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우유’성인병 예방 특효
먹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추운겨울
종류 약 8~9가지, 생으로 먹을때 영양 뛰어나
생굴의 시원하고 톡 쏘는 향긋한 맛은 아는 사람만 안다. 생굴 맛을 아는 사람은 어느 정도 연륜이 쌓인 미식가라고 생각해도 무리가 아니겠다. 한 번 생굴에 맛을 들이게 되면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다리를 건넌 것과 같이 그 신비로운 맛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대학을 다닌 나는, 생굴로 먹기에 최적격이라는 대서양 굴을 대학에 가서 처음 맛보았다.
볼티모어 내항 (Inner Harbor)에 있는 파빌리온 1층에는 생굴을 얼음과 함께 산처럼 쌓아두고 하얀 앞치마를 두른 건장한 뱃사람 분위기의 아저씨들이 손님들에게 직접 굴을 까서 파는 곳이 많다. 2층에도 한군데 있는데, 나는 가격은 조금 더 비싸지만 깔끔해보이는 가게와 아저씨 때문에 주로 2층에서 굴을 먹었다.
유리 너머 진열대에 쌓여있는 굴을 가리키며 6개, 혹은 12개 갯수를 말하면 손잡이에 하얀 붕대를 칭칭 감아놓은 짧은 손 칼을 집어들고 순식간에 굴을 반으로 쪼개서 접시 위에 올려놓았다. 타바스코 소스, 양고추냉이 (horseradish) 등을 얹어서 후루룩 먹으면 입안에서 차가운 바다를 고스란히 다 느낄 수 있었다.
덕분에 익힌 굴은 잘 먹지 못하면서도 생굴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찾게 되었고, 그 때부터 굴젓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굴을 먹기에 최고로 좋은 시기를 겨울로 꼽는다. 차가운 바다의 깊은 기운이 스며들어 그 맛이 더하기 때문이라는데, 실제로 연안의 식중독병원체에 감염되기 쉬운 계절인 봄~여름에는 굴을 먹지 말라는 속설이 있다.
영국에서는 달의 이름에 알파벳 R이 안 들어가는 5월(May), 6월(June), 7월(July)에는 굴을 먹지 말라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굴 껍질은 한국 선사시대의 조개더미에서부터 발견되었고 중국에서는 옛날부터 굴을 양식하였으며, 기원전 1세기에 나폴리에서 양식되었다는 기록도 있다.
미국에서 주로 접할 수 있는 식용 굴의 종류는 약 8~9가지이지만, 그 중에서도 태평양 굴, 대서양 굴, 유럽 굴 등이 흔하다. 특히 대서양 굴 중 뉴욕 롱아일랜드 남쪽에서 채취되는 블루 포인트는 다른 모든 종류의 세배 정도 많이 소비될 정도로 그 인기가 높다.
■ 영양분 단백질· 무기질 풍부 빈혈에 효능
굴은 맛만 좋은게 아니라, 바다의 우유라고 불리울만큼 영양소가 풍부하다. 단백질과 당질의 구성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빈혈에 특히 좋다. 또한 정자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아연과 혈압을 조절하는 타우린을 다량 함유하여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익히지 않은 것은 잘 먹지 않는 서양인들도 유난히 굴만큼은 날것으로 먹는 걸 보면 생굴의 맛은 전 세계적으로 공통되게 사랑 받는 것 같다. 하지만 생으로 즐길 때 가장 맛과 영양이 뛰어난 반면 쉬 변질이 오므로 채취 후 최단기간에 소비되도록 선도의 보존에 신경을 써야한다.
조개류는 냉동 후 해동을 하면 조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분만이 얼음이 되었다가 녹아 나가므로 육질이 질겨지거나 흐느적거리게 되며 맛에도 차이가 난다. 특히나 굴은 그래서 얼리거나 냉장하는 등의 조직변화를 유추하는 환경변화를 최소화하는 유통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이다.
굴을 요리에 많이 사용하는 프랑스에서는 굴에 반드시 레몬을 곁들인다. 굴은 신선도가 떨어지면 금세 세균이 번식하여 나쁜 냄새가 나는데 이때 레몬즙을 떨어뜨리면 나쁜 냄새가 없어지고 레몬 속의 구연산이 식중독 세균을 번식을 억제하는 효과를 낸다.
■ 태평양 굴 (Crassostrea gigas)
육질이 매우 부드러워
한국의 전 연안에 분포하며 참굴이라 불린다. 미국에서는 서부 태평양 연안에서 서식하며, 만 1년이면 성숙한다. 컵이 깊고 껍질은 약간 까칠하며, 안쪽에는 보라, 초록 혹은 황금색 줄이 있다. 대서양 굴보다 약간 달고 바닷내가 덜하지만, 개인의 기호에 따라 약간 싱겁게 느껴질 수도 있다. 전체적으로 육질의 느낌이 매우 부드러운 굴이다. 패니 베이 (Fanny Bay), 스노우 크릭 (Snow Creek), 펄 포인트 (Pearl Point) 등의 이름으로 레스토랑 메뉴에서 찾을 수 있다.
■ 대서양 굴 (Crassostrea virginica)
씹힐때 쫄깃하고 시원
아메리카 굴이라고도 불리며, 북아메리카에서 브라질에 걸쳐 대서양 연안에서 난다. 껍질이 두껍고 단단하며 길쭉한 모양을 하고 있다. 매우 강한 바다 냄새와 톡 쏘는 바닷물의 염분을 느낄 수 있어서 시원한 맛을 낸다. 육질은 부드럽지만 씹히는 맛이 쫄깃하고 흐물거리는 느낌이 없어서 생굴로 먹기에 가장 적합하다. 해안선의 굴곡이 심한 메릴랜드주와 버지니아주에 걸쳐 있는 체서피크 만과 뉴욕 남쪽바다의 굴이 유명하다. 블루 포인트 (Blue Point), 피셔 아일랜드 (Fishers Island), 문스톤 (Moonstone) 등의 이름으로 레스토랑 메뉴에서 찾을 수 있다.
■ 유럽 굴 (Ostrea edulis)
알 작고 독특한 동내음
클래식 프랑스 굴로, 영국, 프랑스에서 다산된다. 미국에서는 메인주, 워싱턴주, 캘리포니아주에서 양식되고 있다. 전체적인 모양이 크고 납작하며 둥글다. 알은 작지만 씹는 맛이 쫄깃하고 독특한 동내음을 맡을 수 있다. 동전에서 나는 것 같은 이 동내음 때문에 가장 친근해지기 어려운 굴로 꼽히기도 하지만, 한번 그 맛을 좋아하게 되면 최고의 굴 맛으로 여겨진다고 한다. 벨론 (Belon), 아메리칸 벨론, 유러피안 등의 이름으로 레스토랑 메뉴에서 찾을 수 있다.
굴밥
▲재료
쌀 4컵, 굴 2컵, 소금 1큰술, 국간장 1큰술, 물 5컵
▲양념장: 간장 5큰술, 다진 파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참기름 1큰술, 깨소금 1작은술, 붉은 고추 1개, 풋고추 1개, 고춧가루 2작은술
▲만드는 법
쌀은 씻어 3시간 정도 불린다. 굴은 싱싱한 것으로 골라 심심한 소금물에 세 번 정도 씻은 후 체에 건져 물기를 뺀다. 냄비에 밥을 안쳐 소금과 국간장을 넣고 간을 맞춰 밥을 짓는다. 물은 평소 밥지을 때와 같이 하거나 약간 적게 잡는다. 뜸들이기 바로 전에 굴을 넣고 뜸을 들인다. 주걱으로 살살 저어 굴과 밥을 고루 섞어서 그릇에 담고 양념장과 함께 상에 낸다.
최선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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