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Q3R-II

지난주엔 Social Studies와 Science 공부할 때 쓰여질 SQ3R 중의 S(Survey, 서베이)와 Q(Question, 반문)에 대해서만 썼다. 지난주와 연결을 위하여 간단히 요약해 보면, 서베이와 반문은 아직 책을 읽는 단계가 아니다. 읽기 전에 책의 제목(chapter title), topic sentence, 요약, 그래프 도표, 그림 등을 잠깐 보면서 보는 도중에 학생이 모르는 것, 생각이 나는 것등 질문을 할 수 있으며 스스로 작성한 질문의 답은 다음에 읽을 때 그 답을 찾을 수 있는 단계다. 이 단계를 통해 무엇을 읽는지?, 왜? 어떻게 읽는지? 등 독서의 목적을 세울 수가 있다.
이번 주엔 SQ3R 중 3R을 다룬다.

3. Read, 읽기-비로소 읽기 자체를 시작한다. 무턱대고 읽는 학생과 비교해 보자. 무턱대고 예습이니까 읽어야지, 혹은 시험이 있을 터이니까, 복습이지 등의 방법으로 그냥 읽었을 때는 읽기는 읽는다. 마치 자동차를 타고 운전을 해서 가기는 가는데, 어디로 왜 가는지를 모르고 운전을 하면서 달리는 것과 별 차이가 없다. 그러나 서베이를 한 다음, 또 질문(Question)까지 만들어놓은 후라는 것은 운전하는 사람이 어디를, 어떻게, 왜 가는지를 구체적으로 알고 방향을 잡는 것과 같다.
이 때는 읽는 것에 목적이 생기고, 미리 준비해 두었던 질문에 답을 스스로 해 가면서 읽는 것이다(필자의 대학 시절 이 방법을 시작했을 때는 질문을 작성하는 과정이 시간이 꽤 걸렸었다. 그러나 나중에 익숙해지니까 2~6분 정도밖에는 안 걸렸다).

한국서 고등학교를 다닐 때까지는 이런 서베이를 하는데 익숙해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필자도 처음에는 시간도 걸리고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옆 친구들은 같은 교과서를 읽는데 빨리도 읽지만(속독이 아님) 아주 효과적으로 읽고 공부하는 것이 한마디로 알찼고 필자 같이 헤매지 않았다. 친구들의 말이 중학교, 고등학교 때부터 큰 글자, 다른 글꼴, 또, topic sentence 등으로 서베이를 많이 해왔기 때문에 대학 교과서에는 비록 큰글자 등으로 표시되어 있지 않아도 스스로 찾을 수가 있다고 했다. 필자 역시 자꾸 해보니까 서베이를 잘 하게 되었다. 역사와 과학 계통의 책들은 거의 문단의 처음이 topic sentence로 시작되므로 서베이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그저 공부할 줄을 몰랐었다. 즉, 스타디 스킬을 몰랐던 것이었다.

(가끔 생각의 정리정돈이 잘 안되고 응용, 연결 등이 안되는 지각에 문제가 있는 학생은 이 SQ3R 방법 정도의 스타디 스킬로 읽는 것으로 해결되지는 못한다. 이런 학생들은 graphic organizer라는 스타디 스킬이 있다.)

아무리 역사나 과학 계통의 책이라 하더라도 가끔 문단이 topic sentence로 시작하고 끝이 ending sentence로 안 끝나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는 읽는 학생 자신이 그 중요 단어를 뽑아낼 줄을 알아야 한다. 독서학에서는 이런 단어를 펑션 워드라고 하는데 이 중요 단어는 문장 내에 있을 수도 있지만 가끔 어떤 저자는 중요 단어를 쓰지 않고 그 중요 개념을 표현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역사 교과서에서 어떤 전쟁의 마무리 부분을 서술하면서 당사국의 피해에 대해 ‘인구는 수만명 사망, 건물은 무엇, 무엇 파괴…’등 자세한 사실을 나열하기만 한다. 그 같은 자세한 피해 상황을 읽으면서 ‘전쟁의 비참함’이라는 교과서에 쓰여지지 않은 단어를 학생 자신이 만들어낼 수도 있다. 문장 내에 이미 저자가 중요 단어를 썼으면 그 중요 단어를 key words라 하고 안 쓰여졌으면 function words라 하는데 혼동을 막기 위해 다 function words라고 쓰여진다. 필자의 경우 대학시절 이런 function words를 골라내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었다.

이렇게 읽는 도중에 미리 Survey와 Question 단계에서 해놓은 질문에 대해 답하기, 혹은 function 찾아내기, 요점 정리 등의 note taking을 하면서 읽어야 한다. 이런 것이 익숙해진 학생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뿐만 아니라 알찬 공부를 해낼 수도 있고, 또 정신집중도 잘 된다.

4. Recite, 되풀이-이 단계에선 학생 스스로가 이미 준비되었던 질문에 답을 할 수가 있다. 물론 책을 보지 않고 또 자신이 공책에 써 놓은 notes도 보지 않고 하는 것이다. 이것은 외우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외우는 것은 사실을 외우기 때문에 그냥 금방 잊을 수가 있다. 주입식 교육에서 많이 쓰여진다. 그러나 이 때 다시 되풀이(recite)하는 것은 주로 개념 파악이다. 이 도중에 자기가 만든 질문의 답, 또 책에서 나온 질문의 답을 자기 스스로의 말로 되풀이하는 것으로 그냥 외우는 것과 다르게 오래 지속할 수 있다. 제이코빗즈(Jacobwitz, 1988)의 연구에 따르면 학생들은 이 때 단기 기억력(외우는 일)으로만 접한 많은 사실이나 정보도 이 과정을 통과함으로써 사실이 이해로 변하고 정보는 정보만으로 남아 있지 않고 자신의 것이 되는 장기 기억력으로 변한다고 했다.

5. Review, 복습-이것은 마지막 단계로써 한마디로 ‘복습’이다. 이런 복습은 재래식의 복습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즉,

A. 책 전체를 다 복습하지는 않는다. 중요하게 생각해 놓았던 펑션 워드(function words), 주개념, 결론 등만을 간추려 보는 것이다.
B. 학생 자신이 읽은 것이 균형(밸런스, balance)이 있는지?
C. 세번째 단계에서 읽을 때 써 놓은 note-taking에 다시 가서 한번 더 점검을 해보고 지나간다.
D. 요점이건, 밸런스를 맞추는 일이건, note-taking을 다시 검토하는 일이건, 이 때 중요 목적을 한번 정리하고 확인하는 일이다. 충분히 못했던 것은 보충하고 이해 못했던 부분을 다시 점검하는등 만사를 마무리짓는 단계이다.
필자가 대학 시절 SQ3R로 공부할 때는 이 마지막 단계를 복습에만 적용하였다. 즉, 읽은 내용은 듣고 나서 강의를 들은 후 강의 도중에 교수가 강조하는 곳을 추가하기도 했고 필자 자신이 밸런스가 되어 있는지도 강의 도중에 많이 check up을 했었다. 그 결과 시험 전에는 시간에 쫓겨 그랬는지는 몰라도 내용 전부를 공부한 것이 아니고 제일 나중의 review만 하고 갔던 기억이 난다. 이것은 나 자신의 방법이었지 어떠한 뚜렷한 정식 연구를 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클리닉에 오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가르친 결과는 많다. 모두들 별로 시험 공부를 따로 안하고 review section만 하고 가서도 공부를 아주 잘 하였다.

■결론:1979년 브레이지(Brazee)는 이 방법을 갖고 연구를 했다. 즉, SQ3R의 스타디 스킬을 이용하여 공부한 학생과 또 그냥 재래식으로 공부한 학생과의 비교였다. SQ3R의 식으로 하면서 도중에 독서수준이 떨어지는 학생에게는 독서를 가르치기(스킬 중심)도 했는데 오히려 독서 자체는 아무 도움이 안 됐다고 했다. 그러나 SQ3R로 공부한 학생으로서 독서에 문제가 없는 학생은 시험 성적이나 배우는 능률이 훨씬 월등하였다. 반면에 독서에 문제가 없었는데 SQ3R로 공부를 안한 학생들은 그 능률이 현저히 떨어졌다. 다시 말해서 SQ3R로 공부한 학생과 비슷하려면 3배의 시간이 더 걸렸다는 말이다. 이 연구의 결과를 보면 SQ3R이 효과는 있었지만 학생의 독서수준이 떨어졌을 경우에는 아무런 도움이 못 된다. 만일 학생이 7학년인데 그 아이의 독서 수준이 6학년이나 혹은 낮은 경우 이 SQ3R이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학생의 읽기 수준 검정이 먼저 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 SQ3R은 학습부진이 있는 학생에게는 역효과라는 것도 명심하여야 된다(McCormick, Cooper, 1991, Schuman 1992, 이 들의 연구는 10대 학생들로서 학습부진이 있는 학생들이었다).
(자세한 것은 공부에는 왕도가 있다, 전정재 저 참고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