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원묘지 카운슬러 재키 장·제시카 백·제니 정·이효명·캐더린 우씨
▶ 묘지 카운슬러 2주 훈련후 시험 통과해야
재키 장, 제시카 백, 제니 정, 이효명, 캐더린 우.
하나같이 밝고 예쁘고 우아하고 상냥한 이 중년여성 5명의 공통점은?
“묘지를 파는 여인들입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공통점은?
“아이들 키우면서 새벽부터 열심히 뛰는 맹렬여성들이죠”
진짜 중요한 공통점은?
“서로 안보면 병이 나는 사람들, 돈 많이 벌면 혼자서 밥 못 먹는 사람들, 만사 제끼고 서로 대소사를 챙겨주는 사람들이에요”
그렇다면 혹시 나쁜 점은?
“모였다 하면 너무 많이 먹기 때문에 살이 찌는거지요”
라이벌 관계에 있는 5명의 여성들이 서로 헐뜯거나 시기하기는커녕 ‘죽고 못사는 사이’라며 우정을 과시해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아줌마들 답지않게 하도 친구자랑들이 심해 슬그머니 부아마저 나는 ‘로즈힐 5인방’의 수다에 끼어들었다.
세일즈 경력 1년의 새내기 동기들
“묘지 판다니 찜찜하다고?…천만에!”
실적 경쟁해야하는 라이벌 사이지만
주부로… 엄마로… 사회인으로
서로 통하니 친자매같은 우애 싹텄죠
"라이선스 취득후 3개월은 실무경험 필요"
“사회에서 이런 만남은 정말 쉽지 않아요. 더구나 세일즈는 돈에 대해 민감하고 치사해지기 쉬운 잡이라 경쟁자들끼리 인간적으로 가까워지기란 어렵지요. 모두들 자부심을 갖고 일하기 때문에 마음을 비우고 친해진 것 같아요”
재키 장(44)씨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이효명(50), 캐더린 우(47), 제니 정(40), 제시카 백(39)씨는 웬만한 가족 친지보다 더 가깝게 지내는 ‘로즈힐 5인방’. 불과 1년전 처음 이곳에서 일을 시작한 새내기들이지만 모두 로즈힐 메모리얼 팍의 탑 세일즈 10 랭킹에 올라있을 정도로 유능한 묘지 카운슬러들이다.
이들이 만난 것은 지난 해 이맘 때. 처음 입사해 함께 훈련을 받으면서부터다. 공부하는 틈틈이 가정주부이자 사회인으로서의 삶을 나누다보니 뭔가 통하는게 있었고 그것이 매일 서로를 찾고, 대화하고, 챙겨주는 사이로 이어졌다.
“정직하고,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점이 공통점이라고 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실례될까요? 회사에서 배운대로, 룰 하나 어기는 일 없이 모두 착실하게 일해요. 각자 목표를 세우고는 그 목표를 향해 적극적이고 열정적으로 일하면서 서로 격려하죠”
재키 장씨는 누구보다 동료들 자랑이 대단하다. 14년동안 월드북 브랜치 매니저로 일하면서 수많은 직원들을 상대해봤지만 모두 장사할 때 그 뿐, 인간적인 관계로 남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많이 겪고 잘 알기 때문. 인터넷 때문에 월드북이 사양길로 접어들면서 직업을 전향한 그녀는 묘지 카운슬러를 그녀의 ‘마지막 운명의 잡’이라고 우스개 섞어 소개했다.
다른 여성들도 뒤늦게 새로운 직업을 찾아 새 인생을 개척한 사람들.
제니 정씨와 제시카 백씨는 각자 은행에서 10여년씩 일했는데 아이들이 커가면서 출퇴근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능력껏 일하는 직업을 찾아 전망 밝다는 묘지 세일즈에 뛰어들었다.
아이 넷을 키우면서 미국직장에서 10년간 일한 캐더린 우씨도 비슷한 이유로 직장을 옮겨 열심히 뛰고 있다.
이효명씨는 가정주부로 살다가 처음 직업을 가졌다. 아이가 다 크자 뭔가 해보고 싶어서 도전했다는 그녀는 “묘지 카운슬러는 나이를 따지지 않아서 좋고, 이렇게 좋은 친구들까지 만나서 일하는 재미에 산다”고 즐거워했다.
기왕 말이 나온 김에, 직업 자랑도 만만치않다. 묘지 세일즈는 다른 세일즈 직종들이 그렇듯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면서 시간과 정열을 투자한 만큼 능력껏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 매력이라고 이 여성들은 전한다.
그러나 모두 그렇게 성공적인 것은 아니어서 중간에 못 버티고 떨어져 나가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더구나 파는 상품이 죽어야 들어가는 묘지이다보니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사실. 그러나 요즘엔 한인들도 장례문화에 관해 많이 긍정적이 되어서 큰 어려움은 없다는 설명이다.
“묘지라는 개념보다는 땅이라는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아요. 캘리포니아에 살면서 내 집 하나 없던 사람도 묘지 하나를 사 놓으면 작은 공간이나마 영원한 내 땅을 소유할 수 있지요. 또 부득이한 사정으로 타주나 한국으로 이주하거나 화장을 택하게 되면 소유권을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수도 있기 때문에 요즘엔 묘지 구입이 붐을 이루고 있답니다.”
5인방은 “묘지라는 특수성 때문에 자리가 한정돼 있어 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는 주택난보다 묘지난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공원묘지의 카운슬러가 되려면 회사에서 최소 2주 동안의 훈련과 시험을 거친 후 주정부로부터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 라이선스는 회사측에서 신청, 취득해 주는데 취득 후에도 적어도 3개월 정도는 경험과 훈련이 쌓아야 필드에서 일할 수 있다.
로즈힐스 공원묘지에는 현재 200여명의 카운슬러들이 일하고 있는데 이중 한인이 25명 정도로 거의 10% 이상을 차지한다. 이들 중에서도 여성이 3분의2 정도로 우먼파워가 센 편.
“요즘은 죽음에 임박해 묘지를 사는 사람보다 미리 마련해 두려고 상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더구나 한인들은 선산 문화가 낯설지 않아 가족묘지에 관해 많이 문의하지요. 어차피 누구나 한 자리씩 차지해야 하는데, 궁금하면 저희들에게 문의하세요. 사이좋게 도와 드릴게요”
문의는 무료전화 (877)963-6679(재키 장)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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