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데일의 앳워터 빌리지(Atwater Village)에 자리한 ‘카페 파라이소’(Caf Paraiso)는 햇살을 피해 나무 그늘을 지날 때 느껴지는 한줄기 바람과도 같은 곳, 길가 유리창에 진열된 양철통 가득히 꽂혀있는 샛노란 데이지가 저절로 입가에 웃음을 짓게 하는 곳이다.
브라질 식당 카페 파라이소의 주인은 한인여성 이성림씨. 서울에서 태어나 두살때 브라질로 이민 갔다가 대학 졸업후 미국에 왔다는 이씨는 패션학교 FIDM 을 거쳐 LA 다운타운에서 ‘잉크 웨어’(Ink Wear)를 수년간 경영하다가 패션분야의 일에 지칠 무렵 과감하게 브라질 레스토랑을 열었다. 음식을 좋아하고, 요리를 잘 하고, 손님 초대하는 것을 즐기는 자신에게 식당 운영이 잘 맞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경험이 전혀 없는 일을 시작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았다. 하지만 너무 크지 않은 장소를 발견하고, 브라질에서 10년 가까이 식당을 운영하던 리드키(Liedke) 부부를 만나면서 지난 7월1일 카페 파라이소가 문을 열 수 있었다.
카페 파라이소는 손님들의 식사공간과 주방 사이에 아무런 벽이나 문이 없다. 그래서 손님 중에는 자신이 주문한 것을 주방에서 요리하고있는 리드키씨에게 소금을 좀 덜 쳐달라고 요구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친구 집에서 식사를 하는 듯한 편한 분위기다.
남편 호제리오는 그릴에 육류 굽는 것을 담당하고, 부인 아넬리즈는 디저트와 샐러드, 곁들이는 요리 등을 담당한다. 남부 브라질에서 큰 규모의 레스토랑을 9년 넘게 운영하다가 2년전 미국에 온 뒤 브라질 바비큐 식당에서 일한 경력을 가진 이들 부부는 말이 필요없이 눈빛만으로도 손발이 척척 맞는다. 이성림씨와 함께 카페 파라이소의 메뉴를 정하는 일부터 시작한 이들은 아늑하고 부담스럽지 않은 분위기와 친절한 손님들, 그리고 그들이 브라질 음식을 좋아해주는 것에 너무나 행복해하고 있다.
한국 밥상에 밥과 김치가 빠지지 않듯이, 브라질 요리에도 밥과 검은콩, 그리고 유카(Yucca)가 빠지지 않는다. 리오 데자네이로에 사는 사람을 카리오카(Carioca) 라고 하고, 포르토 알레그레 사람들을 가우쇼(Gaucho), 바이아 사람들을 바이아노(Baiano), 사오파울로 사람들을 파울리스타(Paulista)라고 한다는데, 바로 그 명칭들을 따서 음식의 이름을 붙였다.
그 중 가우쇼는 브라질 남부 사람들이 육류를 즐겨먹는 습성을 따라 이름붙인 안심 스테이크. 그릴에 구울 때 스테이크에 전혀 양념을 하지 않고, 나중에 약간의 소금으로 간을 한다는데, 소금이 육질을 단단하게 하는 것을 막고, 스테이크의 참 맛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함이다. 재료의 맛을 최대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브라질 음식은 그래서 전혀 느끼하지 않고 매우 담백하면서 신선한 느낌을 준다. 조리법과 양념이 심플한 만큼, 가우쇼의 맛은 고기를 굽는 기술에 달려있다. 그릴에서 약 6~7분 구웠을 때 미디움으로 익는다는데, 언제 뒤집고, 얼마만큼 불의 세기를 잘 조절하는가가 중요하다. 검은콩은 2시간 이상 은근한 불에 푹 고운 후 팬으로 옮겨서 양파와 마늘과 소금을 더해서 다시 한 번 조리하는데, 밥 위에 이 걸쭉해진 검은콩을 한 숟가락 떠서 얹고 그 위에 유카 가루를 얹어서 먹는 맛이 일품이다. 같이 내오는 살사는 매일 신선한 재료로 새로 만드는데, 토마토, 양파, 실란트로, 파슬리에 올리브유와 식초만 첨가한 맛이 너무나도 상큼하고 입안을 개운하게 해준다. 가격은 14.95 달러.
새우 보보 (shrimp bobo)는 새우를 소금, 후추, 올리브오일, 마늘과 함께 소테한 후 그 위에 만들기 까다롭기로 유명한 유카 크림소스를 얹어서 다시 한 번 조리한 것이다. 브라질 동북부 지방에서 즐기는 새우 보보는 소스를 만들기 힘든 만큼 식당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메뉴 중의 하나이고, 그런 이유에서 아넬리즈가 만들기를 즐겨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가격은 16.95달러.
카페 파라이소의 주소와 전화번호는 3143 Glendale Blvd., Atwater Village, 323-667-0095이다. <최선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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