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뉴저지 한인상권을 가다
▶ (3) 포트리
교통이 편리하고 전경이 멋진 도시.
조지 워싱턴 브릿지가 가로지르는 허드슨 강가에 위치한 뉴저지 포트리는 미 독립전쟁 당시 요새(Fort)로 사용됐으며 찰스 리 장군의 이름을 따 포트리(Fort Lee)로 명명됐다.
지난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포트리에 거주하는 아시안은 대부분이 일본인들이었다. 따라서 당시 포트리에는 일본인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마켓, 식당 등이 자리잡고 있었으며 한인 운영 상점들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포트리에 한인 상권이 본격적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여년 밖에 되지 않는다. 레모인 애비뉴에 위치한 사랑방 쇼핑센터가 들어서고 일식 전문 식당이던 기꾸가 예전면옥(현재 태조가든)으로 바뀌면서 한식 음식점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으며 한인 식품점과 미용실, 노래방 등이 속속 문을 열었다.
지난 5∼6년동안 포트리는 팰리세이즈 팍에 버금가는 한인 상권을 이룩했다.포트리 한인 상권은 메인 스트릿과 레모인 애비뉴를 중심으로 크게 2개 지역으로 나눌 수 있다. 도시내 위치한 한인 점포들은 총 150여개에 달하고 있으며 주 업종은 요식, 미용, 병원 등이다.
포트리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약 6,000명에 달하고 있다. 이민정책을 연구하는 민간비영리단체인 ‘이민연구센터’(CIS)가 최근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00년 현재 버겐 카운티에 거주하는 한인 3만6,750명중 포트리 거주 한인은 5,978명으로 나타났다. 팰리세이즈 팍에 이어 카운티내에서 2번째로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도시로 발돋움했다.
괄목할만한 것은 지난 1990년만 하더라도 포트리의 한인 인구는 2,468명에 불과했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10년간 포트리 한인 인구가 2배 이상 증가한 이유는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중반까지의 호경기로 맨하탄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한인 1.5세 및 2세 전문인들이 교통이 편리한 포트리를 주거지로 선택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센추리 21 부동산의 이상기씨는 "포트리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비교적 수입이 높은 전문인들인 경우가 많다"며 "상권 또한 타 지역에 비해 특색이 있다"고 밝혔다.
이씨는 포트리 한인상권은 팰팍 브로드 애비뉴 한인상권과는 차이가 있다"며 "렌트비 시비 등으로 인해 상인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는 드물다"고 전했다.
2년전 포트리에 코압을 구입, 맨하탄으로 출퇴근하고 있는 임성균(30·계리사)씨는 "무엇보다 교통이 편리한 점이 마음에 들어 포트리를 거주지로 선택하게 됐다"며 "한국 식당들도 주위에 많고 앞으로 자녀 교육을 위해서도 포트리가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인들의 수가 지난 5∼6년간 크게 증가했음에도 불구, 포트리 한인사회의 정치력 신장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희숙씨와 이상기씨가 교육위원에 출마했지만 아쉽게 낙선했으며 한인 시의원 배출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본보가 지난해 포트리 한인 유권자 수를 분석한 결과 667명인 것으로 나타나 도시내 한인 중 10%가 투표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류사회와 마찰없이 잘 지내요"’포트리 터줏대감’ 주옥근씨
"자신의 일에 충실하게 살면서 남에 대해 험담하지 않는 곳이 바로 포트리입니다."
지난 87년부터 포트리 메인 스트릿에서 ‘한국 화랑’을 운영해오고 있는 주옥근씨는 포트리 한인사회의 터줏대감중 한 사람이다.
"8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한인들을 보면 반가웠습니다. 당시 포트리에는 일본인들이 많이 살고 있었죠. 그러다가 90년대 초부터 한인 상가가 조금씩 형성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한인 점포들이 150여개나 달하는 한인타운으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포트리 한인상인번영회 전 회장을 역임한 바 있는 주씨는 "포트리는 한인들과 미 주류사회가 마찰 없이 잘 지낸다"며 "이는 이곳 한인들이 시 정부와 밀접한 유대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포트리 지역 한인사회는 잭 알터 시장과 두터운 친분을 쌓고 평소에도 유대관계를 잘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 전 회장은 "포트리 한인사회에는 최근 들어 젊은 세대들의 활동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 몇 년간 세대 교체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현재 한인 상권이 자리잡고 있는 메인 스트릿과 레모인 애비뉴는 거의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며 "새로운 상권이 들어서지 않는 한 이 지역은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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