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클래스 기사가 나간 다음 날이면 전화 받기가 바쁘다. 요리를 배우고 싶으니 클래스의 전화번호를 좀 알려달라는 주부들의 전화가 빗발치기 때문이다.
지난 주 ‘팟럭 파티’ 기사가 나간 다음날은 이예숙 클래스의 전화번호를 묻는 사람들의 전화가 줄을 이었고, 한달여전 이인애 클래스의 레서피를 소개했을 때 역시 마찬가지였다.
푸드 섹션을 만들기 시작한지 7개월반, 그동안 가장 놀란 것은 요리에 대한 주부들의 관심이 너무도 지대하다는 사실이었다. 따지고 보면 매일 식탁을 차려야하는 주부의 입장에서 좀더 많이 배워서 더 잘 하고 싶다는 욕구는 당연한 것일 텐데도 그렇게 열렬한 반응을 얻게될 줄은 몰랐던 것이다.
하도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기에 오늘은 아예 요리 클래스 정보를 나눠볼까 한다.
내가 가끔씩 취재차 찾아가는 클래스는 네군데. 제인 장씨, 이예숙씨, 신옥순씨, 이인애씨의 클래스들이다. 그런데 요리 잘하는 사람은 모두 남쪽에 몰려 사는지, 제인 장씨(라카냐다) 한사람 빼놓고는 이예숙(풀러튼), 신옥순(세리토스), 이인애(라하브라)씨가 모두 비슷한 동네에 살고 있다. 이 외에도 강습은 안하지만 한달에 한번 서양요리 레서피를 소개하는 박원옥씨 마저 세리토스에 살고 있으니, 취재기자의 입장에서 보면 좀 지나친 운명의 장난이라고 해야할까? 취재를 떠날 때면 매번 왕복 50마일은 각오하고 시간도 오며 가며 4시간 이상 잡아야하니 말이다.
어떤 분들은 LA에는 왜 요리 클래스가 없느냐고 아쉬워하는데 나도 무척 아쉽게 생각하는 바이다. 누구든 LA에 한인을 위한 요리 클래스가 있다면 반드시 나에게 알려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요리 선생님들은 공통점이 있다. 연령대가 모두 40대 중후반이고 모두 미인들이다, 또한 대다수 한국이나 미동부에서 살다가 요 근래 LA로 왔고, 요리클래스는 지난 1~2년새 이곳에서 처음 시작했으며, 중산층 이상 평범한 가정의 주부들이다. 또 하나 중요한 공통점은 모두들 완벽주의자들이라는 것. 요리는 당연히 말할 것도 없지만 집안팎으로 해놓은 것을 보면 어찌나 깔끔하게 잘 해놓았는지 우리 같은 사람은 들어가면서부터 기가 질리게 된다. 하나를 잘 하면 열을 잘 한다고, 그처럼 자기 관리에 철저하기 때문에 요리도 잘하고 남도 가르칠 수 있나 보다.
요리 클래스에 참석하는 주부들도 존경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맛있는 요리를 하나라도 더 배우고자하는 열기가 얼마나 뜨거운지, 레서피 사이사이 깨알같은 글씨로 참고사항을 적는 것은 보통이고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완성된 작품을 사진으로 찍어두는 사람도 있다. 배운 날로 마켓에 들러 재료를 사다가 저녁 식탁에 차려내는 일은 당연하고, 어쩌다 클래스를 빠지면 따로 시간을 내어 보충수업을 들을 정도로 열심들이다.
대개 30대의 젊은 주부들이 많은데 요리를 잘 못해서 기초부터 배우러 오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잘 하는 사람이 더 잘하겠다고 찾아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많은 수가 요리 클래스를 여기 저기 찾아다니며 각 선생의 레서피를 모두 섭렵하는 열성파이기도 하다.
요리 클래스는 모두 1주일에 한번 단위로 열린다. 배우는 요리 종류는 제인 장씨만 서양요리 전문이고 나머지는 한식, 중식, 일식, 양식을 번갈아 4주에 한번씩 배운다. 한 클래스에서 배우는 레서피는 3~4개 정도. 전채요리, 메인 요리, 사이드 요리, 후식을 한 세트로 공부하며 실습하게 된다. 클래스당 인원수는 8~10명, 강습비는 30~50달러.
클래스 시간은 평일날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혹은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두시간동안 열린다. 남편 출근하고 아이들이 학교에 가있는 시간을 이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요리클래스들은 모두 방학이다. 아이들이 방학하면 엄마들이 자유롭게 시간을 낼 수 없기 때문에 자연히 요리학교도 방학하는 것이다. 개강은 8월말이나 9월초로 예정돼 있다.
요리 클래스를 돌아다니면서 보고 느낀 것은 이것이 단지 배움의 장만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음식 끝에 정든다고, 맛있는 음식을 함께 만들어 나누어 먹는 그곳에서 많은 친교가 이루어지고 스트레스가 해소되며 새로운 인간관계가 형성되는 건전한 주부들의 동아리로 느껴졌다.
요리 클래스에 대한 수요가 생각보다 매우 높다. 요리에 솜씨가 있는 주부들이 집을 개방하고 갖고 있는 레서피를 개발하여 이웃과 함께 나누는 클래스가 동네마다 좀더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