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규선 게이트 연루의혹...19일 오후 뉴욕도착
한국 ‘최규선 게이트’ 연루의혹을 받고 있는 최성규(52) 전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이 19일 오후 ‘유나이티디 에어라인’(UA) 800편으로 뉴욕 JFK 국제공항에 도착, 미 연방당국으로부터 6개월간 체류 승인을 받고 미국에 입국했다.
정확한 소식통에 의하면 일본 도쿄 나리타 공항에서 UA800편에 탑승한 최 총경은 19일 오후 3시25분 뉴욕 JFK 공항에 도착한 뒤 연방당국 관계자 2명(이민국 1명, 소속 불명 1명)과 뉴욕시경 관계자 1명 등 미국 사법기관원 3명의 호위를 받고 일반인 입국장이 아닌 특별 출구를 통해, 오후 6시30분께 공항을 빠져 나갔다.
주미한국대사관 경무관과 주뉴욕총영사관 영사들, 한국과 현지 언론사 특파원 및 기자 등 20여명이 대기하고 있던 일반인 입국장을 피해 공항을 벗어난 것이다.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의 실비아 베리데카 고객 서비스 직원에 따르면 최 총경은 이날 도착 직후 입국심사 과정에서 이민국에 의해 입국심사 추가 조사실에 억류(Secondary Holding)됐다. 베리데카씨는 또 이날 오후 7시15분 본보의 요청에 따라 이민국 조사실을 직접 찾아갔으나 최 총경은 이미 조사실에 없었으며 이민국 요원들은 최씨의 억류와 처리에 대한 모든 질문에 "아무것도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로부터 최 총경을 자진귀국토록 설득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힌 뉴욕총영사관 경찰 주재관 한광일(총경) 영사는 최 총경을 만나기 위해 공항입국 심사실에 출입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자신을 연방요원이라고 밝힌 관계자는 한광일 영사에게 "국무부의 허락을 받아야 만날 수 있다"며 출입을 거부했다.
한 영사를 비롯 공항에 나온 총영사관 서강수(홍보), 나성웅(경제), 맹달영(동포) 영사와 워싱톤DC 한국대사관 경찰 주재관 강희락 경무관 등도 최 총경을 만나기 위해 수차례 노력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들은 최 총경이 이미 공항에서 빠져나간 뒤 4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10시까지도 미 당국으로부터 입국 심사실 출입을 승인받지 못한 것은 물론 최 총경의 억류 및 입국승인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 프레드릭 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9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미국에 입국하는 과정은 이민국의 소관이다. 이는 비자에 문제가 있더라도 마찬가지며 여러 곳을 확인해 보았지만 국무부에서는 이에 대해 아무런 정보가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날 공항에서 한 총경에게 자신의 신분을 연방당국 요원으로 밝힌 남성과 뉴욕시경 관계자 1명, 또 다른 1명 등 3명이 오후 5시15분께 입국심사장에서 나와 일반 입국장에 있던 20대 후반의 한인여성에게 다가가 함께 공무차량에 탑승한 뒤 그 후 목적지를 알 수 없는 곳으로 떠났다.
추가 조사실에 억류돼있던 최 총경이 일반 입국장을 통과하지 않고 공항에서 자취를 감춘 점으로 보이나 누구의 지시, 부탁을 받고 이같은 업무를 수행했는지는 20일 새벽 1시 현재 확인되지 않고 있다.
■JFK 도착 스케치
▲ JFK공항 유나이티드 에어라인(UA) 입국장에는 최성규 총경의 도착 예정시간인 오후 3시20분보다 1시간 전부터 한국 기자들이 몰려나와 미리 취재 준비를 하는 등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이날 공항 입국장에는 한국 TV 방송사와 신문사의 특파원과 로컬 한인 신문사 등 10개 회사에서 약 20명이 넘는 기자들이 취재에 나섰다.
▲ 뉴욕총영사관 경찰 주재관 한광일 영사와 나성웅 경제담당 영사, 서강수 공보관과 주미대사관의 경무관도 미리 공항에 도착, 최 총경과 직접 만나기 위해 위해 공항당국과 이민국, 세관 등에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총영사관측과 전화통화를 계속하며 돌발 상황에 대비했다..
▲ 최 총경이 탑승한 UA800기가 오후 3시25분 도착하면서 취재진들은 일제히 입국 출구에 길게 진을 치고 승객들이 입국장을 하나 둘씩 빠져나올 때마다 카메라를 들이대는 등 긴장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과정에서 최 총경과 비슷하게 생긴 일본 중년신사가 취재진을 보고 반대편 출구를 통해 나가려 하자 기자 10여명이 뒤를 쫓아가 플레쉬를 터뜨리는 촌극도 벌어졌다.
▲ 뉴욕 총영사관 경찰 주재관 한광일 영사는 19일 "오후 10시 현재 보세구역과 입국심사대에 남아있는 입국자가 전혀 없는 것이 확인됨에 따라 최성규 총경이 이미 공항을 빠져나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영사는 입국심사대 컴퓨터 조회를 거쳐 최 총경이 입국허가를 받았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보세구역의 미국인 직원이 이날 오후 4시 한국인 2명이 보안요원과 별도의 출구를 통해 나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이때 최 총경과 그의 사위 정해권씨 등 2명이 공항에서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그의 미국내 소재 파악은 더욱 어려워지며 해외도피는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 총경 왜 뉴욕 왔나
10년짜리 비자.친척 거주...’장기도피’ 추정
최성규 총경이 미국을 택한 것은 일단 그가 지난해 10년짜리 비자를 발급받은 상태인데다 친척이 미국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장기 도피’를 위한 수순일 것이라는 게 경찰의 추정이다.
최 총경은 이미 국내를 떠날 때 `장기 외유’를 결심하고 신변정리를 마친 데다 19일밤 구속수감된 최규선씨에게 "밀항하라"고 권유까지 했다는 주장도 나와 모종의 역할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그가 국내를 떠날 때 미국으로 직접 가지 않고 인도네시아를 거친 데 대해 경찰은 주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를 중간 기착지로 삼은 것은 자신의 행적을 감추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장기 도피에 따른 `자금 마련’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즉 최규선씨의 동업자로 인도네시아 한인 교민회 간부인 L씨를 만나기 위해 자카르타를 들렀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실제 최규선씨는 지난 10일 자신의 차명계좌 보유의혹과 관련, 변호인을 통해 "계좌는 모두 L씨의 것이며, L씨가 교민이어서 세무상 이유 때문에 차명계좌를 개설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최 총경은 현지에서 L씨와 접촉, 계좌문제 등을 협의하려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L씨는 경찰에 최 총경과 만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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