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소년들은 성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고 사춘기를 맞는다. 그러나 상품화된 섹스가 도처에 널려있는 요즘 세상에 학교에서의 형식적인 성교육이 자녀들에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과거보다 훨씬 솔직하고 심도 깊은 성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최근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LA타임스도 지난 6월3일자에서 어린 아이들에게도 성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특집기사를 크게 보도했다. 인터넷에 포르노가 범람하고, 사제들의 성추행 사건이 줄줄이 드러나고, 교사들이 미성년 제자들과의 연애해 아기까지 낳는 세상인데 쉬쉬하지 말고 차라리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어차피 세상에 아동들에 대한 성범죄(abuse, molestation)가 존재하고 그것을 없앨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 또 그 상대가 어린이들이 저항할 수 없을뿐더러 존경과 신뢰의 대상인 신분의 성인 즉 사제나 교사들에 의한 것이라면, 그 결과로 10대 임신과 중퇴율이 높아지는 사회문제가 만연된다면, 차라리 아이들에게 성에 대한 바른 지식을 심어주어 나쁜 상황을 대비하게 하자는 것이다.
미국학교에서는 보통 5학년때 첫 성교육을 실시하고 7학년과 10학년때 다시 한번 가르친다.
현재 학교에서 가르치는 성교육은 인체의 생리구조와 임신에 대한 기본지식, 순결의 중요성, AIDS와 성병의 위험성에 관한 것이 전부다. 그러나 그런 정도는 이미 아이들이 저절로 다 알게 되는 것. 한 조사에 따르면 아이들은 부모나 어른의 교육이 아니라 MTV등 여러 미디어의 바람직하지 못한 매체를 통해 성을 알게 된다.
학교관계자들은 청소년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성적 욕구가 솟아오를 때, 섹스에 대한 피어 프레셔를 느낄 때, 성희롱이나 데이트 강간을 당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관한 것이라고 말한다. 한 조사에 의하면 소년들의 71%, 소녀들의 64%가 이성친구와 섹스를 가져야 한다는 강력한 프레셔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부모들도 학교가 자녀에게 좀더 많은 것을 가르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카이저 조사에 따르면 10대 자녀를 둔 부모 10명중 8명은 콘돔 사용을 비롯한 피임법에 관해, 또한 섹스 파트너와 이를 어떻게 의논할 수 있는지에 관해 학교가 가르쳐주기를 기대했다. 4분의 3은 성교육 클래스가 반드시 성적 취향과 낙태에 관해서도 다뤄야 한다고 말했고 응답자 대다수는 섹스에 대한 피어 프레셔나 성적 욕구에 대한 감정 처리에 대해서도 학교가 도와주길 원했다.
고교생들 자신도 같은 바람을 갖고 있다. 샌타 애나의 고교생들로 구성된 유스 그룹 단원들은 "대다수의 학생들이 섹스 라이프를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학교가 임신과 이성관계, 성병 등에 관해 자세히 가르쳐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여학생들은 싫을 때 ‘노’라고 말하는 것과 "첫 경험에서는 임신이 되지 않는다"는 등의 근거없는 이야기에 현혹되지 않도록 가르쳐야 한다는 것. 소녀들은 대개 남자친구의 요구에 의해 섹스를 갖게 되므로 원치 않으면 싫다고 말하도록 훈련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청소년 전문가들은 꾸준한 성교육의 효과로 최근 수년간 청소년 성문제가 많이 감소했다고 주장한다. 요즘 10대들이 섹스에 대해 좀더 조심스러워졌으며 ‘캐주얼 섹스’를 용인하는 분위기가 사라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질병통제국(CDC) 통계를 보면 15~17세 청소년 1만명중 성행위를 가진 10대 소년의 비율이 91년 57%에서 97년 49%로 크게 떨어졌다. 여고생의 경우도 같은 기간 51%에서 48%로 소폭 감소했으며 10대 임신은 14%, 10대 낙태 31% 성병 감염도 크게 감소했다.
그러나 아직도 여고생의 절반 정도는 16세 이전에 성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샌타 애나, 롱비치, 와츠, 샌버나디노 등 청소년 문제가 심한 남가주의 7개 지역에서는 매년 15~17세 소녀의 8%가 아기를 낳고 있으며 작년 한해만도 캘리포니아에서만 5만여명의 아기들이 틴에이저 엄마에게서 태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컴퓨터, TV, CD, 잡지, 만화... 손에 잡히는 거의 모든 곳에서 섹스가 튀어 나와 아이들을 끌어당기는 문화 속에 살면서, 이에 맞는 성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부모들도 귀를 기울여야할 이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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