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시즌 캘리포니아 각 관광지들은 평소와는 다른 옷을 입고 관광객을 맞는다. 명소마다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들어서고 건물과 조형물들은 빨간 리번과 오색 전등으로 한껏 치장된다.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각종 행사와 프로그램들이 거리마다 가득한데 화려하면서도 연말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무료 공연들이 줄지어 펼쳐진다. 그래서 지금 관광지들을 방문하면 다른 때에 비해 2~3배의 기쁨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과 새롭게 시작되는 한 해를 맞이하는 기대가 교차되는 이때, 가족과 함께 떠나는 할러데이 여행은 잊을 수 없는 추억거리가 될 것이다. 겨울철 여행은 기후 등의 이유로 자연 목적지가 제한 될 수밖에 없으므로 계획을 짤 때 무리한 일정으로 먼 곳을 가기보다는 비교적 가까운 곳이라도 가족 모두가 피곤하지 않고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과 함께 다녀올 수 있는 캘리포니아 할러데이 명소들을 소개한다.
빅 베어·레이크 애로헤드LA 인근에서 진짜 겨울을 만끽 할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곳 중 하나이다.
캘리포니아의 겨울 우기가 시작되면 이 지역은 어김없이 백설로 뒤덮이고 스노 서밋, 베어 마운틴 등 스키장들은 스키와 스노 보드를 즐기는 사람들로 붐빈다.
지붕에는 눈을 잔뜩 이고 처마에는 길다란 고드름을 주렁주렁 매단 다운타운 빌리지의 상점들은 마치 알프스 마을의 그것처럼 운치를 풍긴다. 식당에서 간간이 새어나오는 맛있는 음식 냄새는 때 없는 시장기를 불러일으킨다.
빅베어 빌리지와 애로헤드
샤핑 지역은 각종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치장되는데 눈에 덮인 건물 사이로 흘러나오는 크리스마스 캐롤이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할러데이 분위기를 만든다.
스키를 즐기지 않더라도 작은 언덕을 찾아 자녀들과 눈썰매를 타거나 눈싸움, 눈사람 만들기를 해보면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다. 만일 눈이 내린다면 싱그러운 솔내음이 풍기는 소나무 숲속 길을 눈을 맞으며 걸어 보는 것도 색다른 계절의 맛을 느끼는 한 방법이 된다.
호수에서 유람선을 타면 호수가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치장된 별장들을 구경하게 된다. 이 곳은 붕어와 배스 낚시가 유명하고, 가족들과 스케이팅, 볼링 등도 즐길 수 있다.
빅베어와 애로헤드 지역은 밀려드는 스키어들 때문에 겨울에 숙소를 얻기가 힘든 곳이다. 호텔의 경우 숙박료가 150달러를 넘는 게 보통이며 산장(캐빈) 역시 125달러 이상을 주어야 구할 수 있다. 숙박지 예약은 적어도 2주전에 마쳐야 한다. 캐빈 문의: (909)866-5652, www.bigbear.net
한편 빅베어 산간지역을 방문할 때는 스노체인을 준비하는 것을 잊지 말고 여행을 나서기에 앞서 일기예보와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의 안내 등을 통해 미리 행선지의 날씨와 도로상태 등을 점검하는 것이 좋다. 또한 지도상에서 나타난 거리를 참고로 중간에 쉬어 갈만한 곳들을 확인해 놓는 것이 현명하다.
가는 길 LA에서 10번 프리웨이 이스트를 타고 가다 30번 노스로 갈아타고 330번 이스트를 타면 18번으로 바뀌면서 빅베어 지역에 도착하게 된다.
샌디에고LA 주민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관광지 샌디에고. 겨울철에도 남국의 정서가 흐르는 이 곳은 특히 추운 날씨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이상적인 할러데이 관광지라고 할 수 있다.
세계적인 관광지답게 할러데이 축제와 이벤트가 곳곳에서 끊임없이 열리고 있는데 가장 화려하게 연말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곳은 유명한 샌디에고 동물원이 있는 발보아 팍(Balboa Park). 1935년 태평양 국제박람회가 열렸던 이 곳에는 역사, 과학, 자연사, 비행기, 기차, 자동차, 사진 등 15개의 각종 박물관과 전시관이 있다. 아름답고 섬세하게 꾸며진 일본 정원. 뛰어난 미와 정교함으로 극찬을 받고 있다. 수만종의 세계 각국의 식물을 접할 수 있는 식물원도 유명하다. 공원의 모든 건물과 조형물들은 할러데이를 맞아 반짝이는 전구로 현란하게 치장되어 있다.
1,800에이커에 각 동물들이 생태별로 자세히 구분돼 있는 동물원은 동물의 종류가 4,000여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연말을 맞아 각종 특별 행사를 열고 있는 동물원의 입장료는 성인 19.50달러, 어린이(11세 이하) 11.75달러, 문의: (619)234-3153, www.sandiegozoo.org
전국 10대 호텔로 매년 선정되는 호텔 델 코로나도(Hotel Del Coronado)에는 30피트 높이의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들어서 방문객들의 환성을 자아내고 있다. 수천개의 수공예로 제작된 오너먼트가 트리를 감싸고 있다. 모래가 곱기로 유명한 백사장 앞으로 세워진 코로나도 호텔은 이 곳에 숙박을 하지 않아도 가족과 그냥 방문해 하루를 즐기기 좋은 곳이다. 호텔 로비에 있는 레스토랑은 약간 비싸기는 하지만 이곳에서 바다를 바라보면서 분위기 있게 식사를 한 다음 환상적인 저녁 노을을 바라보면서 한해를 보내는 것도 좋을 듯.
샌디에고의 다운타운 역시 흥겨운 캐롤이 쉬지 않고 울려 퍼지면서 할러데이 분위기가 한창이다. 다운타운 3, 4가와 브로드웨이, 이스트 스트릿 사이에 들어선 호튼 플라자에 가면 노천 미술전시회, 음악연주회, 재주꾼의 묘기 등 각양 각색의 사람들이 모여들어 빚어내는 갖가지 해프닝들을 볼 수 있으며 크리스마스 샤핑객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빅토리안 건물들로 유명한 다운타운 개스 램프(Gaslamp) 거리도 빼놓을 수 없는 연말 구경거리를 제공한다.
다운타운 인근 샌디에고 만에 정박해 있는 거대한 항공모함 등 군함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다. 할러데이 시즌을 맞아 주말 오후에는 해군기지의 일부를 일반에 공개하고 있어 이 시간을 이용하면 짭짤한 구경을 즐길 수 있다. 이 곳에서 오는 15일 오후 5시30분부터 남가주 최대 규모의 크리스마스 보트 퍼레이드가 열린다. 이 곳에 있는 시포트 빌리지(Seaport Village) 역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한창이다.
미션 베이에 있는 ‘시월드’(Sea World)에서는 북미에서 가장 높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우고 연말 방문객을 맞고 있다. 범고래 ‘샤무’와 일당이 벌이는 고래 쇼를 비롯, 펭귄, 상어 등 각종 해양 동물들이 꾸미는 크리스마스 축제로 흥겨움이 넘친다.
미션베이에서 들어가는 포인트 로마(Point Loma) 정상에 있는 카브리요 국립사적지(Cabrillo National Monument)에는 1542년 이 곳에 상륙한 후안 로드리게스 카브리요의 기념관이 있어 당시 항해에 사용하던 물건들을 비롯, 갖가지 역사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는 해안의 경치가 일품이다.
샌디에고 할러데이 축제에 대한 보다 자세한 문의는 샌디에고 관광청 (619)232-3101, www.sandiego.org로 하면 된다.
가는 길 LA에서 5번 프리웨이 사우스를 타고 2시간 정도 내려가면 다운타운에 도착한다. 시월드는 시내에 들어서자마자 미션 베이로 빠지는 시월드 드라이브에서 내려 표지판을 보고 가면 되고 발보아 팍은 Park Bl.에서 내려 동쪽으로 가면 된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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