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누구나 한번쯤은 담벼락이나 언덕에 올라 우산을 들고 뛰어내리는 ‘낙하산 놀이’를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스카이다이빙은 아슬아슬한 쾌감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끝없이 추구하는 도전의 레포츠이다. 무한한 푸른 공간과 그 사이로 간간이 스쳐 가는 흰 구름, 발아래 아스라이 펼쳐진 산과 들…. 맑은 하늘에서 마음껏 이리저리 흘러 다니며 떨어지는 스카이다이빙은 땅을 딛고 살아야 하는 인간들에게 더 없는 자유와 해방감을 느끼게 해준다. 모든 레포츠를 총 망라해 최고의 스릴을 안겨준다는 스카이다이빙을 한인 여성교관 김영선씨를 통해 알아본다.
체공시간 짧지만‘절대 스릴’만끽
‘하늘곡예’첫 경험, 인생관 바뀌어
여성교관 김영선씨에게 듣는다
스카이다이빙의 역사는 낙하산의 역사이다. 1차대전 이전부터 사용된 낙하산은 대전 중 전투기 혹은 정찰용 기구에서의 탈출용이었으며 2차대전에서는 독일군이 처음으로 공수낙하 개념으로 전장에 병사를 투입하는 용도로 사용했다.
초기 독일군 공수 낙하는 비행기에서 이탈 후 5~6초 이내에 착지할 정도로 위험한 속도로 떨어졌다. 이후 영미 연합군도 공수부대를 창설하고 대전 후기에 대규모 공수작전을 폈다. 전후 스카이다이빙은 군사적 목적에서 점차 전문 레저 스포츠화되어 이제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다이버들은 스카이다이빙이 낙하산을 메고 비행기에서 뛰어 내려 단순히 떨어지거나 추락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하늘을 나는 것이라고 말한다. 스카이다이빙은 보통 1만피트 이상의 상공에서 뛰어 내리면 낙하산을 펴는 안전고도인 2,500피트까지 내려오면서 45초∼1분 동안 하늘을 날게된다. 자세와 체중에 따라 다르지만 시속 110~150마일로 내려오며 수직으로 서는 경우엔 무려 시속 210마일의 속도를 보인다.
이 짧은 시간에 그냥 수직으로 하강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초보자들이 몸의 균형을 잡는 연습을 하는 것이고, 보통 다른 동료들과 사전 약속된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면서 하강한다.
첫 점프는 자신과의 싸움이지만, 점점 이러한 감정은 사라지고 엄청나게 빠른 스피드를 체감하면서 자세를 바꾸는 대로 날아다니거나 공중에서 동료들과 약속한 모양을 만드는 것을 시도하는데 이것을 성공시키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김영선(42·로즈몬드)씨는 “떨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떠있는 기분을 느끼게 되죠. 달리는 차안에서 손을 밖으로 내밀어본 적 있어요? 손을 오무락거리면 바람이 마치 고무풍선 같지요, 그걸 온몸으로 느낀다고 생각해보세요. 신나지 않나요”라고 묻는다. “스카이다이빙은 거짓이 없어요. 자연의 섭리, 물리력에 의해 움직이는 거지요. 그러다 보면 겸손해지고 또 올바르게 행동하면 겁날게 없다는 걸 배우죠.”
군인인 남편이 모하비 사막 부근으로 배치 받게 되면서부터 무료한 생활로 인해 우울증까지 겪던 97년 여름, 이웃인 스카이다이빙 심판장 주디 셀라야(50)를 만나 첫 스카이다이빙을 경험한 후 인생이 바뀌었다.
“첫 점프 이후 하늘을 날았다는 감격으로 한동안 사소한 일엔 신경조차 쓰여지지 않더군요.” 커다란 성취감을 맛본 김씨는 다 되는 듯하다가 실패하는 경우에는 아쉬움과 함께 ‘다음에는 좀 더 잘해야지…’ 하는 생각에 집에 와서도 혼자서 이불을 깔아놓고 자세 잡는 연습을 했다고 한다. 그러다 어느 정도 숙달이 되어 드디어 약속한 모양 만들기를 성공하게 되면 가슴이 뿌듯해지면서 벅찬 환희와 성취감에 며칠이고 세상의 모든 일이 다 좋아만 보인다고.
김씨는 지난 2000년에 ‘스태틱 라인’ 교관자격증을 취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한 단계 위인 ‘엑셀러레잇 프리폴’ 교관자격을 취득했다. 엑셀러레잇 프리폴은 한국과 미국을 통틀어 단 8명의 한인만이 자격증을 지니고 있다. 현재 ‘캘리포니아 시티 스카이다이브 센터’에서 한국어 이론교육 및 실제훈련을 담당하고 있다.
다이브센터의 사장 밥 셀리야는 “김씨에게 다이빙을 터득한 사람들은 김씨의 훈련방식에 대해 윽박지르는 듯한 군대 훈련식 실습과는 달리 철저한 1대1 개인교습으로 자연스럽게 부담 없이 첫 점프에 성공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평을 하고 있다”며 “김씨의 훈련방식은 한국에서도 그 명성이 높아 매달 한국에서 온 실습생들이 등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다이빙 강습을 받은 배수용(26·학생)씨도 1년여 전 한국에서 처음 스카이다이빙을 접해볼 기회가 있었지만 생각과는 달리 점프직전마다 공포에 사로잡혀 번번이 실패만 하던 중 우연찮은 기회에 김영선 교관을 만나 지난 방학중 도미, 한달만에 30회 이상의 스카이다이빙을 통해 교육을 마쳤다.
LA 인근의 몇몇 스카이다이빙 장소와는 달리 김씨가 속해 있는 ‘캘리포니아 시티 스카이다이브 센터’에는 한국어 이론교육과 개인교습이 마련돼 있어 하루만에 이론교육을 마치고 실습까지 할 수 있으며 미국 낙하산협회 스카이다이빙 심판장인 주디 셀라야와 수석교관인 밥 셀라야 부부가 안전교육도 책임지고 있다.
스카이다이빙은 △18세 이상 포토 ID 소지자 △체중 220파운드 이하 △건강상 문제없는 사람에 한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비용(이론교육 및 장비 대여비 포함)은 종목에 따라 160~280달러, 8번 점프하는 풀코스는 1,250~1,460달러 선이며 50달러 예약금과 사전예약이 요구된다.
문의: www.calcityskydive.com이나 전화 (800)2JUMP-HI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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