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크’ 하면 두툼한 쇠고기 덩어리를 오븐이나 그릴에 구워 포크와 나이프로 썰어 먹는 요리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스테이크도 있다.
뭐든지 작게, 편리하게, 맛깔스럽게, 만드는 일본사람들은 스테이크마저도 친절하게 썰어서 굽고 소스까지 뿌려 서브하는 것이다.
미국식 스테이크가 입에 안 맞는다거나 고기 썰기가 귀찮은 사람은 일본식 스테이크를 한번 시식해봄직 하다.
일식 스테이크는 또한 여러 종류의 버섯과 양파를 큼직큼직하게 썰어서 함께 볶아내기 때문에 따로 야채요리를 준비할 필요가 없다.
여기에 우리 입맛에 맞는 담백하고 부드러운 소스를 얹어내는 일식 스테이크는 버섯의 향과 양파의 맛이 고기와 어우러져 특별한 미각을 선사한다. 비프 테리야끼와 비슷해 보이지만 훨씬 깨끗하고 담백한 맛.
라 하브라의 요리전문가 이인애씨가 보기 좋고 맛도 좋은 일식 퓨전 식탁을 차렸다.
고기와 버섯 맛을 한껏 즐길 수 있는 일식 스테이크에 명란젓의 짭짤 고소한 맛과 마늘향이 삼삼한 명란 스파게티, 새콤한 드레싱에 버무린 튜나 아보카도 샐러드, 그리고 입에서 살살 녹는 모찌떡까지.
그런데 이 네가지 레서피중 사실은 모찌떡이 특별히 감명 깊었다.
이렇게 맛있는 모찌를 이렇게 쉽게 만들 수 있다니, 아마 레서피를 보면 당장에 재료를 사러 마켓으로 달려나갈 주부들이 많을 것이다.
심플하면서도 맛있고 세련된 퓨전 음식을 척척 만들어 내오는 이인애씨(43)는 아무래도 고급식당 주방장 경력이 몇 년은 되어 보인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런 이력은 전무. 한국 ‘방배동계’에서 요리를 배웠고, 뉴욕서 퓨전요리전문가에게 사사하긴 했어도 100% 순 가정주부로, 가족들만을 위해 갈고 닦은 솜씨가 그 정도라니 맘먹고 나섰으면 일 낼 뻔(?) 했겠다.
워낙 요리를 좋아해 중학교 때부터 집안식구들이 걱정할 정도로 음식 만들기에 심취했었다는 이씨는 그 깔끔하고 창조적인 요리실력에 놀란 주위 사람의 아우성과 권유에 못 이겨 작년 9월 라하브라 자택에서 요리클래스를 개설했다.
처음이라 좀 망설여지기도 했으나 이씨 자신도 놀랄 정도로 강습을 잘해 화, 목, 금 일주일에 세 번 클래스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특별히 이씨는 자신이 직접 만든 퓨전 레서피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색다른 요리를 원하는 여성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내가 직접 만든 레서피를 가르치고 만들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는 것이 보람이지요. 또 요리를 좋아하는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사귀게 되니 할수록 더 재미있습니다"
주재원 남편을 따라 90년 도미, 뉴욕에서 몇년 살다가 귀국했고, 99년 다시 뉴욕으로 이주했다가 작년 여름 LA로 이민 왔다는 이씨는 남편이 대단한 미식가, 17세 딸과 12세 아들도 모두 엄마 요리의 열렬한 팬이다. 요리가 바로 온 가족의 취미생활이라 다같이 푸드 채널을 즐겨 보면서 끓임없이 새로운 레서피를 토론하고 실험한다고.
"미국에 사는 한인 주부들의 식탁을 보면 안타까워요. 이렇게 재료도 많고 여건이 좋은데 너무 요리에 대해 모르는 것 같습니다.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가족들을 위해 즐겁고 맛있는 식탁을 꾸몄으면 좋겠어요" <정숙희 기자>
<일식 스테이크>
▲소스 재료: 양파 1/4개, 마늘 2쪽, 생강 1쪽, 간장 4큰술, 미림 4큰술, 정종 4큰술, 물 4큰술, 설탕 1큰술, 물녹말 1 1/2큰술
▲소스 만들기: 마늘과 생강은 저며 썰고 양파는 채 썰어 간장, 미림, 물, 설탕을 넣고 끓인다. 소스는 끓을 때 넘치기 쉬우므로 지켜보다가 끓기 시작할 때 불을 줄이고 10분 정도 은근하게 더 끓인다. 야채는 체에 받쳐 걸러내고 물녹말을 풀어 걸죽한 소스를 만든다.
▲스테이크 재료: 쇠고기(스테이크) 1파운드, 새송이 3개, 양송이 큰 것 3~4개, 표고버섯 3~4개, 팽이버섯 1/2봉지, 양파 1/2개
▲스테이크 만들기: 달군 팬에 기름을 살짝 두르고 먼저 양파를 볶아내 큰 접시에 담는다. 다시 기름을 살짝 두르고 새송이, 양송이, 표고버섯을 볶아 양파 위에 얹는다. 쇠고기는 약 1cm의 두께로 도톰하게 적당한 크기로 잘라 소금 후추를 약간씩 뿌려둔다. 고기를 팬에 올려 원하는 상태(well, medium, rare)만큼 구운 후 버섯 위에 올린다. 그 위에 팽이버섯을 얹고 소스를 붓는다. 로즈메리 같은 그린으로 장식해낸다.
<튜나 아보카도 샐러드>
▲재료: 냉동참치 1/2파운드, 아보카도 1~2개, 스프링 믹스(Spring Mix) 샐러드, 레몬과 양파 약간씩
▲드레싱: 식초 1큰술, 레몬즙 1큰술, 설탕 1/2큰술, 생강즙 1/2큰술, 다진 마늘 1/2작은술, 간장 2작은술, 올리브오일(Extra Virgin) 2큰술, 소금과 후추 약간씩
▲만들기: 냉동참치는 미지근한 소금물에 5~6분 정도 담궜다가 겉만 살짝 해동시킨 후 물기를 닦고 키친 타월에 싸서 냉장고에 넣어둔다. 아보카도는 반 갈라 씨를 빼고 껍질을 벗겨 깍둑썰기한다. 참치도 깍둑썰기 한다. 양파는 얇게 썰어 물에 담가 매운 맛을 뺀다. 분량대로 드레싱을 만들고 참치에 미리 약간 버무려둔다. 접시에 참치를 놓고 아보카도를 얹은 후 그 위에 양파와 스프링 믹스를 얹는다. 남은 드레싱을 끼얹고 빨간무(radish)와 레몬 등을 예쁘게 잘라 장식한다.
<명란 스파게티>
▲재료: 스파게티 국수 1/2파운드, 명란 0.2파운드, 시금치 약간, 마늘 2톨, 다진 파 약간, 올리브 오일
▲만들기: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스파게티를 10분 정도 삶는다. 명란은 껍질을 벗기고 속만 따로 담아놓는다.(명란 속을 쉽게 빼려면 칼로 반을 가른 후 도마위에서 그대로 양쪽을 긁어내면 쉽게 분리된다) 마늘은 얇게 편 썬다. 시금치는 잘 씻어 물기를 빼둔다. 팬을 달군 후 올리브 오일에 마늘을 넣고 향이 충분히 나도록 볶는다. 여기에 시금치와 삶아놓은 스파게티를 넣고 섞어준다. 이때 너무 뻑뻑하지 않도록 스파게티 삶은 물을 조금 넣어준다. 껍질 벗긴 명란과 다진 파를 넣고 잘 섞으며 볶는다. 파는 같이 버무려도 좋고 나중에 국수 위에 따로 얹어내도 좋다.
<모찌떡>
▲재료: 모치코(Mochiko) 2컵, 팥고물(Red Bean Paste) 1봉지, 소금 1작은술, 녹말가루 약간, 카스테라 약간, 잣 조금 (찹쌀가루와 밀가루를 섞은 ‘모치코’와 팥고물은 한인운영 마켓들에서도 살 수 있다)
▲만들기: 모치코에 소금을 넣고 동량의 물을 부어 마이크로웨이브 오븐에서 7~8분간 돌린다. 모찌떡 만들 때는 무엇보다 물의 농도가 중요하므로 한 두 번 해보며 원하는 정도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 모치코가 익으면 한 김 빼고 한 숟가락 정도 크기로 떼어 속에 팥고물을 넣고 동그랗게 모양을 만든다. 여기에 녹말가루를 묻히면 흰 모찌떡, 체에 내린 카스테라 가루를 묻히면 노란색 모찌떡이 된다. 반대로 팥고물을 한 숟가락 크기로 떼어 가운데 모치코를 넣고 동그랗게 모양내어 싼 후 잣을 박아내면 같은 재료로 세가지 다른 모찌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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