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상가 특화골목 붐
모처럼 둘러본 서울의 시장들
동대문 옷가게는 ‘패션시장’… 외국인 관광 코스로
방학과 휴가를 맞아 고국 방문이 성수를 이루는 때다. 번번이 찾는 한국이라 특별한 구경거리가 없어 고민이라면 온 가족이 시간을 내어 시장을 둘러보라고 권하고 싶다. 세계 어느 곳을 가든 그 지역의 노른자 풍경을 보고 싶다면 로컬 시장을 찾으라는 말처럼 이른 새벽부터 어스름까지 계속되는 활기찬 상인들의 외침과 서민들의 풋풋한 흥정, 시장만큼 사람 사는 재미와 지역 특유의 문화가 물씬 풍기는 장소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서울의 시장도 예외일 수 없다. 동네마다 일용품을 공급해 주던 재래시장의 모습은 대형 마켓들과의 경쟁에 밀려 아쉽게도 점차 사라져 가고 있지만 같은 종류의 상점들이 한 곳에 밀집 공생하며 매출증대효과를 누리는 전문시장들은 갈수록 터를 다지며 굳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또 시장이라 하기엔 규모가 작아 ‘골목’이라 불리는 신발골목, 한복골목, 낙지골목, 떡볶이골목, 시계골목 등 골목들도 먹거리 볼거리 풍성해 놓치기 아까운 장소들이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서울서 둘러볼 만한, 또 방문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전문 시장 및 골목들을 돌아봤다.
■동대문패션시장
‘뉴존’과 ‘두산타워’, ‘디자이너클럽’ 등 현대적 패션 빌딩들이 하나 둘 들어서면서 서울패션의 발신지로 자리잡은 동대문시장은 이제 단순한 시장이라기보다 누구나 한번쯤 들러볼 만한 관광지의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다.
그 중 특히 4년 전 오픈한 두산타워는 지하 2층∼지상 7층 규모에 2,000여 개의 2∼3평 남짓한 점포가 주야간으로 영업을 하는데 소매 80%, 도매 20%로 각종 의류와 액세서리, 헤어핀, 잡화, 혼수용품에 이르는 각종 상품들을 마련, 일일 고객수가 10만 명에 이른단다.
이처럼 동대문 패션이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앞서가는 유행감각과 저렴한 가격 덕인데, 많은 업소들이 상품을 공장에 직접 발주함으로써 소비자의 감각을 주도하는 발 빠른 기동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층에는 50여 개의 아동복 점포가 있어 각종 고급 아동복을 시중보다 50%까지 싸게 살 수 있고 7층 혼수코너에는 한복, 이불, 그릇 등 각종 결혼용품들을 싸고 다양하게 구입할 수 있어 외국서 온 교포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또 1층은 기성 유명 디자이너들이 입점한 특화구역이 있어 ‘명품관’의 역할을 하고 지하 2층 수입명품 매장에는 50여 개 점포에서 ‘프라다’(Prada), ‘구찌’(Gucci) 등 외국 유명 명품을 백화점 가격보다 30∼40% 저렴하게 직수입해 판매한다.
지하 1층에는 쟁쟁한 실력의 우수 신인디자이너로 구성된 패션특구 ‘두체’(dooche)를 마련, 매년 디자이너 공모전에서 발굴한 우수 디자이너에게 1년 간 무상으로 자신의 점포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서울 전문시장 심야고객들 북적 원스탭 서비스도
‘프라다’ ‘구찌’등 직수입 명품
대형 백화점보다 30~40% 저렴
붐비는 시간대엔 낱개 구입 사절
염천교 신발, 황학동 곱창 명물
창신동은 한국 최대 완구 시장
한복 맞춤도 2~3일이면 완성
한편 뉴존과 디자이너클럽은 두산타워 내의 직접 제작하지 않는 점포들에 상품을 공급하기도 하는 도매시장 중 도매시장. 저녁 8시부터 문을 열기 시작해 밤 10시가 넘으면 본격적으로 수첩을 들고 적어가며 날카로운 눈초리로 상품들을 돌아보는 전국 각지의 소매상인들로 밤새 북새통을 이룬다.
두산타워보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도매 위주인 만큼 복잡하고 붐비는 시간대에 가면 물품의 낱개 구입을 거절당하기도 한다. 또 옷을 입어볼 수 없어 일반 소비자들에겐 다소 불편한 점이 있다.
영업시간은 ▲두산타워-월요일 오후 7시∼화요일 오전 5시, 화∼토요일 매일 오전 10시30분∼다음날 오전 5시, 일요일 오전 10시30분∼밤 11시(일요일 오후 11시∼월요일 오후 8시 휴무) ▲뉴존-일∼금요일 오후 8시∼다음날 아침 8시(토 오후 8시∼일 오후 8시까지 휴무) ▲디자이너클럽-일∼금요일 매일 오후 8시30분∼다음날 오전 9시(토요일 오전 9시∼다음날 오후 9시까지 휴무), 가는 길은 지하철 2, 4, 5호선 동대문운동장역 14번 출구.
■한복골목
동대문시장의 모태 격인 광장시장은 500여 개의 한복점이 모여 있는 유명한 한복시장. 아동한복점, 개량한복점 등 전문화된 한복점들이 모여있고 노리개와 고무신, 아얌 등 한복 관련 상품도 구입할 수 있다.
원단가격이 약 20∼30만원 선으로 저렴하고 시장 내에 약 200여 개의 재봉점이 있어 원단과 디자인을 선택하고 치수를 재면 곧바로 제작에 들어가 총 40만원 선이면 2∼3일 내로 한복을 맞춰 입을 수 있는 속성 서비스도 제공된다.
한편 혼수나 선물을 위한 고급한복은 조선시대부터 포목점의 전통을 이어온 종로 주단골목이 제격인데 원단부터 수와 재봉까지 모든 작업이 자사 공장에서 직접 이루어지기 때문에 시장 한복점 보다 세심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가격은 50∼70만원 선으로 시장에 비해 비싼 편.
가는길은 ▲광장시장 한복골목-지하철 1호선 종로 5가역 5∼8번 출구 ▲종로 주단골목-지하철 1호선 종각역 5번 출구 보신각 뒷쪽.
■완구·문구골목
동대문 근처 창신동은 한국 최대의 문구 완구 도매시장으로 유명하다. 300미터의 좁은 도로변에 약 100여 개의 장난감, 선물, 사무용품 가게들이 밀집해 있다.
가격이 시중보다 약 30% 정도 저렴해 특히 개학을 앞두고는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학부모들로 북적거린다. 장난감은 유행하는 캐릭터 인형에서부터 제기나 윷 등 한국전통 장난감도 구입할 수 있다.
가는 길은 지하철 6호선 동묘앞역 1번 출구로 나오면 도보로 3분 거리에 있다.
■만물시장
황학동 만물시장은 ‘도깨비시장’, ‘벼룩시장’으로 이름나 주말이면 구경꾼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이곳에 가면 온갖 잡다한 중고품들을 볼 수 있다. 6·25전쟁 이후 청계천 주변 고물상이나 미군부대로부터 흘러나온 물건들을 파는 노점상들이 모인 것이 이 시장의 시작이라니 역사도 깊다. 또 해외의 벼룩시장과의 교류를 통해 매입한 다른 문화의 중고 장식품들도 많아 인테리어에 관심있는 젊은이들에게 갈수록 인기 높은 거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가는 길은 지하철 6호선 동묘앞역 6번 출구.
■신발골목
염천교는 한국서 가장 오래된 신발골목으로 유명하다. 1970년대 전성기에는 점포가 150여 개까지 모여 있었으나 현재 60여 개만 남아있다. 양질의 가죽으로 만든 남녀구두와 아동화, 운동화 등 일반화는 물론, 등산화나 볼링화 같은 특수화를 취급하는 점포들도 성업중이다.
전체적인 규모는 축소됐어도 여전히 오전에는 상당량의 도매거래가, 오후에는 구두거리의 명성을 기억하고 찾아오는 일반 손님들로 활기차다. 또 재료비만 내면 신발바닥의 수리도 즉석에서 해준다.
또 염천교 신발골목에 비해 캐주얼한 패션신발을 중점적으로 취급하는 동대문 신발골목도 역시 도매시장으로 이른 새벽에 문을 열어 아침 10시까지는 중간 상인들로 북적거린다. 가격은 시중보다 약 30∼50%정도 저렴하다.
가는길은 ▲염천교-지하철 2호선 충무로역 4번출구에서 서울역방향으로 걸어서 10분 이내▲동대문-지하철 4호선 동대문역 1번출구로 나와 도보 1분이내
■기타 전문점 골목찾기
▲종로4가 시계골목 -지하철 1호선 종로 5가역 8번 출구
▲아현동 웨딩드레스골목 -지하철 2호선 이대역 3번 출구
▲회현지하 중고레코드골목 -지하철 4호선 회현역 7번 출구
▲신용산 보세골목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 1번 출구
▲낙원동 악기골목 -지하철 1, 3, 5호선 종로 3가역 1번 출구
▲남대문 안경골목 - 지하철 4호선 회현역 3번 출구
▲청계천4가 조명기구골목 - 지하철 1, 3호선 종로 3가역 5번 출구
■서울 먹거리 골목
▲신당동 떡볶이골목 -지하철 6호선 신당역 9번 출구
▲방배동 아구찜골목 -지하철 4호선 이수역 2번 출구
▲대림동 감자탕 골목 -지하철 6호선 새절역 2번 출구
▲무교동 낙지골목 -지하철 1호선 종각역 6번 출구
▲청진동 해장국골목 - 지하철 1호선 종각역 1번 출구
▲피맛골 먹자골목 - 지하철 1호선 종각역 1번 출구
▲장충동 족발골목 -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 3번 출구
▲황학동 곱창골목 - 지하철 2호선 신당역 2번 출구
▲낙원동 떡골목 - 지하철 1, 3호선 종로 3가역 1번 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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