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애틀랜타의 한 우아한 호텔 볼룸의 불빛이 어두워지면서 비디오 필름이 상영됐다. 곧 미국 역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목소리중 하나가 어둠을 뚫고 들려왔다. "내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그 소리는 필경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의 것이었다.
그렇지만 킹 센터가 주최한 이날의 연례 만찬장에서 들려온 그 유명한 말은 킹 목사가 외쳐온 인종간 평등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킹 센터의 선물용품점을 개축해서 그 꿈이 계속 살아있도록 도왔다고 소매체인 ‘타깃’사가 자기들을 선전하는 비디오에 삽입된 소리였다.
장내 청중 중 몇사람은 공개적으로 못마땅하다는 신음 소리를 냈다.
킹 목사가 1968년 4월 4일 암살된지 34년이 지난 오늘날, 킹목사의 유족들의 그의 유업을 달성하는 일보다는 킹 목사의 이름을 대기업에 팔아 재산을 불리는데 더 열중해 있다는 비난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킹 목사는 멤피스에서 대대적인 빈자들의 워싱턴 행진을 계획하다 세상을 떴지만 그의 둘째 아들 덱스터 스캇 킹(41)이 이끄는 유족들은 지난 몇 년동안 알카텔, 싱귤러 와이어리스, AOL 타임 워너 같은 대기업에 킹목사의 이름과 업적을 파는데 골몰해왔다.
유족들은 알카텔과 싱귤러사의 TV 광고에 킹 목사를 출연시키도록 허락했으며 소장 자료를 기증받는 것이 보통인 의회도서관이 킹 센터에 보관된 문서들을 2000만달러에 구입하게 하는 법을 연방의회가 제정할 것을 지지하고 있다. 작년에는 킹 목사도 회원이었던 비영리단체 알파 파이 알파 프래터니티가 워싱턴 내셔널 몰에 그의 기념비를 세우려는 것을 방해하기도 했다. 킹 목사의 초상권 사용에 대한 수수료를 원한 것이다.
킹 센터도 다른 미국의 영웅들의 이름을 딴 기관들처럼 지원금, 기부금, 지적 작업의 판매대금으로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그러나 킹의 유족들은 존 F. 케네디나 리차드 닉슨, 말콤 X 등의 기념관을 돌보는 사람들과는 다른 길을 선택, 킹 목사를 대기업의 선전 요원으로 사용케 하거나 놀이공원의 주제로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민권운동에 열심이었던 NAACP 회장 줄리안 본드는 유족들을 비난하고 있으며 킹 목사의 가까운 동지였던 호세아 윌리암스, 제임스 파머 같은 이들도 생전에 가족들에 대한 비난의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유족들이 아버지의 지적 작업을 가지고 돈을 벌 권리를 갖고 있으며, 자기들의 판권을 행사하는 것을 비판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유족들을 맹렬히 감싸는 이들도 있다.
킹목사의 휘하였던 C.T. 비비안 목사 같은 사람은 "킹목사의 이미지를 어떻게 사용할지는 전적으로 유족들이 결정할 일이다. 내 생각에 킹 유족은 미국 흑인들의 퍼스트 패밀리다. 나는 그의 자손들이 대대로 부유하고 풍족하게 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스탠포드 대학의 라틴 루터 킹 주니어 페이퍼스 프로젝트의 디렉터인 클레이본 카슨도 "그가 공직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닉슨이 남긴 서류들을 수천만달러를 들여 구입했을 때는 불평하는 소리가 없었고 케네디 일가가 재키의 유품들을 팔았을때도 아무 말들이 없었다. 킹의 자녀들도 똑같은 일을 하는 것으로 사회의 이중 기준이 놀랍다"고 했다.
그러나 덱스터 킹이 킹 센터를 디즈니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많다. 1995년에 어머니 코레타 스캇 킹으로부터 킹 센터의 운영권을 물려받은 후 덱스터 킹은 멤피스로 날아가 그곳에서, 킹 목사에게 비폭력 철학을 고취시킨 M.K. 간디 비폭력연구소를 운영하는 간디의 손자 아룬 간디는 찾아보지도 않고 엘비스 프레슬리의 유적인 그레이스랜드 관리인을 만나 마케팅 방법을 상의, 아버지를 내세운 놀이공원을 세우기로 했으나 실현되지는 않았다.
그러는 사이에 킹 센터는 카펫에 난 구멍을 은색 덕트 테입으로 메우고 관광객들이 뱉은 검자국들을 긁어내지 않아 검게 얼룩진 채 방치돼있으며 원래의 임무인 비폭력을 가르치는 일에도 더 이상 적극적이 아니다.
덱스터 킹은 7년전, 이 센터를 맡으며 센터는 민권단체가 아니라고 공표하면서 60만달러의 채무를 이행하느라 직원들을 대량 해고시켰다. 세금 기록에 따르면 이후 기부금 및 지원금은 계속 줄고 있지만 덱스터 킹은 연봉으로 자기 어머니는 한번도 받아보지 못한 액수인 14만9000달러씩을 챙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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