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밸런타인스 데이에도 마지막 순간에야 선물로 초컬릿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텐데 초컬릿은 사랑의 묘약은 분명히 아니지만 그렇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듯 건강에 해로운 음식도 아니다.
최근의 증거에 따르면 초컬릿, 그 중에서도 값비싼 다크 초컬릿에는 건강을 증진시켜줄 뿐만 아니라 기분도 좋게 해주는 물질이 풍부히 들어 있다.
초컬릿의 원자재인 카카오 열매는 원래 마야, 올멕, 아즈텍족들이 약재로 두루 사용하던 것으로, 컬럼버스가 스페인에 들여온, 마야인들이 화폐로 사용하던 카카오 열매에 지나치게 열광한 유럽인들은 16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빈혈, 식욕부진, 정신적 피로, 성욕감퇴, 열, 통풍, 신장 결석, 화상 및 변비까지 100개가 넘는 병에 이 열매를 사용했다. 이 열매나 그 추출물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나 그 속에 든 특정 성분들이 정신을 자극해 일부 노화과정을 지연시킬 수 있다.
초컬릿에는 인체 내에서 끝없이 진행되는 산화작용의 반응으로 나타나는 세포 및 혈관의 손상을 막아주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지만 그렇다고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면서 다른 건강에 좋은 성분들도 많은 과일이나 야채 같은 식품 대신 초컬릿을 먹어서는 안 된다.
캔디 중에서도 초컬릿은 영양 면에서 월등하다. 설탕과 칼로리와 지방은 있지만 버터지방을 추가하는 밀크 초컬릿을 제외한 다른 초컬릿에 든 지방인 스테아린산은 식물성 포화지방으로 일단 인체 내에 들어가면 올리브 오일이나 카놀라 오일과 같아진다.
버터지방의 포화지방은 혈중 콜레스테롤치를 올릴 수 있지만 코코아 버터는 식물성 지방이라 콜레스테롤이 없다. 게다가 초컬릿 속의 항산화 성분이 혈중 콜레스테롤의 산화를 막아줄 수 있으므로 심장마비나 뇌일혈 위협이 적어진다.
달라스의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칼센터 연구에 따르면 붉은 포도주에서 발견된, 심장병을 막아주고 암까지 예방해줄 수 있는 항산화 성분이 초컬릿에서도 나왔다. 초컬릿 속의 항산화 성분은 차, 붉은 포도주 및 일부 야채와 과일에도 들어 있는 식물성 복합체인 플라보노이드다.
플라보노이드는 나쁜 콜레스테롤 LDL의 산화를 막아주므로 혈장을 덜 끈끈하게 해서 혈관을 막는 혈전이 생길 위험을 줄여준다. 초컬릿 제조사 마스사의 과학자들에 따르면 플라보노이드가 많이 든 다크 초컬릿을 먹는 사람들은 플라보노이드가 적게 든 다른 초컬릿을 먹는 사람들에 비해 혈전이 생길 위험은 적고 혈관은 더 유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심장병이 걱정되는 사람들은 체중이 문제가 되지 않는 한 천연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한 다크 초컬릿을 많이 먹어도 안전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코코아 가루와 초컬릿 시럽은 제조 과정에서 플라보노이드가 대부분 제거된다. 또 밀크 초컬릿에는 몸에 유익한 성분이 다크 초컬릿보다 훨씬 적게 들어 있다.
단것들은 모두 이에 나쁘지만 순수한 초컬릿은, 검 같은 이에 달라붙는 성분이 들어 있지 않는 한 유익하지는 못할지언정 해롭지는 않다. 초컬릿은 체온에서 금방 녹으므로 이나 잇몸에 달라붙지 않기 때문이다.
또 국립치과연구소를 비롯한 3개 연구에 따르면 초컬릿 속의 지방은 사실은 설탕으로 인한 치아 손상을 막아주며 코코아 속의 탄닌은 치석 형성을 방해한다.
통념과는 달리 초컬릿을 먹어도 여드름이 생기거나 더 심해지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위산 역류는 심해질 수 있고 일부 편두통 환자는 초컬릿을 먹으면 두통이 시작되기도 한다.
초컬릿에 중독성은 없지만 두뇌활동에 영향을 주는 화학성분들은 들어 있다. 즉 긴장을 이완시키는 세로토닌의 주성분인 트립토판, 우울증 환자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자극제로 사랑에 빠진 사람의 뇌에서 분비되는 물질이기도 한 페닐에틸라민 등이 그것으로 페닐에틸라민 때문에 초컬릿이 최음제로 여겨져 왔다.
이런 물질들 때문에 호르몬 변화로 기분 변화가 심한 월경전이나 중간에 초컬릿을 꼭 먹어야 하는 여성들이 많지만 그것은 초컬릿의 화학 성분에 중독된 현상이 아니라 초컬릿의 냄새와 맛, 감촉이 주는 감각적 만족에 대한 희구임이 실험 결과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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