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자원봉사의 나라’라고 할 만큼 일반시민들의 자원봉사활동의 폭이 넓고 활발하다. 도시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시골지역 소방서가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운영되는 것이 단적인 예다.
자원봉사 활동 가운데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위험천만한 것들도 있다.
캘리포니아의 몬트로스 수색구조대가 그런 경우다.
몬트로스 수색구조대는 LA 북쪽 20마일 지점에 위치한 엔젤레스 국립산림지를 주무대로 자원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원들은 자신들을 자칭, 미국에서 가장 바쁜 구조대원들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평소 피나는 훈련을 통해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춘다.
특히, 엔젤레스 국립산림지 협곡에서 펼치는 훈련은 말이 훈련이지 목숨을 건 도박처럼 보인다. 예를 들어, 대원들은 협곡추락사고 구조훈련을 위해 150피트 깊이의 깎아지른 수직암벽을 타고 내려가야 한다. 성공적으로 내려갔다 할지라도, 다시 암벽꼭대기까지 기어 올라가야 하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대원들이 이처럼 위험천만한 훈련을 계속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응급구조요청 전화벨이 울릴 경우, 하시라도 위험한 현장에 달려가 경각에 처한 생명을 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몬트로스 구조대는 올해 총 70건의 응급구조요청을 받았다. 지난 해의 63건보다 더욱 늘어난 수치다.
몬트로스 수색구조대는 1947년에 조직됐으며, 1953년부터 비영리기구인 예비경찰대의 일부로 편입됐다. 카운티 당국은 구조대를 위해 매년 5,000달러의 활동비를 지원한다. 현재, 몬트로스 수색구조대는 남자대원 25명과 여자대원 1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26명의 대원들이 500 평방마일에 달하는 광활한 엔젤레스 국립산림지 일대를 수호한다. 이들이 벌이는 구조 분야는 운전자사고, 하이킹 사고, 스키사고, 등산사고, 비행기 추락사고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이다.
자원봉사대원들의 면면을 보면, 주 5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하는 정상적 직업인들이 대부분이다. 그 중에는 교사, 간호원, 자영업자들도 포함되어 있다. 모든 대원들은 어느 시간에 무슨 일을 하든, 응급구조요청이 들어오면 하시라도 현장으로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다. 대원들의 평균 자원봉사 연륜만도 18년씩이나 된다.
오랜세월 대원들은 일편단심 목숨을 건 자원봉사활동에 헌신하고 있다.
"우리는 상점에 쇼핑나간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다. 죽음을 불사하는 진정한 헌신정신이 없이는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다"
39세의 마이크 리움 대원은 이렇게 표현한다.
과업의 위험성이 큰 만큼, 그에 따른 훈련은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초보자를 위한 수색구조훈련은 혹독하리만치 엄격하며 시간도 많이 소요된다. 신규대원들은 20주간 이상의 훈련을 받아야 하는데, 그 대부분은 야간이나 주말시간을 활용하여 예비경찰학교에서 이뤄진다.
초보자 훈련이 끝나면, 다음으로 응급구급대원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구급대원 자격증으로 끝나는 것도 아니다. 그 다음에는 최고 2년에 걸쳐, 등산, 수직하강법, 산사태 구조법, 격류 구조법 같은 수색구조 테크닉들을 연마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을 거친 후에야, 비로소 정식 자원봉사대원 자격이 주어진다.
그런데, 이것도 모자란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이 모든 코스를 통과한 후 구조팀에 합류한 신청자들의 2%는 또, 매 2년마다 산악구조기술 리뷰코스를 이수해야 한다.
최근 크레센타 밸리 셰리프 센터에는 이른 아침 16명의 대원들이 집결했다. 이들은 험난하기로 소문난 빅 터헝가 캐년으로 이동하여 정기암벽등반 테크닉을 점검했다.
개개인의 직업이나 출신배경은 천차만별이지만, 대원들은 한 가족과도 같은 일체감을 유지하고 있다. 목숨을 건 구조현장에서 다져진 일종의 전우애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 실제로 대원들 중에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도 있고, 비지니스를 함께 하는 경우도 있다. 그중 가장 젊은 대원은 25세이고, 가장 나이든 대원은 72세다.
모든 대원들은 직업이나 연령을 불문하고 구조활동에 관한한 한 가지 원칙을 공유한다. 구조대 팀에 대한 목숨을 건 헌신, 그리고 수색구조 활동에 대한 지칠줄 모르는 열정이 그것이다.
목숨을 건 구조활동의 댓가로 이들이 받는 연봉은 세금을 제하고 단돈 77센트다. 이는 구조활동 중 부상을 당했을 경우 연금을 받기 위한 형식적 연봉이다.
구조대원의 자격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구조대에 걸려오는 응급구조전화의 25% 이상에 참가해야 한다. 또, 대원들은 매달 적어도 한 번은 엔젤레스 국립산림지 순찰활동 순번을 채워야 한다.
고된 자원봉사 활동이지만 그에 대한 보람도 매우 크다. 특히, 목숨을 건 구조활동을 통해 죽어가는 생명을 구해냈을 때 느끼는 뿌듯함은 대원들이 느끼는 가장 큰 보상이다.
1997년 4월의 일이었다.
엔젤레스 크레스트 하이웨이 절벽 꼭대기 가장자리에서 4식구 가족이 차를 정차한 채 계곡의 전망을 즐기고 있었다. 잠시 후, 이 가족은 이동하기 위해 후진한다는 것이 순간적 착각에 의해 가속페달을 밟고 말았다.
차는 순식간에 절벽 밑으로 추락했고, 이 과정에서 네 식구 모두가 차량 밖으로 튕겨나갔다. 두 부모는 현장에서 즉사하고 말았다. 하지만, 다행히 부상당한 두 딸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몬트로스 구조대원들이 절벽을 타고 내려가 신음하고 있던 두 딸을 구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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