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이 완연한 주말. 가만히 있기엔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로 화창한 날씨가 눈부시다. 오늘 자정을 기해 서머타임도 시작되는데 겨우내 칙칙했던 집안 분위기를 털어 내고 진정한 하절기 준비에 들어가 보자. 가족들이 봄기운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침대 세팅을 바꿔 보면 어떨까. 베개와 이불커버를 갈고 커튼만 바꿔 달아도 집안 가득 화사함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참에 다양하고 복잡한 침구 아이템의 각 명칭과 역할, 그리고 한식·양식 침대세팅법도 알아두자. 오래 돼서 바꿔야 할 것들은 품목별로 적어 이번 주부터 전격 시작되는 백화점, 타운 이불점 등 봄맞이 세일 업소도 들러보면 좋겠다.
사이즈와 기본 아이템 알아두면 비용 절약
■기본 베딩 아이템
침대 시트를 제대로 갖추려면 우선 가족이 사용하는 각 침대의 사이즈와 높이, 매트리스 두께를 알아야 하고 매트리스만 사용하는지, 박스스프링도 함께 사용하는지, 데이베드(사진)나 서랍장이 달려 있는지 등을 알아야 한다. 또 시트와 커버의 종류별 이름도 익혀둬야 필요한 것을 실수 없이 구입할 수 있다. 특히 침대 사이즈는 미국, 유럽, 한국형이 조금씩 다르므로 반드시 사용하는 침대의 미국식 사이즈를 알고 있어야 구입이 용이하다.
기본 침구 아이템은 베드스커트(bed skirt), 매트리스 패드(mattress pad), 플랫 시트(flat sheet), 피티드 시트(fitted sheet), 컴포터 커버(comforter cover) 또는 뒤베 커버(duvet cover), 필로 케이스(pillow case), 섐 케이스(sham case), 베드 스프레드(bed spread)가 있다.
아이템 별로 각기 판매하기도 하지만 ‘시트세트’나 ‘컴포터세트’라는 이름으로 몇몇 아이템을 묶어 판매하기도 한다. 보통 시트세트에는 필로 케이스 2개와 플랫시트 및 피티드시트가 각각 1장씩 들어있고 컴포터 세트에는 컴포터 커버, 섐 커버 2개, 베드스커트가 들어 있어 두 가지 세트를 각각 구입하면 침대세팅 풀세트가 된다.
세트로 한꺼번에 구입하면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색상과 무늬도 매치되는 장점이 있지만 항상 풀 세팅을 하지 않는 대부분 한인 가정에서는 플랫 시트나 섐 커버 등 사용하지 않는 아이템까지 덩달아 사게 되므로 가격과 용도를 꼼꼼히 따져 결정하는 것이 좋다. 또 컴포터커버에 단추와 지퍼가 달려 있어 플랫시트를 붙여 사용하거나 절기마다 솜이불을 넣었다 꺼냈다 하며 사용할 수 있는 한식 아이템을 구입하는 것도 편리하겠다.
■명칭과 용도
●플랫 시트(flat sheet)-매트리스 윗면과 측면을 완전히 싸고 남을 크기의 직사각형 홑 천. 담요 밑에 깔아 직접 피부에 닿는 천인만큼 자주 빨아 사용해야 하므로 대부분 면이 많지만 고급 실크제품도 있다.
●피티드 시트(fitted sheet)-플랫시트의 가장자리에 고무줄을 넣은 것으로 보면 쉽게 구분이 간다. 패드와 함께 매트리스를 타이트하게 감싸는 시트로 컴포터, 필로케이스와 함께 3대 기본 시트라 할 수 있다. 킹사이즈 피티드 시트 중에는 ‘캘리포니아 킹’이라는 것이 있어 일반 킹 보다 측면이 약간 깊게 만들어져 있으므로 킹사이즈를 사용할 경우 매트리스와 패드의 두께를 미리 알고 구입하도록 한다.
●베드 스커트(bed skirt)
침대 밑 공간을 수납용으로 사용할 경우 지저분한 것을 가려주는 용도로 사용된다.
양식세팅에서는 보통 박스스프링과 매트리스 사이에 펴 넣어 사용하고 박스스프링 없이 프레임에 매트리스만 올려 사용하는 경우나 프레임이 겉으로 드러나도록 하고 싶을 때는 스커트 안쪽에 탈·부착이 간편한 벨크로(velcro) 띠를 둘러 프레임 겉이나 안쪽에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는 제품도 나와 있다<사진 1>.
한편 한국식 베드스커트는 매트리스와 패드 사이에 깔아 피티드시트의 역할을 겸하며 스커트 길이를 길게 해 침대 측면 전체를 가려준다. 교체할 때 매트리스를 들어내지 않아도 되고 피티드시트를 따로 사용하지 않아도 되므로 간편하다.
데이베드나 서랍장이 달려 있는 경우는 거추장스러우므로 베드스커트를 사용하지 않는다.
●매트리스 패드(mattress pad)
매트리스 바로 위에 까는 깔개로 매트리스에 먼지가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고 쿠션을 더해 주는 역할을 한다.
양식은 흰색 누비천으로 네 귀퉁이에 고무밴드가 달려있어 매트리스에 고정시킬 수 있도록 만든 것이 대부분이나 쿠션을 주기 위한 용도로서 10cm 가량의 두꺼운 패드도 있다.
반면 한식은 얇은 누비깔개 형태로 매트리스 위에 베드스커트를 깐 후 그 위에 올려놓게 돼 있어 베드스커트와 매트리스에 때타는 것을 방지하고 소재에 따라 여름엔 시원하게, 겨울엔 따뜻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베개커버
크게 필로 케이스(pillow case)와 섐 커버(sham cover)로 나뉜다. 직사각형 자루의 한쪽 끝을 터 베개를 집어넣게 만든 것이 필로 케이스, 쿠션커버처럼 사방을 박음질하고 뒤쪽 가운데를 벌어지도록 해 베개를 넣도록 만든 것을 섐 커버라 한다.
베개사이즈도 침대사이즈에 따라 달라지지만 스탠다드 사이즈가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볼스터(bolster), 부두와르(boudoir), 유로(euro) 등 주로 쿠션처럼 쓰이는 여러 종류의 덧 베개를 함께 침대에 놓고 사용하기도 한다.
●뒤베(duvet) 또는 컴포터(comforter) 커버
합성섬유 이불이든 거위털, 양털 등 천연소재 이불이든 담요를 제외한 덮는 이불을 통틀어 컴포터 또는 뒤베라 부른다.
자주 빨기 번거로우므로 커버를 사용하는데 양식 커버는 주로 자루형태로서 이불을 싸주는 커버의 역할만 하나, 한식은 커버 위쪽에 플랫시트를 고정시키는 단추가 달려 있어 양식에 비해 정리도 수월하고 때가 덜 타게끔 돼 있다.
또 옆에는 지퍼를 달아 여닫기가 간편하며 안쪽 가장자리에는 이불이 뭉치지 않도록 이불 귀를 묶을 수 있는 끈도 달려 있다. 스윗드림 등 한인 이불점에서는 한인들이 선호하는 명주솜 이불속도 따로 판매하는데 기온에 따라 한 장 또는 두 장을 간편하게 넣고 뺄 수 있다.
●베드 스프레드(bed spread)
베드를 세팅한 뒤 전체를 덮어씌우는 침대커버를 말한다. 손님방처럼 늘 사용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곤 매일 씌우고 벗기기 번거로우므로 잘 사용하지 않는다. 서양에선 여러 천을 연결해 꿰맨 퀼트(quilt) 제품이 많아 베드 스프레드 대신 퀼트라 부르기도 한다.
■침대세팅
침대세팅에 왕도가 있을까. 베딩 아이템 세일즈 관계자들에 따르면 틀에 박힌 룰은 없으며 문화와 기후, 개인의 취향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는 2인용 베드에 2개의 스탠다드 베개만 간편히 사용하지만 여러 종류의 베개를 올려놓고 사용하는 사람도 있고 낮잠을 즐기는 유럽에서는 베드세팅을 마친 후 그 위에 항상 담요 한 장을 별도로 얹어 낮잠 때는 세팅을 건드릴 필요 없이 담요만 사용하기도 한다.
전통 풀 세팅법은 유럽식과 미국식이 거의 비슷하지만 한국식과 서양식은 사용하는 아이템의 가짓수부터 확연히 다르다. 한식·양식 침구일체를 모두 갖추고 있는 타운 베딩전문점 ‘스윗드림’의 샌드라 곽 세일즈 담당자는 “한국식 세팅은 서양식에 비해 갖춰야 할 아이템수가 훨씬 적고 사용도 간편한 편이라 사용해 본 타인종 고객들도 편리하다며 다시 찾는다”고 전했다. 곽씨가 설명한 한식·양식 베드세팅을 소개한다.
●서양식 베드세팅
① 박스스프링과 매트리스 사이에 베드스커트를 끼워 편다. 두 사람이 베드스커트 위쪽의 양끝을 잡고 박스스프링과 매트리스 사이에 끼워 머리 쪽으로 끌어올리며 펴면 쉽다.
② 매트리스 바로 위에 패드를 깔고 네 귀퉁이 고무밴드로 매트에 고정시킨다.
③ 피티드 시트로 매트리스와 패드 전체를 씌워 표면을 팽팽히 잡아 편다.
④ 매트 위에 플랫시트 양쪽 길이를 맞춰 펴고 그 위에 담요를 겹쳐 편다.
⑤ 플랫시트와 담요를 한데 잡아 발치의 양 모서리를 정리하고 표면을 매끈하게 편 후 옆과 아래쪽 시트와 담요를 한꺼번에 매트리스 밑으로 끼워 넣는다.
⑥ 헤드부분은 시트와 담요를 한꺼번에 약 20cm 폭으로 잡아 밖으로 두 번 접은 후 양옆을 매트리스 밑에 끼워 넣는다.
⑦ 베개는 상표가 커버 안쪽으로 가도록 집어넣어 침대 위에 잘 배치한다.
⑧ 컴포터를 펴 얹은 후 컴포터의 헤드 부분을 겉으로 접어 베개를 반쯤 걸쳐 싼다.
⑨ 스프레드를 사용할 경우 침대 전체를 잘 덮은 후 베개 부분은 베개 아래로 선을 잡아 헤드 부분을 깔끔하게 정리한다.
●한국식 베드세팅
① 매트리스 위에 베드스커트를 펴고 스커트가 침대 옆면을 모두 가리도록 가지런히 정리한다.
② 베드스커트 위에 패드를 편다.
③ 플랫시트를 컴포터 커버에 단추로 고정하고 침대 위에 펴 덮은 후 헤드 부분을 정리한다.
④ 베개는 커버에 잘 싸서 머리맡에 두고 스프레드를 덮어 정리한다.
글 김상경 기자
사진 홍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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