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자생 파충류나 양서류가 없는 곳
푸에르토리코산 개구리가 생태계 파괴
하와이에 개구리 비상이 걸렸다. 하와이를 침범한 개구리는 2인치 길이의 귀여운 암갈색 푸에르토리코 원산으로 이름은 ‘엘레우테로닥틸러스 코키’로 짧게 ‘코키’라고 불린다. 코키란 이 개구리가 구애할 때 내는 소리의 의성어로, 과학 책에 따르면 자동차 알람 소리와 비슷하다. 그런데 이 개구리가 요즘 하와이에 수천, 아니 수백만마리나 된다.
코키는 푸에르토리코에서는 관광기념품 재떨이나 술잔 한구석에 장식될 정도로 사랑 받고 있는 마스코트지만 하와이에서는 그렇지 않아, 이 초대받지 않은 개구리는 지난해에 하와이에서 유해동물로 공식 지명됐다. 그도 그럴 것이 코키로 인하여 하와이의 생태계는 크게 파괴되고 있다. 하와이는 원래 자생하는 파충류나 양서류가 없는 땅이라 뱀도, 이구아나도, 두꺼비도, 도마뱀도 없었다. 코키가 오기 전까지 하와이에는 개구리란 것이 존재하지 않았었다.
그런 생태계에 더해진 개구리란 존재는 그 엄청나고도 무차별적인 식욕으로 인하여 문제를 더하고 있다. 식물들의 꽃가루를 나르고 그 밖의 다른 생태적 임무를 수행하는 곤충들을 죄다 잡아먹을 뿐만 아니라 곤충을 놓고 자생 조류와 직접적인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게다가 그 소음 또한 굉장하다.
하와이의 그 유명한 부드럽고 조용한 밤 공기는 이제 옛말이다. 코키가 서식하는 마우이 유원지 호텔 손님들은 요즘 일찌감치 호텔에서 나가버린다. 개구리 우는 소리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어서다. "리츠 칼튼 손님들도 개구리들이 쫓아버렸습니다. 한때 그 호텔에서는 개구리를 잡아오는 사람들에게 죽었건 살았건 한 마리에 현상금으로 75달러씩을 지불했어요"라고 마우이의 침입종대책위원인 크리스티 마틴은 말했다.
코키가 우는 소리는 90데시벨로 거의 잔디 깎기에서 나는 소리와 맞먹는다. 게다가 너무나 끈질기고, 너무나 다급해서 호놀루루의 한 치과의사는 밤에 한 마리가 우는 소리만 들려도 미칠 지경이 된다고 말한다.
미국내 50개 주중 외래종의 침입 위험에 하와이만큼 노출된 주도 없다. 생물학적으로 풍요롭지만 고립되어 있는 하와이는 100년도 더 넘게 외래종 동식물과 맞서 싸워왔지만 과학자들에 따르면 점점 더 어려워지는 그런 도전은 하와이만 겪고 있는 일이 아니다. 작금의 글로벌 경제가 오아후의 열대우림부터 중서부의 옥수수 밭까지 전 세계 생태계에 위협을 더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키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 이유를 알게 된다. 연구자들은 코키가 1990년대 초에, 수입 화분을 얻어 타고 이 섬에 처음 들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활발한 세계 원예 무역은 외래종들이 전파되는 가장 쉬운 방법중 하나인데 코키도 멋진 열대 화초 잎사귀에 매달려 들어왔을 가능성이 크다. 코키가 제일 처음 나타난 곳이 바로 해변가의 고급 호텔들이었다.
연방 어류 및 야생동물국의 외래종 담당 코디네이터 얼 캠블은 1998년에 하와이의 코키 분포를 조사, 10개 지역에 코키가 침투했다고 보고했지만 현재는 빅 아일랜드에만 최소한 260개, 마우이엔 40개 이상, 오아후엔 20개, 카우아이에도 최소한 2개라고 보고하고 있다.
캠블은 이 개구리들이 식물들에 실려서, 때로는 사람들의 의도적 도움을 얻어 이동한다고 본다. 한두 마리가 우는 소리는 듣기가 괜찮을 수도 있기 때문인데, 일단 이동하면 천적이 없으므로 기하급수적으로 번식한다. 하와이 빅 아일랜드, 라바 트리 스테이트 팍 같은 곳은 에이커당 2만마리가 넘을 정도로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난다.
진작에 손을 썼어야 했다고 후회하는 당국자들은 이제 남은 방법으로 개구리를 말려 죽이는 수산화석회 사용을 고려하고 있지만 연방환경청으로부터 거부당했다. 하는 수 없이 급한 대로 농무부 직원들이 손으로 한 마리씩 잡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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