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국상에 만두 곁들이기도… 설상보다 간편
양력 1월1일에 설상을 차려먹는 한인 가정들이 많지만 보통 차례는 설날에 지내므로 신정 떡국상은 간소한 편이다. 원칙적으로 새해 첫날 받는 설상엔 흰 떡국떡을 주메뉴로 올리고 지방에 따라 만두를 곁들인 떡만두국을 내기도 한다. 고기 음식으로는 갈비찜, 사태찜, 생선찜, 편육, 족편 중에서 한 두가지를 준비하고 녹두빈대떡이나 각색전을 지져낸다. 또 나물이나 겨자채, 잡채 등을 곁들이고 김치로 장김치나 나박김치 등 바로 담가 먹을 수 있는 시원한 물김치를 준비한다. 후식으로는 수정과, 식혜, 배숙과 같은 음료와 약과, 다식, 정과, 강정, 산자와 같은 과자류, 또 절편, 찰편 등의 떡류도 낸다. 이와 같이 세배 온 손님에게 내는 모든 설음식을 세찬이라고 한다. 떡국상의 기본 메뉴가 되는 떡국과 만두, 나박김치와 고기, 생선, 채소로 지진 삼색전, 후식인 배숙 만드는 법을 재료와 함께 소개한다.
떡국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 해서 ‘첨세병’이라고도 부르는 떡국은 순수하고 청결한 시작과 장수를 염원하는 의미에서 길고 흰 가래떡을 사용했다.
썬 떡은 찬물에 담가 불려 체에 받치고 가래떡은 썰기 좋을 정도로 굳었을 때 어슷 썰어 찬물에 씻는다. 달걀은 흰자와 노른자를 각각 분리해 약한 불에서 각각 황·백 지단을 부쳐 곱게 채 썰고 파는 4cm 길이로 가늘게 썬다.
육수(육수내기 참조)를 낸 고기는 건져내 두께 0.5cm, 길이 4cm 정도로 썰어 다진 파와 마늘, 후추, 국간장, 참기름, 깨소금으로 간하고 홍고추를 얇게 어슷 썰거나 빨간 색이 고운 실고추로 고명을 준비한다.
육수에 다진 마늘을 넣고 국간장 약간과 소금으로 간을 맞춰 끓으면 떡을 넣는다. 떡이 익어 떠오르면 불을 끈다. 떡국은 떡이 덜 익어 딱딱하거나 너무 풀어지지 않도록 유의하는 것이 포인트. 국물에 떡이 찰랑 잠길 정도로 그릇에 담고 황·백 지단과 파, 고추, 고기를 살짝 올려 색깔을 낸다.
맑은 육수에 흰 조랑떡과 현미 조랑떡을 섞어 끓여 진한 색 도기 그릇에 내면 모양 좋은 영양떡국으로 손님접대에도 손색없다. 현미조랑떡은 타운 마켓에서 구할 수 있다.
▲재료-떡, 양지머리(또는 사태), 달걀, 파, 마늘, 후추, 국간장, 소금, 깨소금, 참기름, 홍고추(또는 실고추)
만두
집집마다 설음식 먹는 풍습은 조금씩 다른데 예로부터 주로 북쪽지방에서는 떡국 대신 떡만두국을 먹었다. 떡만두국에 넣는 만두는 피가 얇아야 맛있다고 해서 “만두는 속, 송편은 껍질”이란 말도 있다.
만두소의 재료는 간 쇠고기, 간 돼지고기, 숙주, 두부, 양파, 부추, 파, 김치로 두부와 데친 숙주는 체에 받친 채 눌러서 물기를 완전히 빼내고 잘게 다진 나머지 재료들과 섞어 소금과 왜간장 약간으로 간한다. 잘 익은 배추김치의 소를 털어 내고 잘게 다져 물기를 짠다.
떡을 먼저 넣어 익어 떠오르기 시작할 때 만두를 넣는다. 냉동했던 만두는 미리 녹여서 넣어야 떡과 만두가 골고루 알맞게 익는다.
나박김치
▲재료-무, 통배추, 미나리, 파, 마늘, 생강, 홍고추, 쌀가루죽, 소금
떡국과 전에 어울리는 나박김치는 언제나 손쉽게 담가 다음날 바로 먹을 수 있는 만큼 신선한 맛이 생명이다.
잘 익어 시원한 국물은 무·배추와 더불어 음식물의 소화흡수율을 높이는 효능도 탁월하다.
무와 통배추를 3∼4cm 사각형으로 얇게 썰어 소금으로 숨을 죽인 후 체에 받쳐두고 소금물은 받아둔다. 잎사귀를 훑어 줄기만 손질한 미나리와 파는 4cm 길이로 썬다.
믹서로 함께 간 마늘, 생강, 홍고추와 쌀가루로 쑨 죽을 넓은 그릇에 넣고 무와 배추를 넣어 섞은 후 미나리와 파를 넣고 섞어 항아리나 용기에 담는다. 받아둔 소금물로 양념그릇을 살짝 헹궈 용기에 붓고 주걱으로 가만히 젓는다. 국물 양과 김치간을 알맞게 맞춘 후 뚜껑을 덮어 찬 곳에 둔다.
삼색전
고기, 해물, 채소에 밀가루와 달걀 옷을 입혀 노릇하게 지져내는 전은 떡국과 함께 빠뜨릴 수 없는 세시음식으로 보통 삼색으로 준비한다.
고기전은 보통 간 쇠고기나 돼지고기와 으깨어 물기 뺀 두부에 소금, 후추, 참기름을 섞어 동글납작하게 빚거나 간, 천엽, 부아 등 내장전을 만들기도 한다.
해물전은 동태살이나 대구살을 포떠 소금과 후추를 뿌려 밑간해 생선전으로 하거나 굴전을 지지기도 한다.
횟감으로 하면 쫄깃하지만 비싼게 흠. 마켓에서 동태, 광어, 민어 등 생선전 감으로 저며 준비해 놓은 상품들을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채소는 주로 호박을 쓰지만 지방에 따라 감자, 고구마, 연근 등 단단한 야채를 한번 삶아 익힌 후 지지기도 한다.
전을 두었다 꾸덕해져서 다른 맛으로 먹고 싶을 때는 맑은장국에 넣어 전탕을 끓이거나 미나리, 다진 고기 등을 함께 냄비에 담아 육수를 조금 부어 자글자글 끓여 동태 고명 지짐을 해도좋다.
배숙
세찬 후식 음료로 수정과와 식혜를 주로 하지만 과일에도 따로 제 철이 없는 요즘은 시원한 배숙이나 과일 후르츠도 인기 있다. 배숙은 배에 통후추를 박아 꿀물이나 설탕물에 삶은 후 살얼음이 얼도록 시원하게 한 음료다. 배는 껍질을 벗기고 6등분하여 등쪽에 통후추를 3개씩 박는다. 통계피는 깨끗이 씻어서 마른 헝겊으로 물기를 닦아 내고 생강은 말끔히 손질해 얄팍하게 저민다. 잣은 고깔을 떼고 마른 헝겊으로 닦는다. 냄비에 물을 붓고 통계피를 넣어 계피의 매운맛이 충분히 우러나도록 푹 끓인 다음 체에 밭쳐 통계피는 건져내고 맑은 국물만 받는다. 생강도 물을 붓고 끓인 다음 생강을 건지고 맑은 물만 받는다. 계피와 생강 끓인 물을 섞어 후추를 박은 배를 넣고 설탕을 적당히 넣어 다시 한 번 푹 무르도록 끓여 차게 식힌다. 그릇에 담고 잣을 띄워 낸다.
▲재료-배, 통후추, 생강, 잣, 통계피, 설탕
육수내기
은근한 불에서 오래 끓여야 육즙 잘우러나
어떤 요리든 육수를 밑 국물로 하면 실패할 확률이 거의 없다.
육수용으로 가장 적합한 쇠고기 부위는 양지머리. 없을 땐 사태, 갈비, 등심, 채끝살 등을 이용해도 좋다.
우선 고기를 덩어리째 찬물에 30분 정도 담가 핏물을 뺀 후 찬물에 넣고 강한 불에서 끓인다. 끓어오르면 불을 줄여 은근한 불에서 오래 끓여야 육즙이 잘 우러난다.
고기와 물의 분량은 고기 600g당 물 15컵 정도. 육수의 누린내를 없애기 위해서는 굵은 파, 통마늘, 생강, 무 등을 쓰면 된다.
파, 마늘, 생강은 처음부터 고기와 함께 통째 넣고, 무는 큰 덩어리로 썰어 중간에 넣어 끓인 후 내용물을 모두 건져낸다.
처음에 끓어오르면서 생기는 기름기와 거품을 반드시 걷어내는 것이 포인트. 끓인 육수를 차게 식혀 위에 뜬 기름기를 한번 더 걷어 내거나 면보에 걸러준다.
<김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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