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하라" "매일 새로운 마음으로 도전하라" "손님과 직원들보다 낮아져라" "아침에 5분 일찍 일어나라"
남다른 노력과 열정으로 비즈니스 각 분야에서 입지전적 성공을 거둔 여사장들이 창업을 꿈꾸는 한인여성들에게 들려주는 메시지들이다. ‘미스 조앤 니트’의 조앤 윤사장, ‘김선영미용실’의 김선영원장, ‘코스모스 전자’의 임정숙사장은 지난 15일 재미중소기업협회(회장 앤드류 백)가 마련한 ‘여성창업스쿨’의 세 번째 세미나에서 개인적인 성공담과 경험담을 들려주며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한인여성들에게 희망과 도전이 넘치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 자리에는 창업을 꿈꾸는 젊은 여성들로부터 현재 비즈니스를 경영중인 오너들까지 다양한 연령과 계층의 한인 약40명이 참석, 3시간동안 자리 한번 뜨지 않고 ‘선배’들의 경험담과 조언을 새겨들었다. "24시간 뛰었다"는 세 여성 기업인의 강의를 요약해 소개한다.
임정숙 (코스모스전자 사장)
전자업계는 여성으로서는 특수한 업종이다. 미국의 2,400개 전자업소가 가입된 단체의 회원 1,800명중 여자는 나 혼자 뿐이다. 그러나 지난 25년간 이 분야에서 일하면서 여자라는 이유로 협상에서 밀리거나 어려움과 고충을 느낀 적은 없다.
여성의 장점은 세밀하고 정직하며 책임감이 강하다는 것, 단점은 도전의식이 부족하고 감성적이라 객관적 사실보다 감정적으로 처리하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장점을 활용하고 단점은 자꾸 훈련을 거쳐 보완하면서 성실하고 열심히만 일하면 ‘술자리 외교’를 못 하더라도 남녀 차별 없이 누구나 기업인으로 성공할 수 있다.
74년 단돈 500달러로 미국생활을 시작한 나는 다운타운 ARCO 플라자의 와인 스토어에서 비즈니스를 시작, 남는 짜투리 공간에 커피샵을 집어넣는등 불가능하게 보이던 일을 꾸준히 추진하면서 ‘포기하지 않는다’는 삶의 철학을 갖게됐다.
전자제품 판매업은 8가와 카탈리나에서 ‘금성냉동’이란 이름으로 4명의 직원과 함께 시작해 꾸준히 성장, 현재 한인타운 전자유통업체로는 최대규모의 ‘코스모스 전자’로 성장했다. 지금은 시장의 흐름에 따라 리치(rich)와 푸어(poor) 마켓으로 시장을 분리해 웨스턴 지점은 일반전자제품업소로, 지난 2월초 오픈한 코리아타운 갤러리아내 ‘디지털 코스모스’는 E 마트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여년간 성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많은 어려움도 겪고, 재기도 했고, 실패도 했다. 10년전 4.29 폭동때는 다 타버린 업소 앞에서 우는 나의 모습이 CNN의 커버스토리로 실렸다. 그러나 거기서 주저앉지 않고 다시 일어서 그로부터 5년후 CNN에서 재기에 성공한 모범 사례로 다시 한번 소개됐다. 5년전에는 롤랜하이츠 지역에 제2매장을 설립했다가 홍보에만 수십만달러를 들이고 2년만에 문을 닫는 경험도 했다.
기업성공은 시간관리와 마음자세에 달려 있다고 본다. 성공한 사람들의 자서전을 많이 읽고 그들의 인간관리를 배워 나의 환경에 적용해보기도 하고 이론을 나의 상황에 맞춰 내것으로 만들며 항상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도전해왔다.
절대 포기하지 말고 꿈을 갖고 더 좋은 것을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노력하라. 이왕 어느 분야의 비즈니스 경영인으로 나섰으면 그 분야에서 전문인이 되어야 한다. 나의 경쟁이 누군가, 목표는 무엇인가, 만족하지 말고 찾다 보면 구석구석 개선해야할 부분이 너무 많다. 또 비즈니스 기록을 메모해 매년 비교하면 중요한 자료가 된다. 성공은 주먹구구가 아니라 치밀하고 정확한 계산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지금 여러분 앞에는 수많은 자원과 아이디어가 있다. 그것을 갖느냐 안 갖느냐는 여러분의 선택이다. 아침에 5분 일찍 일어나고, 피곤하면 더 뛰며 소중한 시간을 황금의 비즈니스 아워로 활용하자.
▲조앤 윤 (미스 조앤 니트 사장)
비즈니스를 처음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계획을 잘 세우는 것(business planning)이다. 한인들은 마음이 급해서 뭐든지 빨리 하고 빨리 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러한 태도로 미국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금물이다.
미국인들은 쓸데없다 싶을 정도로 돈과 시간을 많이 들여서 재료수집과 연구를 철저히 하는데 그 결과가 수년후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심지어 위기가 올 때 어떻게 모면할 것까지도 플랜을 세워놓으므로 처음엔 힘들지만 서서히 궤도에 오르게 된다.
미국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미국인들 식으로 해야 한다. 그들의 전략과 수법을 배워서 그 룰에 따라 해야지, 대강하면 당하기 마련이다. 또한 일이 잘 안될 때의 감정처리도 중요하다. 다혈질의 급한 성질은 미국인들과의 비즈니스에서 큰 손실이다. 절대 목소리를 올려서는 안 되고 차분하게 딜에 임해야 한다.
비즈니스가 커지면 확장할 때 조심해야 한다. 각 분야의 전문가에게 의뢰해 그들이 일을 처리하도록 하고 함부로 서류에 사인해서는 안된다.
현대와 같이 엄청난 경쟁사회에서 이기려면 성공 케이스를 쫒아다니며 이 원인과 비결을 찾아내야 하고, 컴퓨터를 통해 항상 마케팅을 연구해야 하며, 자주 스토어에 들려 고객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추세를 읽어야 한다.
1964년에 유학온 후 패션디자이너로 출발한 나는 니트의 멋에 빠져 30년이 넘도록 고급 니트웨어만을 전문으로 생산해왔다. 71년 5명의 직원과 창업한 ‘미스 조앤 니트’는 단시간내 유명해져 고급 백화점과 패션부틱으로 진출했고 한때는 200여명의 직원과 함께 공장에서 하루종일 일해도 제품을 다 대지 못할 정도로 성공가도를 달렸다. 지금도 새로운 패션 트렌드를 보며 직접 디자인과 패턴에서 제품생산까지 지휘하는 나는 계속 배우는 자세로 24시간 비즈니스를 안고 산다.
아쉬운 것은 젊은 시절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나고 혼자 힘으로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출장이 너무 많아 아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했던 것이다. 비즈니스가 잘 될 때는 가족과 좋은 시간을 많이 보내고, 안 될 때도 절대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말고 다시 살릴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또 비즈니스를 할 때는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할 것, 위기에 대비한 6개월의 여유자금을 준비할 것, 직원들을 잘 대우할 것등을 강조하고 싶다.
김선영 (김선영 미용실 원장)
지난 45년간 미용업계에서 일하면서 어려움도 많이 겪었지만 여자로서 아름다움을 가꾸는 일에 종사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무슨 일을 하든 최선을 다하고, 종업원과 손님에게 무조건 낮아지며, 매일 새로 시작한다는 각오로 연구하는 열심만 있으면 누구나 비즈니스에 성공할 수 있다.
17세때 동생들만 데리고 가장이 되어 맨주먹으로 온갖 역경을 헤쳐가며 비즈니스를 일궈낼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타고난 성실, 근면, 솔직한 성격, 그리고 나쁜 자리에 가지 않는 분별력이었다. 하루 24시간을 쪼개어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아침에 밥 한끼 먹고 나오면 하루종일 굶다시피 하고 수십명의 머리를 매만졌다.
그 결과 김선영 미용실은 이름만 대면 모를 사람이 없는 대형미장원으로 성장했으며 한때는 충무로와 명동 사보이호텔등 3개 지점을 운영하며 직원만 400명이 넘기도 했다. ‘파마 공장’이란 소리를 들을만큼 업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지만 한번도 으스댄 적이 없었다.
말이 주인이지 오히려 직원들과 손님들의 발이 되어 궂은 일은 도맡아 놓고 했으며 나쁜 유혹이 많은 업종이기 때문에 업주가 종업원들의 모범이 되기 위해 잠시도 한 눈 팔지 않고 일했다.
직원들 굶기지 않고, 사기 떨어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보살피고 신경썼으며 손님은 빈부를 가리지 않고 팁을 안 주고 가도 모두 똑같이 귀하게 대했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어서 그런 인간적인 대우를 받은 사람은 반드시 손님을 몰고 오게 마련이라 매상을 몇배로 불려주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용업계는 말할 수 없이 허망한 비즈니스다. 몇 년동안 잘 가르쳐 놓고 한가족처럼 일하던 직원이 어느날 가위 싸들고 나가버리면 라스베가스 슬랏 머신에 돈 실컷 넣고 그냥 일어설 때의 기분과 똑같은 것이다. 일류기생이 따로 없이 칠면조, 구면조 소리를 들어가며 직원들 눈치보고 절절 매며 비위 맞춰주건만 친구 말 듣고 나가버리면 그처럼 속상할 때가 없다.
그래도 거듭 강조하는 것은 업주가 죽어지내야 비즈니스가 편안하고, 내 속이 다 푹푹 썩을망정 직원들에게는 나보다 더 커서 나를 딛고 일어서라는 희망과 꿈을 심어줄 때 그 비즈니스가 100% 성공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김선영 미용실이 개발해낸 파마의 종류만 무려 250개. 지난 40여년간 한국서 유행한 파마머리의 원조는 모두 나의 미용실에서 나온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매일 끊임없이 연구하고 개발했다. 10년동안 최고라고 마음을 놓고 태만해지면 다음날 새로 일어난 후배에게 밀리고 쓰러지는게 미용업계이므로 매일 신장개업한다는 각오로 오늘도 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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