지중해식 요리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재료이며 특히 샐러드 드레싱에는 반드시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을 첨가하고 차게 먹는 음식이나 파스타 샐러드에 꼭 들어간다.
이탈리아에서는 모든 음식에 올리브 오일을 사용한다. 쿠킹을 하고 나서 음식을 그릇에 담은 후 통상적으로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을 뿌려 먹을 정도로 음식의 중요한 부분으로 취급되며 심지어 아이스크림에 뿌려서 먹기도 한다.
올리브 오일은 열전도가 느리기 때문에 저온으로 장시간 요리할 수 있다. 그래서 구이(roasting 또는 양념을 발라 굽는 basting)에 가장 적합한 오일 중 하나이며 브라우닝, 스튜, 소스와 라구 스튜에 사용된다.
올리브 오일은 와인과 비슷한 점이 많다. 열매의 종류, 원산지, 수확시의 성숙도, 관리 방법, 기후, 토양, 재배 방법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그 맛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프렌치 오일은 섬세(subtle)하고 이탈리아 오일은 약간 매콤(peppery)하며, 캘리포니아산은 약간 버터맛(buttery)이 나는 등의 구분이 그래서 가능하다.
좋은 올리브오일은 중동지역, 북아프리카, 남미, 남아프리카,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생산되며 가격은 5달러 이하짜리도 있지만 375ml 한병에 25달러가 넘는 것도 드물지 않다.
그러나 프레시한 오일을 찾는다면 미국내에서 제조된 것을 사는 것이 좋다고 요리전문가들은 말한다.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에서 와인과 함께 많이 제조되고 있다.
자신에게 맞는 올리브 오일을 찾는 방법 역시 와인과 똑같다. 여러 가지를 많이 먹어보는 수밖에 없는 것. 올리브 오일 전문점에 가면 대개 맛을 볼 수 있도록 테이스팅 코너를 마련해놓고 있으므로 전문가의 설명을 들으며 맛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모든 오일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맛과 향이 조금씩 사라진다. 올리브 오일은 햇빛과 열에 의해 변질되므로 잘 모를 때는 가장 작은 병을 사는 것이 좋다. 당연히 창가나 더운 곳에 놓여있던 것은 피하고 병 색깔이 어두운 것이나 금속용기에 든 것을 고른다.
마늘, 시트러스, 할라페뇨, 허브 등 여러 가지 향이 들어있는 오일도 많은데 이런 오일은 질이 나쁜 결함을 감추기 위해 향을 첨가했을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올리브오일은 그 종류와 제조조건에 따라 맛과 향, 입안에 닿는 느낌이 다르다. 과일향이 나기도 하고 쓰디쓰거나, 톡 쏘는 맛, 버터처럼 크리미한 맛, 페퍼리한 맛 등등.
색깔이 그린일수록 일찍 수확한 올리브에서 짠 것이므로 맛이 강하다. 황금색은 잘 익은 올리브에서 짠 것이라 부드럽고 버터처럼 느껴진다.
가격은 향이 짙은 엑스트라 버진 오일이 가장 비싸고 버진 오일, 퓨어, 라이트의 순이다.
캘리포니아 올리브오일 카운슬(www.cooc.com)은 등급을 정해 결함이 없는 100% 엑스트라 버진 오일에 COOC 봉인을 해주고 있다.
<올리브 오일의 종류>
▲엑스트라 버진(Extra Virgin)-열매에서 첫 번째로 냉각압착(cold press)하여 뽑은 최상급 오일로 산도가 1% 이하이며 향과 맛이 강하고 풍부하며 색깔이 녹색이나 연두색에 가깝다. 샐러드 드레싱, 소스, 스파게티 등에 사용하거나 버터 대신 빵을 찍어 먹으면 맛있다.
▲버진(Virgin)-냉각압착하여 뽑았지만 정제되지 않은 기름으로 산도가 2% 이하. 엑스트라 버진보다 다소 평범하지만 좋은 향과 맛을 유지하고 있다.
▲퓨어(Pure)-올리브 열매에서 서너번째로 뽑은 것들을 혼합하여 사용된다. 산도가 3% 정도, 노란색이며 맛과 향이 튀어나지 않으므로 튀김 볶음 등의 요리에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라이트(Light)-마지막으로 뽑은 오일이라 올리브 특유의 맛과 향을 거의 느낄 수 없고 거의 식용유에 가깝다.
<올리브 오일의 활용>
▲발사믹 식초와 함께 샐러드 드레싱에 가장 많이 사용된다.
▲버터 대신 빵에 발라먹는다.
▲생선 구울 때 발라주면 비린내가 가시고 맛있게 구워진다.
▲고기 재울 때 발라주면 육질이 연해진다.
▲서양고추나 허브를 2~3일 넣어두면 담백한 파스타 소스가 된다.
▲고기구이 먹을 때 참기름 대신 올리브 오일을 사용할 수 있다.
<올리브오일의 보관>
올리브오일은 시간이 갈수록, 또 햇빛과 열에 의해 변질되므로 제조일이 가까운 것을 구입하고 항상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두고 쓴다. 냉장고에 넣어두면 불투명하고 진득해지면서 굳기도 하는데 다시 상온에 내놓으면 맑은 액체가 되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플라스틱 용기는 오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유리병에 넣어두고 쓴다. 병 색깔은 어두운 것이 좋다.
<식용유는 어떤 오일>
곡류나 콩류, 현미, 땅콩, 쌀겨, 옥수수, 참깨, 들깨, 올리브 등에서 얻는 식물성 기름의 통칭으로 콩기름, 옥수수기름, 현미유, 참기름, 들기름, 그리고 올리브오일도 식용유에 포함된다. 어떤 식품과도 잘 어울리고 맛과 향이 고소해 요리에 두루 쓰인다. 프라이팬에서 음식을 볶거나 부치거나 튀길 때 사용하는데 열을 가할수록 필수지방산이 트랜스지방산으로 변질되므로 튀긴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 각 기름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들기름: 들깨기름이라고도 하며 짙은 갈색이나 담황색이다. 독특한 향기를 갖고 있다.
△포도씨오일: 포도씨를 압착시켜 추출한 기름으로 콜레스테롤이 없고 불포화산 다량함유 담즙생산을 돕는 효소작용을 적은 기름기로 요리의 맛을 살려준다.
△콩기름: 노란 콩인 대두로 만든 기름. 냄새가 없고 맛이 구수하다. 발연점이 높아 야채 튀길 때 많이 사용.
△홍화유: 홍화씨로 만든 기름. 열에 약해 그냥 먹는게 좋다. 가열할 때는 다른 식용유와 섞어 쓴다.
△해바라기유: 해바라기씨를 짜내 만든 기름. 담백하고 깔끔하다.
△면실유: 목화씨를 짜내 만든 기름. 발연점이 높아 튀김요리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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