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학과공부 더 충실해야
UC 당국은 오는 2006학년도 입학사정부터 주관식 작문(Writing)을 핵심 시험과목(core test)에 포함시키고 입시에 반영되는 SAT II 시험과목 수를 변경키로 했다. (본보 7월18일자 보도) 지난 17일 나온 UC평의회의 이번 결정은 2005년부터 개정 SAT I 시험이 실시됨에 따라 2006년부터 이를 입학사정에 적용한다는 방침을 공식적으로 확정한 조치다. 이에 따라 2006-07학년도 대입 예정자들은 UCLA나 버클리 등 UC계열대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변경된 입시요강에 맞춰 대입 준비를 해나가야 하게 됐다. 올 가을 10학년이 되는 고교생들부터 적용될 UC 입학시험 제도 변경 내용과 의의, 학생들에게 미칠 영향을 살펴본다.
어떻게 바뀌나
UC의 현행 입학시험 제도는 지원자들에게 언어영역(Verbal)과 수학(Math)으로 구성된 표준수능시험인 SAT I (또는 ACT) 성적과 보충적인 과목별 시험인 SAT II 중 3과목의 성적을 요구하는 ‘2+3’ 방식인데 반해 이번에 UC평의회가 채택한 입학시험 구성 변경안은 이를 ‘Core+2’방식으로 전환한다는 게 골자다.
즉 기존의 SAT I에 해당하는 언어영역(Language Arts) 및 수학(Mathematics)에다가 작문(Writing)까지 추가해 이 세 과목을 핵심(core) 시험과목으로 하고 고교 교과과정 내용을 반영하는 학과목 시험은 2개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06학년도 대입 예정자 중 UC계열대에 지원을 원할 경우 작문 영역이 추가된 개정 SAT I (또는 ACT)를 치르는 것이 필수적이 된다. 대신 UC 지원에 필수인 SAT II 시험은 현행 3과목에서 2과목으로 줄어들게 된다.
SAT 주관처인 칼리지보드에 따르면 새로운 SAT I 시험은 언어영역의 경우 어휘력 측정에 중점을 둔 유추영역(Analogy section) 문제들이 없어지고 대신 독해력을 집중 테스트하게 된다.
또 수학은 대수I(Algebra)과 기하학 중심에서 SAT II 시험과목에 포함돼 있던 대수 II(Algebra) 등을 추가해 난이도를 올릴 예정이다. 또 관심의 초점인 작문 시험은 주관식 답안지에 직접 에세이를 쓰는 방식이 된다. ACT사도 2005년부터 작문 시험을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과목당 반영 비율
UC는 현재 입학사정에서 SAT I보다 SAT II의 성적을 중시, 입학사정 평점(Eligibility Index) 환산에서 성적 반영 비율이 SAT II가 I보다 두 배가 높다. 이는 지난 2001년 리처드 앳킨슨 UC총장이 “SAT I은 많은 학생들에게 불공정하며 정확한 학습능력을 평가하는데 적합하지 않다”며 이를 입학사정에서 제외하자는 주장을 펼친 이후 교과내용과는 상관없는 현행 SAT I보다는 실제 고교 교과과정에서 배우는 내용과 가깝게 출제되는 SAT II가 응시자의 사회경제적 요인에 영향을 받지 않고 학생의 학습능력에 대한 변별력이 더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2005년부터 SAT I이 이러한 단점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개정 실시되는 이상 SAT I과 II의 성적 반영 비율을 달리할 이유가 약해지는 셈이어서 2006년 개정 입시요강 시행 이전에 반영 비율을 조정할 가능성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실제로 지난 17일 UC 평의회 회의에서 평의원들에게 제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UC의 입학정책위원회(BOARS)는 입학사정 평점 환산에서 SAT I 세 과목과 SAT II 두 과목의 반영 비율을 동일하게 적용하도록 권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아이젠만 UC 대변인은 “반영 비율의 변경에 대한 것은 아직 결정된 게 없고 현재 논의가 진행중”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SAT II 반영 방식 변화
작문 시험을 핵심 과목으로 추가하는 것과 함께 SAT II 시험의 반영 방식을 바꾸는 것도 2006년 UC 입학시험 제도 변경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다. SAT II에서 작문과 수학, 그리고 제3의 선택과목 등 모두 세 과목을 치르게 하는 현행 방식에서 총 6개 지정과목 가운데 2가지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변경된다.
즉 역사·사회과학(History/Social Science), 영어(English), 수학(Mathematics), 과학(Laboratory Science), 예능(Visual and Performing Arts), 그리고 외국어(Language other than English) 등 6개 영역에서 2개를 선택해야 한다.
이를 따져보면 SAT II 시험 수가 수치상으로는 3개에서 2개로 줄었지만 실제로는 선택과목이 하나가 더 늘어난 셈이 된다. 즉, 현재 UC 지원자들은 SAT II의 작문 및 수학은 반드시 택해야 하므로 진정한 선택과목은 1개인 반면, 개정 제도 아래서는 작문과 수학이 없어지지 않고 SAT I 영역으로 넘어가는데다가 또다시 SAT II에서 2과목을 더 택해야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년에 UCLA나 버클리에 지원하기 위해 SAT II에서 작문, 수학과 함께 외국어 중 한 과목인 한국어 시험을 치른 한인 학생이 만약 2006년 입시에 지원한다고 가정하면 이 학생은 SAT II에서 한국어 과목에 더해 역사나 생물, 수학2와 같은 다른 과목 중 하나를 추가로 더 치러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해 UC 총장실의 하난 아이젠만 대변인은 “SAT I의 과목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 SAT II 요구 과목의 수를 줄인 것일 뿐 사실 전체적으로 입학시험에 포함되는 분야가 확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닥터 양 교육센터의 양민 대표도 “SAT II의 작문과 수학은 UC에 지원하려면 지금도 어차피 봐야하는 과목이기 때문에 오히려 SAT II의 선택과목이 느는 것이 된다”며 “지금까지 학생들이 잘 선택하지 않던 역사 과목과 같은 학과 공부에 더 치중해야 하는 추가부담이 생기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의의와 영향
교육 전문가들은 UC의 이번 입학시험 제도 변경 조치의 가장 큰 의의 중 하나는 학생들이 고교 학과 공부에 더욱 충실해야 함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번 입시 변경안을 마련한 UC 교수평의회의 게일 비니온 의장은 “UC의 새로운 입시 정책은 학생들에게 입학시험을 잘 치르려면 학과 공부를 잘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닥터 양 교육센터 양민 대표는 “SAT I에 추가되는 작문 시험의 경우 UC 지원 학생이면 어차피 치러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의 준비에 그리 큰 변화는 없을 것이지만 오히려 중요한 변화라면 입학시험을 위해서 학과 공부에 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특히 한국에서 온지 얼마 되지 않은 학생들은 그동안 SAT II 선택과목으로 한국어를 택함으로써 쉽게 시험을 치를 수 있었지만 개정 제도하에서는 SAT II 시험을 한 과목 더 택해야 하므로 시험 준비에 어려움이 가중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김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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