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와이 한인입양아 사모곡
▶ “날 떠나 보낸 조국 알리는 문화전도사 될터”
맬라니양(맨 오른쪽 하단)이 양부모와 형제들과 함께 찍은 사진. 맬라니양의 여동생(뒷줄 오른쪽)도 한국에서 입양됐다고 한다.
2003년 미주한인이민100주년을 맞아 조국과 해외 한인동포들과의 네트워크화가 한국정부 새로운 국가사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1월13일 역사적인 한인이민100주년기념 만찬에 참가한 많은 한인들은 당시 기념만찬 기조연설자로 초청된 워싱턴주 신호범상원의원의 가슴뭉클한 연설을 잊지 못하고 있다. 신의원은 입양아로 미국에 건너와 자랑스러운 한인으로 이날 기념식에 초청되어 7천여 내외귀빈들의 심금을 울리는 명연설을 했다. 본보는 미주한인이민100주년을 맞아 해외한인동포 카테고리에서 조금은 특수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하와이 입양 한인들을 부각하며 이들을 한인동포사회가 함께 보듬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미국내 한국입양아의 역사는 반세기를 맞아간다. 한국홀트아동복지회와 동방사회복지회에 따르면 미주한인동포 이주가 처음 시작된 하와이로 한국 아동들이 입양되기 시작한 것은 1978년부터로 지난해까지 861명의 아동들이 하와이 가정에 입양 되었다.
미전국적으로 한국아동 입양이 시작된 것은 1958년부터이며 약 10만여명의 한국 입양자가 미국에서 살고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본보는 ‘내 핏줄, 내 조국을 알고싶다’라는 제목으로 하와이 한국 입양아들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3회에 걸쳐 게재한다 <편집자주>
한국입양아, 이들은 한인1.5세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그들과는 사뭇 다르다.
한인1.5세가 한국의 성을 간직하고 있는 것과 달리 입양아는 양부모의 성을 따르기 때문에 완전한 외국인의 이름을 갖게 된다.
이들은 얼굴만 한국인일뿐 이름과 언어, 행동을 봐서는 입양된 국가의 국민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이들은 성인이 되면서 스스로 한국 사람이고 싶어 한다.
현재 하와이대학교에서 한국어학을 공부하고 있는 입양아 맬라니 맥키니(한국명: 정숙희.27) 역시 스무살이 되서야 비로서 한국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됐다.
생후 5개월 때 미국 양부모에게 입양된 맬라니는 97년 몰몬교 선교사로 한국에 2년 동안 머물면서 ‘어머니 나라’한국을 알게 됐고 생모에 대한 그리움도 동시에 생겨났다.
양부모의 종교를 따라 말일성도예수그리스도교회(몰몬교)에 다니던 그녀는 스무살이 되던 해 해외로 선교사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본부를 둔 몰몬교는 전세계로 약 6만5천명의 선교사를 보내고 있는데 맬라니가 선교 임무를 맡은 나라는 다름아닌 자신을 생후 5개월 때 버린 한국이었다.
우연치곤 너무 기막혔다.
까맣게 잊고 살았던 고국으로 복음을 전파하러 떠나게 된 맬라니는 온양과 여수, 광주, 충주 등을 돌면서 그곳 주민들을 상대로 무료로 영어를 가르치며 선교활동을 펼쳤다.
난생 처음 밟아 보는 고국, “외국이란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어요. 왠지 마음이 편했어요” 그녀는 한국에서 만난 사람들과 정을 나누며 함께 살았다.
생전 처음 먹어보는 김치, “맵지만 김치 많이 먹고 한국말 잘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었어요”라며 웃음을 짓기도한 그녀는 선교를 하면서 혹시 자신을 낳아준 생모를 만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만나는 사람마다 제가 한국말을 못해도 같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정말 따뜻하게 감싸줬어요.
특히 ‘입양아’라는 사실을 알곤 절 꼭 안아주고 눈물을 흘리시는 분들도 많았는데 그때마다 이분이 혹 내 친 엄마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곤 했죠”.
“한국 가정을 방문해 단란한 가족을 보면 한국을 어쩔 수 없이 떠난 사실이 무척 원망스러웠죠.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원망보다는 고국에 대한 애착과 사랑이 훨씬 커졌어요”라며 자신도 결국 한국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맬라니는 한국에서 벌인 2년 동안의 선교활동 체험을 통해 기억속에서 사라졌던 한국을 깨달으며 가족의 사랑을 느꼈다. 그 일로 인생이 완전히 뒤바뀌었다는 맬라니는 그때부터 한국말을 배우기 시작했고 한국무용에 매혹되면서 나중에 미국에서 한국문화를 무용으로 알리는 문화 전도사가 되리라는 꿈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제 저에게 있어 한국은 더 이상 먼 나라가 아니에요. 꿈속에 나라도 아니죠. 한국은 저에게 둥지 같은 곳이에요”
맬라니는 ‘나는 누구인가’ 라는 정체성 혼란을 겪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한국인’이라는 강한 프라이드가 생겨났다고 전했다
<김현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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