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닛산오픈 파이널 타이거 우즈와 공동 5위
상금 17만1,000달러 챙겨 - 캐나다 마이크 위어 우승
우승도 가능했었다는 점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있지만 세계 정상급으로 떠오른 ‘코리안 탱크’의 저력을 남가주 한인팬들에게 유감없이 보여줬다는 점에서 최경주(34)로선 큰 불만이 있을 수 없는 좋은 대회였다.
23일 퍼시픽 팰리세이즈 리비에라 컨트리클럽(파71·7,222야드)에서 막을 내린 PGA투어 닛산오픈(총상금 450만달러) 마지막날 경기에서 선두 찰스 하월3세에 4타차로 뒤진 단독 3위로 라운드를 시작한 최경주는 한때 선두에 2타차까지 따라가며 역전우승의 기대를 모았으나 막판 승운이 따르지 않아 우승권에 들지 못하고 합계 6언더파 278타로 타이거 우즈와 함께 공동 5위를 차지했다. 상금 17만1,000달러를 받은 최경주는 시즌상금 64만2,665달러로 상금랭킹 9위에 자리잡았다.
한편 캐나다의 왼손잡이 마이크 위어는 이날 하월3세에 무려 7타 뒤진 공동 10위(-4)로 라운드를 시작했으나 버디 6개, 보기 1개로 5언더파 66타의 호타를 치며 이날 2오버파 73타에 그친 하월3세와 9언더파로 동률을 이룬 뒤 서든데스 플레이오프 2번째 홀에서 8피트 버디펏을 성공시켜 대역전승을 거두고 81만달러의 우승상금을 챙겼다. 이로써 위어는 밥 호프 크라이슬러 클래식에 이어 시즌 2승 째를 거뒀고 시즌상금 202만2,000달러로 어니 엘스(181만달러)를 제치고 상금랭킹 1위로 점프했다.
또 전날까지 이븐파로 공동 28위까지 처졌던 우즈는 이날 데일리 베스트이자 대회 최저타 타이기록인 6언더파 65타를 뿜어내며 단숨에 최경주와 타이인 공동 5위까지 점프, 비록 뒤늦게나마 ‘황제골프’의 진수를 팬들에게 선사했다.
dannykim@koreatimes.com
파이널 라운드 상보
10번홀 버디 선두와 2타차
13·14번홀 뼈아픈 연속 보기
3라운드까지 하월(-11), 닉 프라이스(-8)에 이어 7언더파로 단독 3위를 달린 최경주는 이날 최종 4라운드에서 하월, 프라이스와 함께 맨 마지막 챔피언조로 오전 10시40분 1번홀에서 출발했다. 최경주는 파5 1번홀에서 투온 투퍼팅으로 버디를 낚았으나 같은 홀에서 하월이 버디, 프라이스가 이글을 잡는 바람에 파트너들과의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다. 오히려 파3 4번홀(236야드)에서 3번 아이언 티샷이 그린에 미치지 못하게 짧았고 10피트 파 퍼팅을 놓쳐 보기를 범하면서 하월과 차이는 5타차로 늘어났다.
하지만 하월과 프라이스는 7번홀에서 나란히 보기를 범해 1타씩 내려왔고 10번홀에서 최경주가 페어웨이 벙커에서 친 세컨샷을 핀 9피트 옆에 붙여 버디를 낚아 프라이스와 공동 2위로 올라선 반면 하월이 보기를 범하자 둘간의 격차는 2타(-10 vs. -8)로 줄었다. 뒤집기 우승의 희망이 보였다.
하지만 그 희망은 다음홀인 파5 11번홀(564야드)에서 기세가 꺾였다. 하월과 프라이스가 나란히 버디를 잡은 반면 최경주는 세컨샷을 그린 언저리까지 보내고도 칩샷이 정확하지 못한데다 10피트 버디퍼팅마저 놓쳐 파에 그친 것. 하월이 다음홀에서 보기를 범해 차이가 다시 2타차로 줄자 최경주는 파4 13번홀(459야드)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페어웨이 한복판을 가른 303야드 드라이브에 이어 세컨샷으로 핀을 노렸으나 볼은 그린 왼쪽 깊은 러프에 빠졌고 최경주는 노렸던 버디 대신 보기의 쓴잔을 마신 것. 여기서 맥이 풀렸는지 최경주는 14번홀에서 16피트 버디퍼팅을 놓치고 4피트짜리 컴백 파 퍼팅마저 미스, 3펏 보기를 범하며 우승권에서 탈락했다.
500여한인 열렬응원
최경주 롱샷
“놀랍다”감탄
◎…이날 리비에라코스는 5만여명이 넘는 팬들로 초만원을 이뤘으며 특히 500여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많은 한인팬들이 최경주를 열렬히 응원했다. 많은 한인들은 최경주가 드라이브샷 거리에서 닉 프라이스보다 20∼30야드가 더 나가고 장타자로 소문난 찰스 하월3세에도 전혀 뒤지지 않는 것을 보고 정말 놀랍다며 감탄을 터뜨리기도 했다.
◎…위어에 7타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당한 하월은 퍼터를 원망해야 할 듯. 하월은 이날 5피트 이상 거리 퍼팅을 단 하나도 성공시키지 못했으며 위어와의 플레이오프 2번째 홀에서도 6피트 퍼팅을 놓쳤다.
◎…위어는 밥 호프 클래식에서도 마지막날 4타차 열세를 극복하고 역전 우승을 거둔 데 이어 시즌 2번째 역전승을 따냈다.
◎…타이거 우즈는 닛산오픈 6번째 출전에서도 우승에 실패한 뒤 라이더컵 포인트를 얻기위해 탑10에 드는 것이 목표였다고 조크를 했다. 우즈가 이렇게 많이 출전하고도 우승과 인연을 쌓지 못한 대회는 닛산오픈이 유일하다.
“굉장히 기분 좋다”
14번홀 숏 퍼팅은 감각적 실수
최경주 인터뷰
- 아쉽지만 아주 선전했는데 지금 소감은
▲너무 좋다. 비록 오늘 1오버파를 쳤지만 굉장히 기분 좋다. LA에서 처음 잘해 팬들의 성원에 보답한 것 같다. 지난주 대구 지하철 화재사고로 인해 시름에 잠겨있을 고국팬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
- 오늘 승부의 포인트는
▲13번홀에서 승부수를 띄웠는데 먹히지 않았다. 10번홀에서 따라잡았다고 생각했는데 11번홀에서 버디가 됐으며 상황이 좋았을텐데 거기서 실패하고 이어 다음 홀(13번)에서 보기를 범한 것이 억울했다. 이번이 2번째 마지막조 경기 실패인데 좋은 경험으로 삼고 다음 기회가 온다면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것들이 다 메이저대회를 준비하는 발판으로 삼겠다.
- 13, 14번홀 연속 보기로 경기의 흐름이 꺾였는데.
▲14번홀에서 숏 퍼팅 미스는 퍼팅이 강하게 맞은 감각적 실수였다. 하지만 흔히 있는 일이고 이것들을 점차 보완한다면 남은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이 나올 것으로 믿는다.
- 다음 대회는
▲매치플레이에 나간다. 이번 대회 탑10에 들어 세계랭킹이 좀 더 올라갈 것이기 때문에 초반에 타이거 우즈와 만나기는 어렵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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