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초밥초에 버무려
오이, 아보카도
각종 생선함께 말아
와사비 간장찍어 ‘쏙’
필라델피아 롤, 드래곤 롤, 하와이언 롤, 케이전 롤, 선샤인 롤…
화려한 스시 롤의 변주곡들이 더위에 지친 입맛을 유혹한다.
잘 지은 밥을 초밥초에 버무려서 오이, 아보카도, 각종 생선과 함께 말아낸 롤은, 단순히 날생선만 한쪽 썰어 얹어내는 스시에 비해 훨씬 풍부하고 친화력 있는 맛을 선사한다.
톡 쏘는 와사비 간장에 살짝 찍어먹는 동양적인 섬세한 미감 탓일까. 요즘 스시와 롤은 미국에서 각광 받는 음식.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 가장 인기 있는 건강식으로 뜨고 있다.
롤은 일본어로 마키라고 하는데 재료 따라 마키의 종류가 수도 없이 많아진다.
기본적인 재료는 오이, 아보카도, 게맛살, 우엉, 크림치즈와 참치, 연어, 장어, 새우 등 각종 생선들. 이 재료들과 몇가지 소스를 사용하여 수없이 많은 변주곡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날 것으로도 만들고(Fresh Roll), 익혀서도 만들며(Cooked Roll), 튀겨서도 내고(Tempura Roll), 구워서도 나오는 롤(Baked Roll)은 그야말로 요리사의 창조력이 무궁무진하게 개발되는 요리.
주부들도 일단 기본기만 익히면 식구들이 좋아하는 재료를 이용해 자신만의 레서피를 만들어볼 수 있겠다. 특히 깔끔하게 손님 치를 때나 미국인들을 초청할 때 권할 만 한데, 썰어놓은 단면이 그대로 예술이라 보기도 좋고, 하나씩 집어먹기 좋아서 깔끔하며, 모든 일본 요리가 그렇듯 다른 요리에 비해 만들기도 간단하기 때문.
여기에 상큼한 샐러드와 미소된장국 한 사발이면 대단히 만족스런 손님상을 차릴 수 있다.
시미 밸리에서 큰 일식당을 2개 경영하는 김미영씨가 열가지도 넘는 스시 롤을 소개했다.
하나씩 맛만 보아도 입이 호사스러운 스시 롤의 향연. 그 기본만 알아보자.
■기본적인 캘리포니아 롤 만드는 법
김발을 플래스틱 랩으로 완전히 싼다.
반으로 자른 김을 한 장 올려놓고 전체에 밥을 얇게 편다.(손에 물을 조금 묻히면 밥알이 들러붙지 않는다) 밥위에 깨를 살짝 뿌린다.
이것을 뒤집어 밥이 아래로, 김이 위쪽에 오도록 놓는다. 김 위에 오이와 아보카도 자른 것, 게맛살(마요네즈로 버무려도 좋다)을 올려놓고 김발로 말아 둥글게 싼다.
잘 드는 칼로 롤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접시에 와사비와 생강초절이를 함께 담아 낸다.
“캘리포니아 롤 만들줄 알면 쉬워요”
캘리포니아 롤
모든 스시 롤의 대부는 캘리포니아 롤.
모든 초밥중에 가장 널리 알려진 이 미국식 초밥은 LA의 한 일본 요리사가 개발해낸 후 수많은 변종을 만들어내며 히트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보통 김밥과는 달리 김이 속에 들어가고 밥이 바깥으로 나오도록 말아놓아서 ‘누드김밥’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하는 캘리포니아 롤은 미국인들이 스시를 잘 모르던 1960년대, 다운타운 리틀도쿄의 ‘도쿄 카이칸’ 식당의 젊은 요리사 마시타가 일본의 전통요리 스시를 미국에 전파하겠다는 사명감 때문에 탄생했다.
미국인들이 날 생선과 김에 대해 거부감이 심한 것을 알게 된 그는 날 생선 대신 게맛살과 오이, 아보카도를 사용하고 김이 밖으로 보이지 않도록 안에 넣는 방법으로 롤을 만들어본 것. 결과는 대히트였고 그 때부터 조금씩 미국사회에 알려지기 시작한 스시 롤은 미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레서피가 개발되어왔다.
요즘 어느 일식당에 가나 보편적으로 만날 수 있는 스시 롤은 훈제연어와 크림치즈를 사용한 ‘필라델피아 롤’, 아보카도와 파인애플, 튜나를 얹은 ‘하와이언 롤’, 튀긴 가재와 오이를 사용한 ‘케이전 롤’, 장어와 오이, 아보카도로 만든 ‘케이터필라 롤’ 등. 그 외에도 많은 식당들이 자기만의 개성있는 이름을 붙인 새로운 롤을 메뉴에 넣고 있다.
초밥 짓기 ·초밥초 만들기
▲초밥 맛있게 짓기: 쌀을 깨끗이 씻은 뒤 체에 받쳐 30분간 두었다가 전기밥솥이나 냄비에 밥을 짓는다. 압력솥은 적당치 않다. 밥물은 쌀의 1.2배가 적당하다. 고슬고슬하게 밥이 지어지면 따뜻하게 데운 초밥초를 넣어 빨리 식도록 부채질을 해가며 밥알이 으깨지지 않도록 주걱으로 살살 섞는다.
빨리 식히는 이유는 그래야 초밥초의 맛이 밥에 스며들고 식초의 아세트산을 증발시켜 자극적인 냄새를 없애며 여분의 수분은 증발되어 윤기가 나는 초밥을 만들 수 있기 때문.
▲초밥초 만들기: 냄비에 식초 2컵, 소금 60g, 설탕 1컵, 술(청주) 1/2컵을 넣고 고루 섞어 약한 불에 천천히 저으면서 녹인다. 절대 끓이지 않는다. 소금과 설탕이 완전히 녹으면 다시마를 씻어 넣고 레몬즙 약간을 섞어 둔다.
김미영씨의 스시 롤 레서피
“초밥초 기본재료가 맛 좌우”
남편과 시미밸리서 일식당 운영
50여가지 스시 롤 조리법 훤해
소스, 생선따라 잘맞는 것 써야
남편 마이클 김씨(41)와 함께 시미 밸리에서 ‘푸네 스시’(Fune Sushi)와 ‘켄 오브 재팬‘(Ken of Japan)을 운영하는 김미영씨(38·사진)는 식당에서 직접 요리하지는 않지만 스시 롤에 관해서는 당연히 최고의 식견을 자랑한다. 스시 뿐 아니라 사시미, 테판야끼도 서브하는 식당이지만 메뉴에 올라있는 50여가지의 스시 롤의 조리법을 훤히 꿰고 있으니 당연한 일. 식당의 고객은 거의 100% 미국인인데 미국인이나 한국인이나 좋아하는 롤 메뉴는 비슷하단다.
게맛살이 속에 든 롤 위에 익힌 새우를 얹은 ‘이치 롤’(Ichi Roll), 스파이시 튜나를 속에 넣고 연어를 얹은 후 마요네즈 소스를 씌워서 굽는 ‘마운틴 롤’(Mountain Roll), 게맛살 넣은 롤 위에 프레시 연어를 얹은 ‘워싱턴 롤’(Washington Roll), 오이를 속에 넣고 아보카도로 감싼 ‘케이터필라 롤’(Caterpillar Roll)이 가장 인기있는 스시 롤들.
이외에도 매운 라유소스와 마요네즈에 버무린 연어, 참치, 하마치, 다랑어, 마사고, 토마토를 밥위에 얹은 선샤인 롤이 인기 메뉴로 꼽힌다.
“캘리포니아 롤을 만들 줄 알면 스시 롤은 정말 쉽지요. 오이, 아보카도, 게맛살을 넣고 말아놓은 캘리포니아 롤 위에 연어나 튜나, 새우 같은 것을 올리고 플라스틱 랩을 덮어 위에서 모양을 내어 누르면 손에 묻지도 않고 보기 좋은 롤을 만들 수 있답니다. 그 상태에서 잘 드는 칼로 썰어 랩만 떼어내고 접시에 담으면 훌륭한 스시 롤이 탄생하지요”
생선을 구워서 얹으면 부서지기 쉽기 때문에 다 얹고 난 후 구워서 자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는 김씨는 스시 롤에 가장 많이 쓰이는 소스로 게맛살과 궁합이 잘 맞는 ‘가라시 소스’, 장어구이에 쓰이는 ‘우나기 소스’, 또 연어나 샐러드에 곁들여 먹는 일본식 겨자소스를 소개했다.
김씨에 의하면 밥은 일반 쌀로 지어 초밥초로 맛을 내는데 식초, 설탕, 다시마, 소금이 기본재료인 초밥초는 그 맛에 따라 스시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식당마다 고유한 비결이 있다고 한다.
한편 김을 싫어하는 사람은 콩으로 만든 흰색, 분홍색 소이 페이퍼(soy paper)를 사용하면 된다고 김씨는 조언했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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