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상담
▶ 미 청소년 존경하는 인물은/자신의 부모
반짝이는 단추가 줄줄이 박혀 있는 흰 가죽 재킷과 풍성한(bell-shaped) 흰 바지를 입고 앞머리를 위로 올려 깨끗이 빗어 넘긴 단정한 머리 스타일에 귀밑의 구레나룻을 기른 모습은 직접 보지 않아도 엘비스 프레슬리의 모습이라 짐작하시리라 본다. 이런 옷차림의 학생들이 필자의 학교에 몇 명 있다. 이뿐 아니라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깜찍한 옷차림과 약 12인치 가량의 긴 스파이크들이 머리에서 쭉쭉 뻗어나가며 청바지에 청재킷을 걸친 록스타를 연상시키는 의상의 학생들도 있다. 아마도 그들의 ‘우상’ 내지는 ‘영웅’의 모습을 흉내냄으로써 그들의 정서적 욕구(emotional needs)를 충족시키려는 노력이리라.
사춘기의 자녀들은 보편적으로 자신의 정체(identity)가 아직 분명히 형성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자신이 존경하고 자신이 일체감을 가질 수 있는 ‘영웅’을 찾고 일단 찾았다고 생각되면 그의 모습과 행동을 따라하기 시작한다. 또한 그들의 특징은 이 ‘영웅’이 늘 동일하지 않고 수시로 바뀐다는 것이다. 너무나 한 인물에 치우치고 그 인물과 동일한 행동을 보이면 전문적인 상담을 받아보시기 권한다.
어제는 교내 식당에서 일하는 Mrs. G께서 놀라서 필자에게 달려왔다. 점심시간 바로 전인 4교시에 교내 식당에서 일을 거드는 10학년 학생 하나가 갑자기 며칠 전부터 옷차림이 검은 색으로 바뀌더니 드디어 어제는 검은 셔츠에 귀신같은 얼굴들이 찍혀 있는 것뿐만 아니라 ‘KISS’라고 써 있는 글자도 핏자국처럼 그려져 있다며 무섭다고 말씀하셨다. 그 학생의 상담교사와 상의해 본 결과 가정 형편상 며칠 전부터 헤비메탈 음악에 심취해 있는 삼촌의 집에 거하게 되었는데 그 삼촌이 이 학생에게 ‘영웅’이 되어버린 것이다. 말없이 얌전하고 성적도 상위권에 속한 이 학생에게 헤비메탈을 하루종일 듣고 머리 스타일과 옷차림도 록스타처럼 꾸민 삼촌은 자신을 돌보아주는 보호자인 동시에 ‘영웅’이어서 자신도 닮아가려고 노력중이라 한다. 아무튼 그의 상담교사가 계속 지켜보기로 하고 학생도 폭력적인 이미지의 옷차림은 삼가기로 약속함으로써 Mrs. G를 안심시켜 드렸다.
가끔은 자녀들과 그들의 꿈과 그들의 ‘영웅’에 관해 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영웅’이란 유명하거나 미디어에서 흔하게 나오는 가수나 운동선수 혹은 영화배우 외에도 우리 주위에서 귀한 일들을 하는 여러분들이 계심을 상기시켜 주며 신문의 기사를 통해 혹은 책의 주인공들의 영웅적인 존경할 만한 특징들에 대해 대화하면 자녀들이 어느 한 특징이나 한사람에게 너무 푹 빠지는 일도 없을 것이다. 어느 한 인물을 ‘영웅’으로 삼다보면 그 사람도 인간이기에 실수를 할 수도 있는데 이때 자녀들의 실망이 절망으로 이를 수도 있으며 그 실수까지도 흉내내는 불상사도 생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한 인물을 ‘영웅’화하기 보다는 그 인물의 존경할 만한 특징들과 배울 점에 초점을 맞추실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이순신 장군처럼 용감하고 지혜롭고 지도력이 뛰어났던 역사적 인물들, 인도의 간디처럼 평화적이지만 놀라운 지도력의 세계적인 지도자들, 페스탈로치처럼 헌신적으로 가르친 교육자들, 주위에서 자신의 이익이 아닌 없는 사람들의 편에 서서 홈리스 같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음식도 나눠주며 돌보아주는 이름 모를 많은 분들, 토마스 에디슨처럼 수많은 좌절과 실수들에 굴하지 않고 수많은 발명품을 낸 분들 등 영웅적인 인물들이 너무나 많다.
미국의 사춘기 학생들 중 50% 이상이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을 자신들의 부모님이라 했다는 통계를 실은 기사를 언젠가 본 기억이 있다. 다른 영웅적인 인물들에게 배울 점도 많지만 우리의 자녀들은 부모님들로부터 가장 많이 배우며 닮아간다는 것을 기억하셔서 부모님의 언사나 행동에 신경 쓰시고 자녀들에게 도움이 되는 특성인 부지런함과 정의로움, 용감함, 적극성 등을 직접 행동으로 보여 주셔서 좋은 본보기가 되는 것이 최선의 교육지침서라 하겠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