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고등학교에는 담임이 없는 대신 각 학과목 교사 외에 카운슬러들이 있어 학생들을 관리·지도한다. 카운슬러 시스템은 문자 그대로 카운슬러가 학생 또는 학부모와의 상담을 통해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것에 궁극적 목표를 두고 운영된다. 학생 본인과 부모가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이 제도를 활용하지 않으면 자녀의 학교생활에 대해 반드시 알아야 할 부분이나 받을 수 있는 많은 도움을 놓치게 된다. 중·고교 카운슬러에는 어떤 종류가 있으며 하는 일이 무엇이고 학부모가 이 시스템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관계전문가들의 조언과 함께 살펴본다.
카운슬러의 구성은 학교마다 약간씩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 중학교와 고등학교에는 공통적으로 ‘프로그램’, ‘ESL’, ‘특수교육’ 카운슬러가 있다. 또 ‘학생지도(EO) 카운슬러’는 중학교에만 있고 ‘칼리지 카운슬러’는 고등학교에만 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각 교육구별로 학교마다 학부모에게 통역을 제공해줄 의무가 있으므로 카운슬러 면담을 위한 통역관을 학교에 미리 요청하면 학교측에서 약속날짜에 교육구소속의 통역관을 준비시켜 준다.
▲프로그램 카운슬러
레귤러 카운슬러라 불리는 프로그램 카운슬러는 숫자적으로도 가장 많고 학생 누구나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으므로 학부모가 가장 친숙하게 지내며 도움을 구해야 할 카운슬러다.
주 업무는 학기별 등록과목 결정과 수강신청을 돕고 일반적인 학업과 학교생활을 지도하는 것. 특히 고등학교의 프로그램 카운슬러는 9학년의 학교적응 돕기, 고교졸업 필수과목선택 및 성적점검 등을 하며 매년 봄에는 중학교에 가서 고교진학 예정자들을 위한 설명회도 연다.
중학교 프로그램 카운슬러는 대체로 수강과목선택과 성적관리를 돕는다. 자녀의 성적에 대해 문의할 것이 있다면 각 과목담당교사와 직접 상의하는 것도 좋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자녀가 학급을 옮겨야 하는 상황이라면 프로그램 카운슬러를 만나 의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SL 카운슬러
많은 한인 학생들에게 중요한 ESL 카운슬러의 업무는 영어가 능숙치 않은 학생들의 언어교육 일체를 관할하는 것. 더욱이 이번 가을학기부터 의무적으로 시행되는 셀트(CELDT)시험과 자녀의 수준에 알맞은 ESL클라스 배치 등을 고려할 때 그 역할과 활용이 더욱 중요하다. 자녀의 영어교육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지체 없이 ESL 카운슬러와 상의하도록 한다. 고교 ESL 카운슬러의 또 하나 중요한 역할은 ESL학생들의 에세이작성 지도다.
▲특수교육 카운슬러
특수교육(special education) 카운슬러는 특수교육 대상학생의 학교생활과 학업성취도를 점검하고 학생에게 필요한 학교심리학자(school psychologist)와 같은 전문가를 연결해 주는 업무를 맡는다. 특수교육 대상은 반드시 신체장애자나 심각한 정신장애자뿐 아니라 주의력결핍증(ADD/ADHD) 등의 학습장애, 말을 더듬거나 특정 문자를 발음하지 못하는 언어장애, 정서불안, 자폐증, 지능박약 등 특수교육을 받음으로써 더욱 효과적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모든 학생이 포함된다. 자녀가 특수교육대상자라면 특수교육 카운슬러와의 잦은 정기적 상담을 통해 자녀 상태의 현주소를 파악하고 다음 단계를 계획할 것을 전문가들은 강력히 권고한다.
▲학생지도(Educational Opportunity) 카운슬러
중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성적관리보다 규율과 질서교육에 중점을 두게 되므로 갱, 마약 등 범죄관련지도와 중퇴(dropout), 가출, 음주, 흡연 등 탈선청소년의 선도를 담당하는 ‘학생지도(Educational Opportunity) 카운슬러’를 따로 마련하고 있다. EO 카운슬러는 중학교마다 대부분 한 명씩 배치돼 있으며 탈선의 의심이 가는 학생들의 명단을 작성해 관찰하고 학생본인은 물론 학부모와의 상담을 통해 선도하는 업무를 맡는다.
▲칼리지 카운슬러
고등학교에만 있는 카운슬러다. 학교에 따라 1∼2명씩 있어 대입에 관한 제반 업무, 즉 대입원서작성, 재정보조 정보제공, 추천서 작성 등 대입에 관한 모든 것을 담당한다. 대학진학을 목표하고 있다면 9학년 때부터 관심분야, 특정 전공과 대학에 대해 미리 알리고 특히 사립대학 진학예정자는 영향력있는 추천서 작성을 위해 자신의 특기나 장점을 알려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인 밀집 중·고교 실례
한인이 전교생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잔 버로우즈 중학교의 경우 대부분 다른 학교에서는 학년별 성씨를 알파벳순서로 나열해 담당학생을 분담하는 것과는 달리 3명의 일반 카운슬러가 각각 600∼700명에 이르는 한 학년씩을 맡고 있다. 조금 많은 편이지만 학년별로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프로그램 카운슬러 외에 특수교육과 EO카운슬러가 각각 1명씩 있다. 디나 심 교감은 "감수성이 예민하고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시기이므로 자녀의 학교생활을 잘 파악하고 있는 카운슬러들과의 활발한 면담은 매우 중요하다"며 "12월7일에 있을 학부모-교사 면담에 학부모 100%가 참석해 자녀교육에 대한 많은 도움을 얻을 것"을 당부했다.
또 전교생 4,000명중 대다수가 EL(LEP의 새명칭)학생인 LA고교는 프로그램 카운슬러가 10명, 이중 5명이 ESL 카운슬러를 겸하고 있으며 특수교육과 칼리지 카운슬러가 각각 1명씩 있다. 각 프로그램 및 ESL카운슬러가 담당하고 있는 학생수는 약 400∼500명. 지경희 카운슬러는 학부모들에게 "문제가 발생한 후 비로소 카운슬러를 찾아와 상황을 되돌리기 위해 애쓸 것이 아니라 평소 학교에서 발송하는 우편물을 잘 점검해 공식 면담에의 참석은 물론 자발적 상담요청을 통해 자녀교육에 필요한 것을 당당히 요구할 것"을 당부했다.
sangk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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