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컵 아티스트 캐롤라인 이씨
개성과 장점 뽑아 살리는 ‘리노베이션’에 푹빠져
“사람을 만날 때마다 ‘아, 이 얼굴은 이렇게, 저렇게 변할 수 있겠구나’하는 여러 가능성이 순간적으로 떠오르면서 가슴이 마구 뜁니다.”
메이컵 아티스트 캐롤라인 이(한국명 영화·24)씨에게선 젊고 팔팔한 프로감각이 읽힌다. 낙천적 열정과 타고난 재능을 겸손과 노력으로 갈고 닦아 어우러진 그런 감각이다.
“못생긴 사람은 없어요. 그 사람만의 개성과 장점을 집어 내지 못한 것뿐이지요”라고 말하는 이씨는 메이컵을 받고 나서 자신감을 얻게 되는 사람들을 보고는 그 매력에 빨려들었단다.
“얼굴이 조막 만하고 예쁜 연예인 메이컵은 별로 매력 없고요, 일반인, 특히 스스로 ‘얼큰이’(얼굴 큰사람), ‘못난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의 단점을 커버하고 장점을 뽑아 살리는 ‘리노베이션’에 푹 빠져있답니다”라고 말하는 이씨의 표정은 정말 화장술에 푹 빠진 듯 보인다.
중 1때 유학 와 본격적으로 미술공부를 시작한 이씨는 고교시절 작품이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온의 벽화로 지금껏 남아있을 정도로 일찍이 예술적 재능을 인정받고 패사디나 아트센터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한 재원이다.
학창시절에도 얼굴에 관심이 많아 초상화를 유난히 좋아했다는 이씨는 “초상화와 메이컵의 차이는 죽은 얼굴과 산 얼굴의 차이”라며 메이컵을 받은 사람들이 보내는 그 즉각적이고 살아있는 반응이 ‘미치게’ 좋단다.
학생 때부터 틈틈이 본인 얼굴을 연습장 삼아 연습하고 사진 찍어 ‘Before & After’ 자료집을 만들어 놓은 것만도 앨범 몇 권에 이른다.
“사실 전 옷이 몇 벌 없거든요. 그런데 주위에선 옷이 많은 줄 알아요. 참신형, 섹시형, 지성형 등 수 종류에 달하는 메이컵으로 확실하게 변신하는 덕분이지요”라며 “성형수술이 잘 돼도, 좋은 옷을 입어도, 헤어스타일이 아무리 멋져도 메이컵으로 얼굴을 살리지 못하면 소용없어요”라고 메이컵 아트의 마력을 한껏 강조한다.
재미 삼아 친구들 프롬이나 결혼식 때 미장원을 따라가 메이컵을 해주면 ‘메이컵 아티스트 뺨친다’는 미용사들의 칭찬이 자자했지만 당시엔 ‘그저 인사 치레이려니’ 했는데 1998년 한 모델 에이전시 전속 사진기사의 진지한 권유를 계기로 오랫동안 가슴속에서만 불태우던 열정을 프리랜서 활동으로 구체화하게 됐다.
그 후 이씨에게 메이컵을 받아 본 사람들 사이에 알음알음으로 그 실력이 전해진 이 씨는 지난해 한국의 연예계에서 독보적 메이컵 아티스트로 알려진 매직터치뷰티 메이컵 스튜디오의 힐러리 박(한국명 혜정) 선생으로부터 정식 훈련을 받으며 일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박 선생은 지난 28년간 강수연, 최진실, 채시라, 전인화, 이혜숙, 고현정, 김혜수, 황신혜, 최민수, 정우성, 이정재 등 한국의 내로라 하는 배우들과, 미디어를 통해 일반인에게 가까이 가야 하는 정치인들 뿐 아니라 사라 장과 뮤지컬 캣츠 단원 및 볼쇼이발레단 등 미국내 유명 무대 예술가들과 브룩실즈, 샤론스톤을 포함한 할리웃 배우 및 수퍼모델들의 분장을 담당해온 고수다.
박 선생에게 배운 지 4개월만에 기초클래스 강습을 맡게 된 이씨는 레슨 당 2시간씩 걸리는 강습을 하루 종일 하고 나면 진이 다 빠질 지경이지만 “주류 유명 메이컵 전문학교에 다니는 친구들도 박 선생님한테만큼 좋은 교육을 받지 못한다며 부러워들 한다”고 자랑이다.
이씨에 따르면 이목구비가 뚜렷한 서양인의 메이컵은 붓 터치가 거칠고 큼직큼직해도 별 차이가 안 나타나 동양인에 비해 훨씬 수월한 편. 반면 동양인은 얼굴형도 갸름하게 손봐야 하고 섬세히 여러 번 터치해야 밋밋한 선을 살려낼 수 있다고 한다.
메이컵을 공부하는 서양인 친구들은 듬성듬성 손을 대도 효과 좋은 서양인의 얼굴에 이 씨의 섬세한 터치를 적용하면 ‘메이컵 아트의 진수’가 나타날 것이라며 이씨에게 끊임없이 주류진출의 제안을 해오지만 “박 선생님 지도아래 1,000명의 얼굴을 메이컵 하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는 눈 질끈 감고 소질을 최대한 개발할 계획”이라고 소신을 밝히는 이씨의 눈에 밝고 푸릇한 열정이 가득하다.
이씨는 요즘 결혼시즌을 맞아 특별히 웨딩 메이컵 출장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연락 (949)923-9333
<김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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