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
▶ 1. 하와이 한인민족 교육의 현황.
미국에 사는 우리는 혈통을 중요시 여기면서도 정작 자녀들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민족교육에는 소홀하기만 하다. 최근 마약중독 등 청소년 탈선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한인 2,3세들이 주류사회에서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인으로서 정체성을 확립 할 수 있는 한국어 등 우리 문화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동포사회 내 확대되고 있다. 본보는 하와이 민족교육 현황과 발전과제에 관한 기사를 앞으로 3회에 걸쳐 게재한다.
<편집자주>
1. 하와이 한인민족 교육의 현황.2. 민족교육의 중요성.
3. 민족교육의 발전과제.
주말 오전 하와이의 한 교회부설 한글학교, 2~3세 한인 학생들이 그림학습에 몰두해 있다. 작품은 완성했지만 그림을 전시할만한 공간은 어디에도 없다. 교회 게시판 등은 이미 성경공부 결과물과 안내지로 가득 차버렸기 때문이다.
하와이 모든 한글학교가 본 건물도 없이 교회나 사찰 등 종교부설로 건립, 운영 되면서 제반시설의 어려움을 겪으며 뿌리학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 턱없이 부족한 한글학교 예산.
하와이 한글학교는 수업료와 교회예산, 본국정부의 지원금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교회예산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고 정부지원금은 크게 기대할 수 없는 형편이다. 비영리단체인 한글학교는 예산에 맞춰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학습지도는 꿈도 못 꾸는 실정이다.
이같은 재정궁핍현상은 큰 규모의 한글학교도 마찬가지이다. 학생이 100여명에 달하는 한 한글학교는 “교회예산이 90년 중반 50%에서 현재 30%대 이하로 감소했다”며 “최근 경기불황으로 수업료를 인하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또 재정이 없다보니 특별활동 같은 학습은 엄두 조차 못 낸다. 한 한글학교 교장은 “민족교육에 대한 영어권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선 딱딱한 수업보다는 태권도, 민속놀이, 공예 등 활동적인 학습이 필요하나 시설 미비와 준비물 부족으로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 민족교육에 대한 한인사회와 학부모의 무관심.
민족교육에 대한 한인동포와 학부모의 무관심도 큰 문제다. 한글학교 관계자들은 “어렵사리 자체 행사를 개최해도 학부모들의 참여저조로 어려움을 겪는다”며 “부모들이 자녀를 학교에 보내고 나면 전부라는 생각 때문에 더 많은 뿌리교육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에아한인문화학교의 고가현자 교장은 “요즘 젊은 부모들은 자녀의 교육을 위해 이민길을 택한 걸로 아는데 정작 이민사회에 가장 중요한 자녀들의 민족교육(언어와 문화)에 대해서는 너무 무관심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재미한인학교협의회의 최근조사에 따르면 전국 약 55만명의 2세 교육 적령학생들 가운데 10명중 한명꼴인 5만6천여명만이 민족교육에 참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한인사회의 무관심속에 민족교육이 얼마나 뒷전으로 물러나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관계자들은 “한글학교의 발전은 그 지역사회의 손에 달려있다”며 지역 유지들이 2세 교육에 관심을 갖고 적극 후원해 주기를 당부했다.
▲전문 교사 확보 시급.
현재 하와이 한글학교의 교사들은 대부분 전문직이 아닌 유학생이나 학부모, 교회 관계자들이다. 특히 유학생들은 학업을 마치면 한국으로 되돌아가기 때문에 한글학교 교사가 수시로 바뀌게 된다.
때문에 학교의 원활한 수업진행에도 큰 지장이 있다는 것이다. 모 교장은 “2세들의 민족교육은 교사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지만 교사들이 수개월 혹은 1년내에 바뀌기 때문에 학생들이 학교에 잘 나오다가도 안 나오는 경우가 있다”며 “일률적인 지도가 아쉽다”고 말했다.
그나마 한국어 등은 유학생 교사들도 지도가 가능하나 서예나 공예, 무용, 음악 등 문화예술분야의 전문직 교사는 거의 전무한 상태라 이들 전문 교사의 양성이 민족 뿌리교육에 시급한 과제로 알려졌다.
▲ 2세들을 위한 문화공연과 행사 부족.
지난 9일 하와이에서 최초로 개최된 어린이 뮤지컬 ‘콩쥐팥쥐’는 모처럼 온 가족이 함께 우리 전통문화를 직접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하와이의 경우 한국을 잘 모르는 2세들에게 한국의 정서를 체험할 수 있는 문화공연이나 행사는 타주에 비해 상당히 부족한 편이다.
매년 한인 1.5세, 2세를 대상으로 한 글짓기대회와 미술대회 등이 개최되고 있으나 우리 고유의 민속문화를 소개하는 추석맞이 행사나 다채로운 볼거리가 없어 아쉽다는 것이 한글교육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일부 한글학교는 자체적으로 민속문화행사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지만 좀더 많은 2세들이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여러 행사가 범동포사회 차원에서 개최되기를 희망한다고 이들은 입을 모았다.
<김현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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