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업에 이어 퓨젯 사운드 지역에 800여 업소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한인 그로서리 업계의 현황과 전망을 역시 협회 관계자들 및 업주들로부터 들어보았다.
알콜 피해지역(AIA) 선포와 에페드린 함유 각성제 불법판매 파동, 하루 12시간 이상의 중노동 등 일반인들의 부정적 시각과 달리 그로서리업은 아직도 안정적이고 해볼만한 사업이라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편집자 주>
▲이한범(로이 셰브론 로이 마켓·KAGRO 회장)
▲홍재웅(퓨열럽 파이오니어 Ave. 푸드 마트·KAGRO 이사장)
▲홍낙순(에드먼즈 웨스트 게이트·KAGRO 전 회장)
▲김광복(페더럴웨이 Terso 주유소)
▲김기영(시애틀 레인보우 마트)
▲최원준(KAGRO 사무총장)
사회: 지난해 그로서리 업계에 바람이 잦았던 것 같은 데 여러분의 업소는 어땠는지요.
김기영: 가게를 운영한 지 6년이 돼가는데 위험부담이 적고 수익성도 괜찮아요. 그로서리 하다가 쫄딱 망했다는 얘기를 아직 듣지 못한 걸 보면 안정적인 업종인 듯 해요.
이한범: 세탁소에서 그로서리로 바꾼지 9년이 돼갑니다. 세탁소가 기술이 필요한 업종임을 알고 즉각 그로서리로 전환했지요. 지금 생각해도 잘한 결정인 것 같아요.
김광복: 그로서리 경력이 이제 겨우 1년 조금 넘습니다. 나도 10년여년간 세탁소를 하다가 용단을 내렸지요.
홍낙순: 잡화 도매회사에서 일하다가 가게문을 연지 8년이 돼가는데 가게 일보다는 협회 일을 하면서 어려움이 더 컸던 것 같아요.
리스크 적고 안정적
사회: 그로서리의 장점은 어떤 것일까요? 하루 12시간 이상, 1주일 내내 가게에 붙들려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일반인들의 인식인데...
김광복: 우선 고객과의 약속 시간에 대기 위해 밤을 새우는 일이 없어 좋습니다.
홍낙순: 쉴 틈이 없다는 것이 외부 사람들의 고정관념이지만 근래 많은 업주들이 주말과 밤일을 쉬는 경향입니다. 매출 볼륨이 어느 단계에 이르면 가게에 하루 종일 붙어 있는 것보다 종업원을 고용하는 편이 여러 모로 좋을 수가 있지요.
이한범: 정직한 종업원만 구하면 맘 편히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지요.
김기영: 매상 증가에 한계가 없죠. 크리스마스 등 대목 때 돈을 주머니에 쑤셔 넣으며 장사한 기억도 나요.
하루 12시간이상 근무 옛말
사회: 나름대로 운영의 노하우들이 있겠지요?
이한범: 동네 단골장사인지라 이웃과의 유대관계가 중요합니다. 처음, 주민이 배타적이어서 어려움을 겪었으나 지역 소방서와 경찰서 등에 꼬박꼬박 기부금을 내는 등 나름대로 유화분위기를 만들었죠.
원래 관공서 기부금은 50여달러면 충분하죠. 올해는 소형 달력을 300여부 만들어 손님들에게 나눠줬고 지역 도서관과 연계해 독서 쿠폰제도 실시했습니다.
김기영: 매상의 40%가 주류판매로 이뤄지는 점을 감안, 쿨러 온도를 항상 낮게 유지해 손님들에게 차가운 술을 파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세심히 신경을 써요.
홍낙순: 간혹 업주나 종업원들의 불미스러운 언행이 문제되는 경우가 있어요. 흔히 내뱉는“I’ll kill you!” 따위의 말을 특히 조심하도록 종업원들에게 주의시키죠.
김광복: 제 가게는 좀도둑이 많은 편입니다. 물건을 훔치는 아이들을 발견해도 친구들과 함께 있으면 대개 눈감아 주지요. 도둑의 자존심도 지켜줘야지 시시콜콜 경찰에 신고하면 험한 꼴을 당할 수 있거든요.
홍낙순: 고객과의 인간관계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세일즈맨과의 유대입니다. 뜻하지 않은 좋은 딜을 얻을 수 있어 물건을 팔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지요.
세일즈맨과의 관계도 중요
사회: 주유소 딸린 그로서리는 피하라는 말을 종종 듣는 데, 맞는 말인가요?
이한범: 아닙니다. 초기 자본금이 많이 들어 초심자들에게 위험부담이 보다 큰 것은 사실이지만 본인 의지와 노력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지죠.
홍낙순: 솔직히 최근 몇 달 새 개스 판매로 재미본 분들이 많을걸요. 예전과 달리 개스 값이 진정국면이니까요.
이한범: 개스가 되었건 술이 되었건 업소 내 비치 상품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해요. 이를테면‘원 스탑 샤핑’시대에 그로서리도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김광복: 우후죽순 격으로 생기는 업소들로 경쟁이 심화되는 것이 좀 걱정이지만 아직까지 주유소를 해서 망할 것이란 생각은 안 들어요.
‘원 스탑 샤핑’구현해야
사회: 그로서리를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가게 구입 방법 등을 간략히 설명해 주세요.
김기영: 타 업종에 비해 프레미엄(권리금)의 변동폭이 적고 항상 인벤토리(재고)가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둘 것을 조언하고 싶네요. 한 달 매상이 5만달러면 인벤토리가 5만달러 가량이 된다고 어림잡으면 되죠. 가게 값만 가지고 흥정하다가 인벤토리에서 깨지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홍낙순: 그로서리는 부수입이 많은 업종입니다. 담배 리베이트, 복권 수입, 최근 협회가 추진하는 독립가맹점 계약(iFC)에 따른 리베이트 등 짭짤한 부수입이 있습니다.
이한범: 최근 앨버슨과 세이프웨이 등 대형 마켓이 개스를 취급하며 개스 값이 하향 안정세를 이루고 있으나 가게 가격에는 별로 영향을 미치는 것 같진 않아요.
홍낙순: 써클-K, 7-11의 예에서 보면 편의점의 앞날은 아직 밝다고 생각해요. 우리도 대규모 구매 시스템을 구축해 이들과 경쟁하면 충분히 더 커나갈 수 있어요.
권리금 변동폭 상대적 미미
사회: 고용 문제에 따른 어려움은 없나요? 임금이 꽤 올랐을텐데.
홍낙순: 2년 전보다 오르긴 했어요. 요즘은 보통 시간 당 8달러부터 시작하는 것 같아요.
김기영: 그래도 저녁 시간과 주말을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다면 괜찮은 부담이지요.
김광복: 사람 다루기가 솔직히 세탁소보다는 낫습니다. 신문에 광고를 내면 사람 구하기도 어렵지 않고...
종업원으로 인한 문제는 없어
사회: 협회에 관한 얘기도 좀...
김기영: 난생처음 협회 이사직을 맡았습니다. iFC를 비롯, 협회의 여러 프로그램에 회원들의 적극 참여를 기대합니다.
김광복: 업소를 시작할 때 협회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 일조 하겠습니다.
홍낙순: 회원들의 아이디어가 사장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좋은 아이디어는 협회에 꼭 알려서 전체 회원의 이익 증대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겠지요.
홍재웅: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며 협회 무용론이 대두되기도 했지만 작년 iFC를 통해 우리가 뭉치면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터득했지요. 올해도 당장 눈앞의 이익이 없을지라도 협회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최원준: 협회를 신용협동조합 형태로 변환하려는 내부작업이 착수된 상황입니다. 몇몇 임원들로만 이룩될 일이 아닙니다.
이한범: 정보교환을 위해 협회의 활성화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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