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주간 호흡기 탄저병 앓고 살아난 데이빗 호스
데이빗 호스(59)의 지난 7주간은 걷잡을 수 없는 오한, 관절과 근육 및 가슴의 마비, 죽음이 가까이 있다는 느낌뿐이었다. 그는 최근 플로리다주에서 코네티컷주까지에서 모두 11명이 감염된 호흡형 탄저병 환자 중 하나다. 그 11명중 5명은 사망했고 호스를 포함한 여섯 명은 살아남았다. 그는 이제 집에서 요양중이다.
조사관들은 우편물 분류 일을 하던 호스가 패트릭 리히 상원의원 앞으로 온 편지에서 탄저병균을 호흡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 편지는 상원으로 가기 전에 호스가 11년간 일하고 있는 버지니아주 스털링 소재, 국무부내 외교 우편물 처리소로 잘못 배달되었었는데, 분류기계가 윙윙거리는 같은 회사에서 함께 일하던 수십명의 동료중 왜 그 혼자만 발병했는지는 아직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내가 숨 한번 잘못 쉬어서 생긴 일이란 말밖에 다른 할말이 없어요"
호스가 이상을 느낀 것은 10월22일, 월요일이었다. 차를 몰고 퇴근하는 길에 그는 갑자기 땀으로 흠뻑 젖었다. "순식간의 일이었다"고 그는 회고한다. 다음날 출근한 그는 퇴근 무렵 열이 심하게 났다. 밤에는 고통으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수요일이 되자 그는 자신이 이상한 병에 걸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상적으로 병에 감염된 것이 아니지요. 누군가에 의해 억지로 감염된 이런 병은 총으로 사람들을 쏘는 것과 다를 게 없습니다" 호스를 맨 처음 진료했던 응급실 의사 서닐 샤머의 말이다. 그는 호스를 진찰한 뒤 탄저병 여부를 알기 위한 혈액검사를 실시하고, 항생제 ‘시프로’를 복용시켰다. 그리고는 항생제 처방과 기침약을 주어 귀가시켰다.
다음날 아침 7시, 병원의 미생물 전문가가 검사 결과를 판독하고는 의사들을 소집했다. 병원측이 호스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는 마침 호스도 911에 전화를 하려는 참이었다. 그는 탄저병에 걸린 것이다.
그 후 두 주일, 호스의 몸 안에서 병균이 전쟁을 벌이고 있는 동안, 윈체스터의 400병상 규모 병원에 입원한 그의 방은 전염병 전문가들로 가득했다. 전염병 전문의인 주치의 마크 갤브레이스는 거의 매일 애틀랜타에 있는 연방 질병예방통제센터(CDC)의 의사들과 상의하곤 했다.
"우리는 정보를 수집하고 있었습니다. 탄저병에 대해서 가능한 한 빨리, 가능한 한 많은 것을 알아내려고 애썼습니다" CDC에서 11명의 탄저병 환자들에 대한 임상조사를 이끌고 있는 전염병 학자 존 저니건의 설명이다.
호스는 제정신이 아니다시피 했고, 피부는 생기를 잃고 회색으로 변해서 가족들은 그가 거울을 보지 못하도록 했다. 그는 폐렴에도 걸렸는데, 의사들은 그의 등에 바늘을 꽂아서 폐 주변에서 한 파인트 반이나 되는 체액을 뽑아냈다. 맥박은 정상의 두 배인 분당 160회나 뛰었으며, 임파선은 탄저병으로 인해 부어 올랐다. 박테리아는 증식해 그의 온몸에 영향을 미치는 독소를 만들어냈다. 그의 심장고동이 불규칙해진 것도 그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고 갤브레이스는 말했다.
결혼 27년째인 아내 코니는 가족들도 속수무책임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데이빗이 살아나지 못할 것 같았다"고 그녀는 말했다. 그러나 그는 결국 병을 이겨냈다. 열이 내리고 걸을 수도 있게 되었다. 여러 지수들은 안정을 되찾았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문병 전화도 받을 수 있었다.
지옥 같았던 16일간의 투병 끝에 그가 병원 문 밖으로 나갔을 때, 고통은 사라졌지만 탈진한 상태였다. 땀을 흘리는 증상은 아직도 이따금 나타나곤 한다. 그는 쇠약해진 근육을 다시 튼튼하게 하는 물리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심장약도 양을 줄여가며 복용하고 있다. 이제 전국 최고의 전문가들이 생물테러의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호스의 경우를 연구하고 있는 중이다.
"호흡기 탄저병 환자는 겨우 11명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어떤 것이 전형적인 것인지를 알 수가 없습니다. 호스의 경우는 다른 환자들과 비슷하고 문헌상에 묘사된 것들과도 같습니다. 단지 그는 살아남았다는 것만 제외하면요"라고 저니건은 말했다.
캔사스주 맨해턴 출신으로 정서적으로 상처받은 소년들을 위한 카운슬러였던 호스는 되찾은 삶에 대해 야심 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는 회색 푸들 개 프렌치와 더 많은 시간을 같이 놀아주고, 은세공에도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생각이다. 발병으로 인해 미뤄둔 유화 그리기도 시작할 예정이다.
그는 자신을 아프게 한 사람들을 증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런 일을 해야만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안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이런 일을 그만두면 좋겠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이 병에 걸리는 것을 원치 않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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