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봉사 20년, YWCA 미드윌셔지부 대폭 축소
갈수록 난제 첩첩′ 앞으로의 대책은…
대학못간청소년 대상 ‘잡 코어’ 프로 운영
회원 확대-한인들 기금모금운동 적극 추진
2,000스퀘어피트 회관장소 기증해 주었으면…
지난 18년간 한인타운 봉사활동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YWCA LA 미드윌셔지부에 한인 여성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히 필요하다. YWCA의 ‘한인지부’로 불리어온 미드윌셔지부는 근 20년간 건강한 한인가정을 위해 유익한 프로그램들을 유치해온 비영리 봉사기관. 그러나 최근 들어 만성적 적자누적과 본사-지부간 운영방침 상의 갈등으로 폐쇄위기에 처했다가 지난달 프로그램 변경과 장소이전 등 선행 조건을 내건 채 존속이 결정돼 기사회생했다.
그러나 지금부터가 문제. 장소와 프로그램이 축소된 기관을 다시 살리는 일은 한두 사람의 노력으로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YWCA 미드윌셔지부의 설립배경과 프로그램, 폐쇄 위기에 이른 원인과 존속의 필요성 및 앞으로의 대책을 살펴보면서 안정된 정착을 위해 앞으로의 넘어야 할 크고 작은 산들을 짚어 본다.
■설립배경
1985년 LA 한인여성의 자질개발과 사회참여 촉구를 위해 미드윌셔 지부의 모태인 ‘아시안 퍼시픽 서비스’(Asian Pacific Services)가 장수경 박사를 초대 회장으로 6가와 루카스 길에 있던 본부 내 2개의 방을 할당받아 창립됐다.
1989년 YWCA LA본부의 연감에 따르면 APS(Asian Pacific Services)는 LA지역 한인 여성의 능력개발과 그 가족의 후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한인 여성과 청소년의 필요에 따른 클래스와 상담 등 여러 세부 프로그램을 자체 운영토록 설계됐다.
이는 1893년부터 YWCA 그레이터 로스앤젤레스 본부가 지역사회 여성들에게 요리, 언어, 속기, 화법 등을 가르치기 시작했으나 인종차별이 만연하던 당시 사회분위기에서 제대로 혜택을 누리지 못하던 소수계 여성들을 위해 1912년 ‘Negro Women Branch’ 설립을, 1922년 일본계 여성 지부를, 또 1975년 히스패닉 여성 지부를 설립한 후에야 이뤄진 역사로 LA 한인들이 기울인 지속적인 노력의 결과였다.
그 후 한인여성들이 적극 참여, 이용자수가 증가하고 프로그램이 확대되자 보다 넓은 6가와 아드모어 오피스로 이전했으며 지난 2000년부터 6가와 놀만디에 위치한 6,000스퀘어피트 크기의 현재 회관으로 이사했다.
■프로그램 운영
회원제로 회비는 18세 이상 여성 연 25달러, 12∼17세는 연 10달러고 자원봉사자와 본부에서 지원하는 강사들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최근까지 이어진 프로그램들은 여성핫라인, 소비자중재상담, 금요아침합창, 성경공부, 신생아 옷짓기, 뜨개질, 유방암·자궁암 검사 등 무료 프로그램과 서예, 꽃꽂이, 컴퓨터, 성악, 피아노, 가야금, 국악, 동양화, 사진반, 찬양율동, 여성합창단 등 유료 프로그램 들이다.
이중 YWCA 미드윌셔의 간판급 프로그램인 ‘여성핫라인’(Women Helping Women Talkline, 213-380-3345)은 1985년 개설 직후부터 의료, 교육, 주택, 고용, 가정 등에 관한 연 1,000건 이상 상담이 몰려 2년 후에는 소비자 불만신고만 따로 다루는 ‘소비자 중재 핫라인’(Consumer Protection Hotline, 213-380-5115)이 개설돼 한인 여성들에게 많은 도움이 돼왔다.
현재 프로그램 담당보조를 맡고 있는 윤선자 씨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 중재 핫라인과 여성핫라인에 접수된 상담은 하우징, 전화, 자동차수리, 가전제품, 서비스, 크레딧 카드, 이사, 가구, 보험 관련 등 월 150여건으로 수와 종류면에서 크게 늘어났다.
또 ‘신생아 옷짓기’로 잘 알려진 ‘Senior Women Hospital Volunteer Program’은 원래 미국인 할머니가 하던 봉사를 1985년 김정옥 권사를 비롯한 60∼85세 한인 노인 35명이 인수받아 운영해온 최장수 프로그램 중 하나.
현재도 굿사마리탄 병원에 15명, 퀸 오브 앤젤스 병원에 15명이 매달 두 번씩 각 병원을 방문, 미혼모나 불우한 처지의 임산부들이 낳을 신생아들의 배냇옷을 입혀주며 온정을 전하고 있다.
그 밖에 40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금요일 아침마다 모여 연습시간을 갖는 ‘금요아침합창단’은 양로원 방문 등을 통해 사회봉사 및 친목의 목적을 달성하고 있다.
그 밖에 여성들의 취미활동을 위해 운영돼 오던 10여가지 클래스는 잠정적으로 폐쇄된 상태다.
■축소원인
미드윌셔지부가 폐쇄 위기를 맞은 가장 큰 이유는 재정문제다.
방재숙 LA본부 상임이사는 “그 동안 미드윌셔 지부가 본부로부터 받는 지원 외의 다른 재원이 없어 연간 약 30만 달러의 만성 적자에 시달려 왔다”고 밝히고 게다가 최근 본부로부터 부분적으로 그랜트가 끊겨 프로그램의 대다수가 중단위기에 놓였다고 전했다.
중요한 재원이었던 회비가 크게 줄어든 것도 어려움을 더했다. 한 때 800명을 육박하던 회원수도 100명 안팎으로 줄었고, 초창기 인기 있던 미혼모상담 프로그램과 결혼예비 프로그램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지금은 상담과 옷짓기, 금요합창단 등 일부 무료 프로그램만이 운영되는 실정이다.
또한 지금까지 자체 운영해온 취미 프로그램들이 여성의 리더십 향상과 능력 배양이라는 본래 YWCA 설립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점 또한 축소의 이유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대책
YWCA 미드윌셔 초대소장으로 1989년까지 여성핫라인과 신생아 옷짓기, 금요합창단 등 굵직굵직한 프로그램들을 개설한 장수경 박사는 “어떤 사회든 여성이 건강해야 가정이 건강하고 가정이 건강해야 사회가 건강해 진다”고 강조하면서 “최근 타운에도 많은 상담이나 봉사기관들이 생겨났지만 YWCA 미드윌셔 지부처럼 한인 여성들이 운영과 관리 및 참여를 전적으로 전담함으로써 진정한 여성의 리더십 배양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는 기관은 드물다”고 지부존립의 당위를 설명했다.
방재숙 LA본부 상임이사는 구체적으로 “창업이나 정부업무교육 등 여성 경제권 연구와 대학 미진학 청소년의 기술교육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잡 코어’(Job Corps) 프로그램 운영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잡 코어’란 연방노동부가 매년 1인당 2만 달러를 투자해 16∼22세 남녀 고교 미졸업자에게 1년간 기숙하며 기술훈련을 시키는 YWCA의 청소년 교육프로그램으로 방 이사에 따르면 현재 LA본부 전체 참가자의 80%가 히스패닉이고 흑인 10%, 일본계와 중국계 10%이며 한인은 한명도 없는 실정이다.
또 유방암·자궁암 검사 프로그램 등을 맡아 미드윌셔 지부에서 8년째 봉사해 온 미키 남 씨는 “회원수 유지도 지부존속의 중대 사안으로 지금까지본부 측에서 영어로 발송하던 회원갱신 안내문을 이제부터는 지부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맡아 한글로 내보내고 연 25달러로 회원자격을 유지하면서 얻을 수 있는 많은 혜택에 대해서도 한인 사회에 대대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라고 전하고 “지금까지 본부차원에서 주류사회를 대상으로만 함으로써 냉대 받아오던 기금모금 활동도 한인사회로 가져와 스스로 돕는 모습을 보이는 등 적극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오는 6월말까지 장소와 시설을 확보해야 하는데 현재 지부 회관의 3분의 1정도 되는 2,000 스퀘어피트 정도의 시설을 물색중이라며 “비영리 단체이므로 매달 5,000달러의 택스 크레딧을 받으면서 장소를 기증해 줄 수 있는 독지가를 기다린다”고 도움을 요청했다.
<김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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