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정서적 안정 먼저, 자녀 관심·능력 존중도
필자는 학교에 몸담고 있다보니 여러 자리에서 학교나 교육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게 된다. 특히 모임 참석이 많은 연말에는 이런 기회가 더욱 많아지는데 가끔은 불편한 점도 있지만 이곳의 교육에 관한 오해와 그 오해로 인한 쓸데없는 부모님들의 스트레스를 다소나마 제거해 드릴 수 있을 때에는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
자녀의 교육에 관한 부모님의 관심과 걱정이 정도가 지나치면 부모님과 자녀들에게 스트레스가 되고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이치를 기억하고 2003년을 맞이하며 다음의 몇 가지를 참고하시기 바란다. 자녀의 규칙적인 학업생활과 다음의 필자의 소견을 겸비하면 거금을 들여 학원에 보내는 것보다 훨씬 효과가 있으리라 본다.
먼저, 자녀 교육에 있어서 부모님들의 정서적 안정이 절대적이라 생각한다. 특히 어머니의 불안한 마음은 자녀들에게 그대로 전해진다. 신청한 매그닛 스쿨에 입학이 안되었다고 슬퍼하고 어떻게 하냐고 걱정하며 한숨을 내쉬는 부모님 때문에 학교에서 제 실력 발휘를 못하고 기를 펴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다. 집 근처 학교엔 한번도 방문한 적이 없으면서도 다른 사람들의 말에만 의존하고 특정한 인종을 무시하여 그 학교에 관한 거부감을 자녀 앞에서 표현하면 그 자녀도 그 학교에 애정을 못 느끼며 그 부모님들의 부정적인 생각을 그대로 가지고 학교생활을 할 것이다. 죄송한 말이지만 ‘영어 때문에’라는 말씀은 핑계에 불과하다. 개척자의 정신을 가지고 직접 부딪히고 필요하면 통역관을 학교에 신청해서라도 자녀의 학과교육은 학교 교사 등 교육전문가들과 직접 상의하고 믿고 맡기며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학교에 봉사하며 자녀의 학교생활에 직접 참여하시기 바란다. 부모님께서 가정에서 독서와 취미생활도 하면서 정서적 안정을 취하시면 자연적으로 가정은 자녀들에게 편안한 휴식처가 되며 이런 편안한 공간에서 자녀들은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자녀의 능력과 관심을 존중해 주고 과대 혹은 과소 평가를 삼가야 한다. 부모님들께서 최선을 다해 자녀의 학업에 뒷받침해 주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의 인생의 목표와 직업의 선택은 결국 자녀들의 몫이다. 학업도 중요하지만 그 외에도 올바른 가치관, 윤리관, 긴장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올바른 선택능력,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베풀 줄 아는 따뜻한 마음, 누구와도 거리낌없는 사회성, 어디서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신감 등 배울 것들이 너무도 많다. 지적 능력 한가지로는 우리 자녀들이 현재보다도 더욱 도전이 많고 어려움이 많을 사회에서 성공하기에 부족할 것이 분명하다.
특히 명문대 입학만을 고집하는 것은 부모님들의 개인적인 욕심이라 본다. 자녀의 능력이 되고 관심도 있으면 스트레스를 주고 마음속에 안달하지 않아도 명문대 갈 학생들은 분명히 자신이 알아서 갈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엄마가 명문대 가려면 이 운동을 해야 한대요” “이 봉사활동도 대학에 가려고 하는 것이에요”라는 말을 학생들이 할 때면 필자는 안타까워 그들을 붙들고 설교를 한다. 그런 이유라면 다 그만 두라고… 운동을 하며 키우는 자기 훈련, 팀웍, 끈기 등은 이유가 안 되는가, 사회에 봉사활동을 하면서 얻는 자신의 발견, 남을 생각하는 마음, 도움에서 얻는 기쁨 등은 얻고 싶지 않는가… 부모님들께서 자녀들의 능력과 관심을 존중해 주고 명문학교 진학보다도 더욱 중요한 많은 것들을 자녀들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주셨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바쁜 이민 생활에서도 자녀들이 집에 있는 저녁시간에는 차 한잔을 마시거나 음악감상을 하며 잠시 휴식을 취하셔서 자녀들에게 응할 수 있는 모습을 매일 일관되게 보여야겠다. 얼마 전 필자의 한 학생이 자신의 부모는 너무나 바빠 꼭 하고 싶은 이야기도 못하고 저녁시간이 매일 지나가 버린다고 투덜거리는 것을 들었다. 한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자신의 명곡은 음을 얼마나 잘 치느냐가 아니라 pause(쉬는) 부분에 얼마나 충실히 멋지게 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고 말한 것을 TV에서 들은 적이 있다. 자녀 교육의 성공에도 이 pause의 시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마가렛 김
<케네디고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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