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인사회 낮과 밤
▶ 알츠하이머병-한인사회 실태
1907년 독일의 알로이스 알츠하이머라는 의사가 처음 발견해 내면서 그의 이름을 따서 불리게 된 알츠하이머병.
이 병은 별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가 로날드 레이건 미국 전 대통령이 자신이 이 병에 걸렸다고 밝히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오늘날 이병은 노인성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뇌를 점진적으로 퇴화시키는 질병인 알츠하이머병은 기억력, 행동, 사고의 손상을 초래한다.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고, 증세가 처음 나타난 후로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수명은 3년에서 20년 정도까지 개인의 상태에 따라 다양하다.
최근 한인사회도 100년 정도의 긴 이민역사로 인해 고령층 인구의 증가로 알츠하이머병에 시달리는 노인들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인사회의 알츠하이머병 현황 및 실태를 진단한다.<편집자주>
▲ 현황
알츠하이머병은 성별, 나이, 인종, 종교, 문화 등과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것이다. 알츠하이머협회에 따르면 미국에는 현재 400만 명이 알츠하이머로 고통받고 있다.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을 경우 오는 2050년에는 1,700만 명이 알츠하이머병에 시달리며, 그 가운데 한인을 비롯한 동양인은 70만5,040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뉴욕 한인사회의 경우 정확한 통계자료는 없지만 관계기관에 따르면 한인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퀸즈에 소재한 성인데이케어의 경우 최근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한인들의 문의가 증가, 전체 전화상담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에 관한 주요상담 내용은 부모님의 증상에 관한 것이며, 건수는 주 평균 4-5건으로 매월 20여건 정도가 이뤄지고 있다.
또한 알츠하이머병에 시달리는 한인노인들이 가족들에게 버림을 받고 정부가 운영하는 병원에 수용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맞벌이 등으로 집안에서 노부모를 돌볼 형편이 안 되는 한인가정 가운데 너싱홈, 양로원이나 요양시설에 알츠하이머병에 시달리는 노부모를 맡기고 있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퀸즈소재 성인데이케어의 수지 강 프로그램 디렉터는 "한인사회의 이민역사가 길어지면서 알츠하이머병에 시달리는 한인노인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정도가 아주 심해서 일상 생활을 영위할 수 없을 정도의 심한 지적 기능의 감퇴를 일으키기 때문에 너싱홈, 양로원이나 요양원에 수용되는 한인 노인들도 점진적으로 많아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한다.
알츠하이머협회 동남부펜실베니아지부 강두연 아시안지역 전담자는 "한인에 대한 정확한 통계자료는 없지만 보통 65세 이상의 노인 열명 가운데 한 명, 85세 이상 노인의 50%가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을 갖고 있으며, 최근에는 연령층이 다소 낮아지는 추세로 30대 혹은 40대의 젊은 나이에도 발병할 수 있다"고 전한다.
▲ 대표적인 증상.
알츠하이머병의 전형적인 초기 증상은 최근에 있었던 사건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 중기에 들어서는 과거의 기억은 갖고 있지만, 최근에 일어난 사건은 기억을 갖고 있지 않아, 더 이상 무언가를 배우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에 빠지는 것. 말기에는 기억력을 거의 혹은 완전히 상실하게 되고, 걸을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되며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관계기관에 따르면 한인환자들도 전형적인 증상을 앓고 있다. 그 가운데 한인환자들에게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은 집밖으로 외출 갔다가 집을 찾아오지 못하는 것. 또한 성격적 변화에 있어서는 욕설을 하는 등 평소와 달리 공격적으로 바뀌거나, 의기소침해져 방안에서만 생활하거나, 식사를 잘 안 한다.
특히 의심이 많아짐에 따라 배우자를 믿지 못해 의처·의부증이 심해진다. 이외의 증상으로는 공공장소에서 옷을 벗거나, 혼자 망상이나 환청에 빠지거나,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 것 그리고 옷 갈아입는 것과 목욕하는 것을 싫어한다 등을 들 수 있다.
알츠하이머협회 동남부펜실베니아지부 강두연 아시안지역 전담자는 "한인환자들이라고 외국환자들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한인환자들을 접한 경험으로 볼 때 우울증으로 혼자 지내기를 좋아하거나, 욕설을 많이 하는 공격적인 성격변화와 의심이 많아지고 감정변화의 빈도가 높아지고 환청 혹은 망상 등에 시달리는 것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라고 전한다.
한편 한인사회에서는 알츠하이머병에 시달리는 환자가 집안 살림을 하다가 가스 레인지에 음식을 올려놓고 잊어버려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가 간혹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 환자 가족들의 올바른 대처방안.
한인가정에서 노부모가 알츠하이머병 증상을 보이게 되면 기본적인 생활의 틀이 깨지기 마련이다. 노부부가 함께 살 경우는 배우자가 돌봐줄 수 있기 때문에 그나마 다행이지만 편부모일 경우는 대처방안이 쉽지 않은 것이 현 실정이다.
우선 노부모를 모시고 사는 한인 가정의 경우는 부모님의 기억력이 떨어질 때는 ‘노인이니까 그렇지’라고 그냥 넘어가지 말고 치매가 오고 있는 지를 관심 있게 눈여겨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미 알츠하이머병에 시달리는 노부모나 편부모를 모시고 있을 때는 증상에 따른 올바를 대처방안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초기 증상으로 ‘집안에 들어온 도둑을 잡았다’ 등 엉뚱한 말을 할 경우 대부분의 자녀는 이를 고쳐주려고 하지만, 전문가들은 오히려 엉뚱한 말이지만 이해하는 척하며 대화를 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또한 중기 증상으로는 집안에 있는 화장실이나 침실을 못 찾는 경우가 발생하는 데, 이에 대한 대처방안으로는 화장실이나 침실이라는 기억을 상기시킬 수 있는 그림을 문 앞에 부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이외에 침실이 아닌 거실에서 그냥 자는 것을 더 좋아할 때는 억지로 침실 이용을 강요하지 말고 환자의 생활방식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한편 치매나 알츠하이머로 고통받는 환자를 돌보는 한인 가족들은 질병이 진전됨에 따라 환자의 요양시설 입소 방안을 생각하게 된다. 이와 관련, 아직까지 많은 한인 가정들이 부모를 요양시설에 보내는 것에 대한 죄의식 등으로 인해 이를 꺼리고 있는 가운데, 환자의 안전 등을 위해 요양시설로 보내는 한인가정이 서서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알츠하이머협회 동남부펜실베니아지부 강두연 아시안지역 전담자는 "노부모를 모시고 사는 한인 가정은 전문기관을 통해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한다"며 "환자가 있는 한인가정은 환자가 보이는 각종 증상마다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일상생활에서 보이는 증상 증상을 자세히 메모해 두었다가 그에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 대처하는 방안을 자체적으로 마련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퀸즈 소재 성인데이케어 수지강 프로그램 디렉터는 "맞벌이를 하는 한인가정 가운데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노모나 노부를 집에서 돌보기 힘든 경우 메디케이드로 집에 와서 가정 일들을 돌봐주는 보조사를 활용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며 "또한 각 지역에 있는 성인데이케어의 알츠하이머병 가족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치유가 안 되는 병이지만 증상이 빨리 번지는 속도를 줄일 수는 있다"고 말한다.
▲ 결론
한인사회의 역사가 길어지면서 알츠하이머병에 시달리는 한인 노인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한인사회 차원에서의 예방책과 대응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물론,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을 위한 한인가족들의 모임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알츠하이머병을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한인사회 차원의 전문기관이나 한인 전문요원 양성이 시급하지만, 현실을 감안할 때 쉽지 않은 것이 현 실정이다.
수지강 디렉터는 "언어장애로 한인환자들이 미국의 기존기관 이용을 꺼림에 따라 날로 증가하는 한인 환자들의 통계가 없는 기존기관이 한인직원을 채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라며 "한인환자들이 다소 불편하더라도 기존기관을 적극 이용해야 한인환자들을 위한 직원채용 등 각종 혜택방안이 마련될 수 있다"고 말한다.
■ 알츠하이머병 10가지 징후
1. 자신이 알고 있던 동료의 이름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2. 음식을 만들어 놓고 잊어버리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이 음식 만든 사실조차 기억 못한다.
3. 언어구사에 있어서 엉뚱한 표현으로 다른 이가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한다.
4. 자신이 항상 다니던 길을 기억하지 못한다
5, 잠옷을 입고 가게에 가거나 더운 여름날 블라우스를 겹겹이 껴입는다.
6 .평소와 달리 기본적인 계산을 하지 못한다.
7. 다리미를 냉장고에 넣는 등 물건을 엉뚱한 곳에 둔다.
8. 아무런 이유 없이 정상인보다 갑작스런 감정변화를 보인다. 9.매사에 의심을 하거나, 친절한 사람이 신경질적으로 변한다.
10. 자신이 수행하던 일상적인 일들에 더 이상 관심이 없거나, 관여되기를 꺼린다.
<연창흠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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